?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6.3.18. 사순 제5주간 금요일                                                                       예레20,10-13 요한10,31-42


                                                                 시련중의 인간,  품위의 인간


‘인간답게’보다 ‘하느님의 자녀답게’가 더 구체적입니다. 참 불가사의한 인생살이입니다. 하느님만이 아시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삶입니다. 사람들이 대부분 과거를 미화하지만 그 당시로 돌아가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문제있는 삶임을 깨달을 것입니다. 


제 지난 삶을 들여다봐도 늘 목말랐고 힘들었다 생각됩니다. 결론하여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지금 여기서 새롭게, 행복하게 살자는 것입니다. 지금 여기서 못살면 앞으로도 못삽니다. 시련중의 삶입니다. 수도생활의 수련기처럼 우리의 전 삶이 수련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련試鍊과 수련修鍊의 삶중에도 인간 품위를 잃지 않고, 평정심平靜心을 지니고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문득 생각나는 것이 고백성사 보속의 처방전 말씀으로 가장 많이 써드리는 바오로 사도의 다음 구절입니다.


“항상 기뻐하십시오. 늘 기도하십시오. 어떤 처지에서든지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를 통해서 여러분에게 보여주신 하느님의 뜻입니다.”(1테살5,16-18).


편안한 환경에서가 아닌 바오로가 옥중에서 써보낸 서간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생사의 갈림길의 시련중에도 내적자유內的自由를 누린 바오로 사도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독서의 예레미야나 복음의 예수님의 시련이 참으로 위태하게 느껴집니다. 두분 다 사면초가의 상황안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입니다.


“저기 마고르 미싸빕이 지나간다.”

예레미야를 보고 외치는 군중입니다. 완전히 왕따된 예레미야의 곤궁한 처지입니다. 예레미야가 자주 ‘마고르 미싸빕’, 곧 ‘사방에서 공포가!’를 외쳤기에 사람들이 아예 그에게 이 표현을 별명으로 붙여주었을 것이라 합니다. 늘 두려움과 불안에 에워싸여 살았던 예언자임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힘센 용사처럼 제 곁에 계시니, 저를 박해하는 자들이 비틀거리고 우세하지 못하리이다.”


굳센 믿음으로 어려움을 돌파해갔던 ‘품위의 사람’ 예레미야요, 그의 품위가 더없이 빛나는 것은 마지막 구절의 그의 하느님 찬양입니다.


“주님께 노래 불러라! 주님을 찬양하여라! 그분께서 가난한 이들의 목숨을 악인들의 손에서 건지셨다.”


바빌론 유배중, 불타오르는 불가마 속에서 주님을 찬미했던 유대의 세청년들처럼 주님께 찬양을 바치는 예언자입니다. ‘그래서’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바치는 하느님 찬양이 우리를 지켜 줍니다. 두려움을 몰아내고 하느님의 자녀로서의 인간 품위를 회복해 주니 이 또한 주님의 은총입니다. 


생명보다 더 중요한 하느님 찬미입니다. 이 생명 다하도록 주님 영광을 찬양함이 우리 삶의 유일한 목표이자 의미입니다. 다음 화답송 시편 첫부분의 찬미도 예레미야의 고백처럼 느껴집니다. 역시 자주 써드리는 고백성사 보속의 처방전 말씀 중 하나입니다.


“저의 힘이신 주님, 당신을 사랑하나이다. 주님은 저의 반석, 저의 산성, 저의 구원자시옵니다.”(시편18,1-2ㄱ)


예언자들은 물론 예수님 역시 시편의 기도를 늘 생활화했으리라 생각됩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의 곤궁한 처지 역시 예레미야와 똑같습니다. 우리 역시 깨어 있지 않으면 오늘 복음의 유다인처럼 종교적 근본주의자가 될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합니다. 이런 곤경속에서 예수님을 지킨 것은 하느님의 아들로서의 신원의식이었습니다.


“내가 아버지의 일을 하고 있지 않다면 나를 믿지 않아도 좋다. 그러나 내가 그 일들을 하고 있다면, 나를 믿지 않더라도 그 일들은 믿어라. 그러면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내가 아버지 안에 있다는 것을 너희가 깨달아 알게 될 것이다.”


적대적인 유다인들에게 주시는 말씀이 마치 오늘의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 같습니다. 아버지와 일치되어 사신 예수님의 신원이 확연히 드러납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파스카의 예수님은 아버지와 하나 되어 아버지의 일을 하고 계시니 그중 가장 큰 일이 이 거룩한 미사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어떤 어려움 중에도 찬양과 감사의 삶에 항구할 수 있게 하십니다.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418 천사적 삶 -찬미讚美와 선행善行의 삶-2016.9.29. 목요일 성 미카엘, 성 가브리엘, 성 라파엘 대천사 축일 프란치스코 2016.09.29 105140
3417 사랑의 공동체-사랑밖엔 길이 없었네-2015.1.8. 주님 공현 후 목요일(뉴튼수도원 59일째) 프란치스코 2015.01.08 2960
3416 왕중의 왕이신 그리스도 -섬김의 왕, 진리의 왕, 평화의 왕-2015.11.22. 주일 그리스도왕 대축일(성서주간) 프란치스코 2015.11.22 2633
3415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사랑하라, 찬미하라, 기뻐하라-2016.4.10. 부활 제3주일 프란치스코 2016.04.10 2495
3414 주님과 일치의 여정중인 우리들 -그리스도 중심의 삶- 2022.9.5.연중 제23주간 월요일 ​​​​​​​ 프란치스코 2022.09.05 2114
3413 천상의 것을 추구하십시오.-부활의 기쁨-2016.3.27. 예수 부활 대축일 프란치스코 2016.03.27 2010
3412 참 행복한 삶 -기다리라, 기뻐하라, 사랑하라-2019.12.15. 대림 제3주일(자선주일, 장미주일) 1 프란치스코 2019.12.15 1393
3411 하늘 나라의 삶 -사랑의 관상, 사랑의 활동-2023.7.31.월요일 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 사제(1491-1566)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7.31 1238
3410 환대(歡待)의 성모 마리아-환대 예찬-2015.2.7. 토요일(성모영보수녀원 피정 3일째) 1 프란치스코 2015.02.07 886
3409 새 예루살렘 -늘 깨어 기도하여라-2020.11.28.연중 제34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0.11.28 864
3408 천국에서 천국으로 -한결같은 삶-2015.2.6. 금요일(말씀의 성모 영보 수녀원 피정 2일째) 1 프란치스코 2015.02.06 864
3407 내 삶의 여정旅程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2016.1.3. 주일 주님 공현 대축일 프란치스코 2016.01.03 844
3406 보물찾기 인생 여정 -참보물이자 참지혜이신 그리스도 예수님- 2023.7.30.연중 제17주일 프란치스코 2023.07.30 794
3405 그리스도 예수님 중심의 공동체 -환대와 섬김의 사랑-2023.7.29.토요일 주님의 손님 성녀 마르타와 성녀 마리아와 성 라자로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7.29 785
3404 연민과 겸손 -참여형과 은둔형-2015.1.15. 연중 제1주간 목요일(뉴튼수도원 66일째) 히브3,7-14 마르1,40-45 1 프란치스코 2015.01.15 764
3403 아나빔(anawim)의 영성-성서의 가난한 사람들-2015.12.15. 대림 제3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15.12.15 754
3402 떠남의 여정- 2015.2.5. 목요일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 3 프란치스코 2015.02.04 748
3401 어린이처럼-2015.10.1. 목요일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1873-1897) 축일 프란치스코 2015.10.01 739
3400 예수님의 공동체-오래된 미래-2015.1.22.연중 제2주간 목요일(뉴튼수도원 73일째) 프란치스코 2015.01.22 705
3399 착한 목자 -예수닮기, 예수살기-2015.4.26. 부활 제4주일(성소주일, 이민의 날) -인보성체수도회 피정지도 6일째)- 프란치스코 2015.04.26 67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71 Next
/ 171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