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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3.27. 예수 부활 대축일                                                       사도10,34ㄱ.37ㄴ-43 콜로3,1-4 요한20,1-9


                                                                              

                                                                   천상의 것을 추구하십시오.

                                                                           -부활의 기쁨-


“예수님, 부활하셨습니다. 알렐루야!”

죽음의 끝은 부활의 시작입니다. 부활의 기쁨 넘치는 ‘부활의 봄春’입니다. 방금 불렀던 화답송 후렴, ‘이날이 주께서 마련하신 날, 이 날을 기뻐하자 춤들을 추자.’에 이은 ‘부속가’가 우리의 마음을 주님 부활의 기쁨으로 가득 채웁니다. 예전 어느 분이 들었다는 가장 짧은 부활 대축일 강론이 인상깊게 남았습니다.


-“예수님, 부활하셨습니다.”

“예수님, 정말 부활하셨습니다.”

“예수님,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


정말인지 모르겠지만 이 세 말마디로 강론을 끝냈다는 것입니다. 아마 길이 남을 강론(?)이었을 것입니다. 예수님 부활보다 더 놀랍고 고맙고 기쁜 일은 없습니다. 하느님 하신 일 중 으뜸이 예수님 부활입니다. 예수님 부활이 우리의 영원한 희망과 기쁨이 되어 끊임없이 살 힘을 줍니다. 사실 부활하신 주님이 계시지 않다면 무슨 힘으로 이 광야인생 살아갈 수 있을런지요.


만남중의 만남이 부활하신 주님과의 만남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날 때 샘솟는 기쁨입니다. 우리는 어제 부활성야미사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났고 또 오늘 예수 부활 대축일 미사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납니다. 어제 말씀전례 7독서후 마음에 깊이 와닿은 다음 시편 후렴입니다.


“암사슴이 시냇물을 그리워하듯 내영혼이 하느님을 그리워하나이다. 내 영혼 하느님을, 생명의 하느님을 애타게 그리건만, 그 하느님 얼굴을 언제나 가서 뵈오리까.”


하느님께서는 마침내 예수님 부활로 당신을 애타게 찾던 우리 모두에게 당신 얼굴을 환히 보여주셨습니다. 바로 부활하신 주님의 얼굴을 뵈오며 이 부활대축일 미사에 참석하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아니 마음의 눈만 열리면 형제들의 얼굴에서 부활하신 주님의 얼굴을 봅니다. 


한 번으로 끝나는 엑스도스, 탈출이 아니듯, 날마다 새롭게 탈출이요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야 합니다. ‘날마다’ 부활하신 주님을 새롭게 만나라 주시는 은총의 선물이 동터오는 ‘새벽’입니다. 오늘은 부활의 기쁨을 누리기 위한 아주 평범한 비결祕訣을 나눕니다.


첫째, 주님을 사랑하십시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는 유일한 길은 사랑뿐입니다. 사랑의 열정, 사랑의 갈망입니다. 저절로 만나는 주님이 아니라 주님을 항구히, 열렬히 사랑할 때 주님을 만납니다. 탓할 것은 그 무엇도 아닌 우리의 미지근한 사랑입니다. 


분도 성인의 말씀대로 아무것도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보다 더 낫게 여기지 말아야 하며, 모든 영적 욕망을 기지고 영원한 생명이신 주님을 갈망해야 합니다. 누구나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것이 아니라 주님을 사랑한 제자들만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났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묘사되는 애제자가 그 좋은 본보기입니다. 빈무덤 소식에 불나게 달리던 수제자 베드로와 애제자 둘의 경주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두 사람이 함께 달렸는데, 다른 제자가 베드로보다 빨리 달려 무덤에 먼져 다다랐다. 그제야 먼저 다다른 다른 제자도 들어갔다. 그리고 보고 믿었다.“


‘그리고 보고 믿었다.’라는 짧은 문장이 강렬한 여운을 남깁니다. 전광석화電光石火, 애제자의 사랑의 눈이 열려 빈무덤을 보는 순간 예수님의 부활을 믿었다는 것입니다. 사랑의 눈이 열리는 순간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애제자입니다. 주님 부활 체험도 순전히 찾는 자에게 주어지는 은총의 선물임을 깨닫습니다. 


둘째, 천상의 것을 추구하십시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바오로 사도의 간곡한 권고입니다. 오늘 2독서 말씀이 짧지만 아주 아름답고 깊은 영적진리를 함축하고 있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바오로 사도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말씀하십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났으니,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십시오. 거기에는 그리스도께서 하느님의 오른쪽에 계십니다. 위에 있는 것을 생각하고 땅에 있는 것은 생각하지 마십시오.”


예수님과 함께 부활한, 다시 살아난 우리들의 삶이 예전과는 같아선 안됩니다. 지상의 것을 버리라는 것이 아니라 천상의 것과 지상의 것과의 우선순위를 분명히 하라는 것입니다. 땅위의 삶에 많이 초연한 이탈의 자유로운 삶을 살라는 말씀입니다. 땅위의 것들을 쫓다간 끝이 없습니다. 아무것도 못합니다. 마침내 자기를,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어제 메모해 둔 글이 생각납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거룩한 영Holy Spirit이, 우리 존재 속속들이 스며들어, 내적으로 고요해지고 깊어져, 몸과 맘, 감정, 내외적 환경의 영향을 최소화하여 자유롭게 살도록 하자.’는 깨달음의 고백입니다. 


전체의 관심을 10으로 할 때 ‘천상의 것’에는 5, ‘지상의 나’에게는 2, ‘지상의 이웃’에는 3을 배분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이어지는 다음 말씀의 영적깊이도 놀랍습니다.


“여러분은 이미 죽었고, 여러분의 생명은 그리스도와 함께 하느님 안에 숨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죽어서 사는 우리의 영원한 삶, 부활의 삶입니다. 세례 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의 복된 운명입니다. 우리의 생명의 소재가 신비롭게 계시됩니다. 바로 우리의 생명은 그리스도와 함께 하느님 안에 숨겨져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를, 하느님을 알아야 비로소 참 나를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상에서의 삶이지만 완전히 그리스도와 함께 하느님 안에서의 삶임을 깨닫습니다.


“여러분의 생명이신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 여러분도 그분과 함께 영광 속에 나타날 것입니다.”


‘우리의 생명이신 그리스도’라는 놀라운 고백입니다.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만날 때 참 나의 발견이요 우리 하나하나가 그리스도임을 깨닫습니다. 이 모두가 천상의 것을 추구할 때 오는 놀라운 깨달음의 선물입니다.


셋째, 주님을 선포하고 증언하십시오.

이웃을 향한 복음 선포의 삶에 충실하라는 것입니다. 천상의 것만 추구할 것이 아니라 그 열매를 이웃과 나누라는 것입니다. 바로 오늘 사도행전의 베드로가 그 모범입니다. 예수님을 세 번 부인했던 베드로와 예수님을 팔아넘긴 유다의 명암明暗의 대조가 깊은 묵상감입니다. 회개한 제자와 회개하지 않은 제자의 차이가 하늘과 땅의 차이입니다. 세 번이나 주님을 부인했던 비겁한 베드로가 부활하신 주님을 체험하니 놀라운 ‘주님의 전사戰士’로, ‘믿음의 용사勇士’로 변했습니다.


“우리는 그분께서 우다 지방과 예루살렘에서 하신 모든 일의 증인입니다. 그들이 예수님을 나무에 매달아 죽였지만,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사흘 만에 일으키시어 사람들에게 나타나게 하셨습니다. 모든 백성에게 나타나신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미리 증인으로 택하신 우리에게 나타나셨습니다.”


기쁨에 넘쳐 부활하신 주님을 선포하고 증언하는 베드로입니다. 베드로뿐 아니라 우리 역시 삶을 통해서 부활하신 주님을 선포하고 증언해야 합니다. 삶을 통해 주님을 증언하는 데는 넷이 있습니다. 첫째는 ‘지지해 주는 것(support)’이고, 둘째는 ‘섬기는 것(serve)’이고, 셋째는 ‘나누는 것(share)’이고, 넷째는 ‘돌보는 것(care)’입니다. 바로 이런 삶이 부활하신 주님을 선포하고 증언하는 사랑의 삶입니다.


주님은 부활 대축일에 우리 모두에게 부활하신 당신을 기쁘시게 할 수 있는 세 삶의 방법을 알려 주셨습니다.


1.주님을 사랑하십시오. 주님을 열렬히, 항구히 사랑할 때 부활하신 주님을 만납니다.

2.천상의 것을 추구하십시오. 위에 있는 것을 생각하고 땅에 있는 것은 생각하지 마십시오. 

3.주님을 선포하고 증언하십시오. 이웃을 지지하는 삶, 섬기는 삶, 나누는 삶, 돌보는 사랑의 삶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이렇게 살 수 있는 힘을 주십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축복이 여러분 모두에게 풍성히 내리시길 바랍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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