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3. 연중 제27주간 월요일                                                                         갈라1,6-12 루카10,25-37


                                                    발견의 은총, 발견의 기쁨, 발견의 놀라움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


풍요로운 수확이 끝난 텅 빈 배밭의 ‘텅 빈 충만’이 참 넉넉하고 편안합니다. 만약 흉작으로 수확이 부실했다면 텅 빈 배밭은 '텅 빈 허무'처럼 마냥 쓸쓸하고 허전했을 것입니다. 인생의 이치도 이와 똑같습니다. 이런 깨달음 역시 새로운 발견의 은총이요 발견의 기쁨입니다.


오늘은 ‘발견의 은총. 발견의 기쁨, 발견의 놀라움’에 대한 묵상 나눔입니다. 삶은 발견이요 발견의 여정입니다. 하느님도 나도 이웃도 끊임없이 새롭게 발견해 가는 삶의 여정입니다. 이런 발견의 여정이 우리의 내적시야를 부단히 넓혀주어 자유롭게 합니다.


이런 끊임없는 발견의 여정이 우리를 늘 새롭게, 놀랍게 합니다. 깨달음에 눈이 열림이 발견입니다. 말 그대로 발견의 은총입니다. 발견의 기쁨, 발견의 놀라움이 저절로 뒤 따릅니다. 발견의 기쁨이 늘 새 하늘, 새 땅을 살게 하며, 늘 새로운 시작을 하게 합니다. 


행복도, 감사도 발견입니다. 행복을, 감사를 옆에 놔두고 눈이 가려 못보기에 불행이요 불평입니다. 눈만 열리면 온통 하느님의 선물로 가득한 세상임을 깨닫습니다. 온통 행복거리로, 감사거리로 널린 세상임을 볼 것입니다. 온통 기쁜 소식의 복음으로 가득찬 세상임을 볼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하느님과 사랑에 빠진 신비가神祕家의 눈입니다. 며칠 전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린 ‘기쁜 소식’이란 알림글도 생각납니다. 


“-기쁜 소식-

수도원의 맛좋은 신고배가 본격적으로 수확, 판매되고 있습니다. 주문하실 분은 다음 안내실에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연락처; 031-527-8115 또는 010-7200-8115”


이런 재치와 유우머 역시 하나의 발견입니다. ‘기쁜 소식’이란 말의 궁금증에 아마 많은 이들은 즉시 열어보았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도 이런 발견의 관점에서 보면 이해가 새롭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발견이요 깨달음입니다. 보는 눈을 바꾸게 되고 기존의 행동양식을 바꾸게 됩니다. 예수님은 과연 비유의 달인입니다. 착한 사마리안의 비유를 통해 우리 눈을 열어주고 사고의 전환을 이루어 줍니다.


사마리아인 하면 유대인들이 선입견과 편견을 지닌 이방인이요 이교인입니다. 한 참 아래로 내려다 보는 사람 취급도 않는 사마리아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은 이런 사마리아인들에 대한 기존관념을 일신 시킵니다. 착한 사마리아인을 통한 발견의 은총, 발견의 기쁨, 발견의 놀라움을 체험합니다.


정작 사랑을 실천해야 할 사람은 사제와 레위인이어야 했는데 사마리안이었습니다. 종족, 인종, 종교, 국가, 사회계급의 장벽을 넘어 곤궁중에 있는 이들이 도와야 할 이웃임을 오늘 복음의 사마리아인이 깨닫게 합니다. 


‘누가 나의 이웃인가’에 대한 나 중심의 추상적 물음 대신, ‘곤궁중에 있는 이들이 이웃이 되어 주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이 참 신선한 발견의 깨달음입니다. 사마리아인을 통해 우리의 보는 눈도 생각도 행동도 바뀝니다. 참으로 은혜로운 비유입니다. 마지막 예수님과 율법교사의 주고 받는 결론같은 문답은 그대로 우리의 경우에 해당됩니다.


-예수님; “너는 이 세 사람 가운데에서 누가 강도를 만난 사람에게 이웃이 되어 주었다고 생각하느냐?”

 율법학자; “그에게 자비를 베푼 사람입니다.”

 예수님; “너도 가서 그렇게 하여라.”-


이제 추상적 질문은 그만하고, 발견의 기쁨에 머물지 말고, 삶의 현장에서 사마리안처럼 자비를 실천하며 발견의 기쁨을 살라는 것입니다. 우리의 보는 눈을, 사고방식을, 행동방식을 바꿔주는 참 신선하고 충격적인 사마리아인의 비유입니다. 


오늘 1독서의 바오로도 발견의 은총을, 발견의 기쁨을, 발견의 놀라움을 고백합니다. 다른 복음은 있을 수 없고 오직 하나의 복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만이 있음을 고백합니다.


“내가 아직도 사람들의 비위를 맞추려고 하는 것이라면, 나는 더 이상 그리스도의 종이 아닐 것입니다. 그 복음은 내가 어떤 사람에게서 받은 것도 아니고 배운 것도 아닙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를 통하여 받은 것입니다.”


자기가 전하는 복음은 그대로 주님께로 받은 계시의 은총, 발견의 은총임을 고백하는 바오로입니다. 복음을 체험함으로 보는 눈도, 사고 방식도, 행동방식도 완전히 변화된 바오로입니다. 끊임없는 발견의 은총, 발견의 기쁨이 우리를 부단히 새롭게, 놀랍게, 자유롭게 변화시킴을 깨닫습니다. 


얼마전 읽은 욥기에 대한 결론 같은 어느 평자의 예리한, 통찰력 넘치는 결론같은 글을 나눕니다. 길다 싶지만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하기에 그대로 인용합니다.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강력히 입증하는 증거앞에서 오히려 신이 발명되고야 마는 역설. 가장 끔찍한 고통을 겪은 인간이 오히려 신 앞에 무릎을 꿇기를 선택하는 아이러니. 그럴 수밖에 없었던 마음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나는 근래 수백 명의 아이를 잃은 부모들이 갑자기 독실한 신앙인이 된다 해도 놀라지 않을 것 같다. 무신론자에게 신을 받아들이는 일이란 곧 사유와 의지의 패배를 뜻할 뿐이지만, 고통의 무의미를 견딜 수 없어 신을 발명한 이들을 누가 감히 ‘패배한’ 사람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인가."


여기서 즉시 마음에 걸리는 말마디가 신의 발명입니다. 믿지 않는 이들에게 발명이겠지만 깨달음의 믿는 이들에겐 발견입니다. ‘발명發明이냐 발견發見이냐’참 좋은 화두입니다. 그러나 깊이 보면 발명같이 보여도 숨겨져 있던 것의 새로운 발견일뿐 발명은 아닙니다. 그러니 신의 발명發明이 아니라 신의 발견發見으로 정정합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마음의 눈을 열어 주시어 오늘도 발견의 기쁨, 발견의 놀라움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421 천사적 삶 -찬미讚美와 선행善行의 삶-2016.9.29. 목요일 성 미카엘, 성 가브리엘, 성 라파엘 대천사 축일 프란치스코 2016.09.29 105555
3420 사랑의 공동체-사랑밖엔 길이 없었네-2015.1.8. 주님 공현 후 목요일(뉴튼수도원 59일째) 프란치스코 2015.01.08 2960
3419 왕중의 왕이신 그리스도 -섬김의 왕, 진리의 왕, 평화의 왕-2015.11.22. 주일 그리스도왕 대축일(성서주간) 프란치스코 2015.11.22 2633
3418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사랑하라, 찬미하라, 기뻐하라-2016.4.10. 부활 제3주일 프란치스코 2016.04.10 2495
3417 주님과 일치의 여정중인 우리들 -그리스도 중심의 삶- 2022.9.5.연중 제23주간 월요일 ​​​​​​​ 프란치스코 2022.09.05 2114
3416 천상의 것을 추구하십시오.-부활의 기쁨-2016.3.27. 예수 부활 대축일 프란치스코 2016.03.27 2010
3415 참 행복한 삶 -기다리라, 기뻐하라, 사랑하라-2019.12.15. 대림 제3주일(자선주일, 장미주일) 1 프란치스코 2019.12.15 1393
3414 하늘 나라의 삶 -사랑의 관상, 사랑의 활동-2023.7.31.월요일 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 사제(1491-1566)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7.31 1238
3413 환대(歡待)의 성모 마리아-환대 예찬-2015.2.7. 토요일(성모영보수녀원 피정 3일째) 1 프란치스코 2015.02.07 886
3412 새 예루살렘 -늘 깨어 기도하여라-2020.11.28.연중 제34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0.11.28 864
3411 천국에서 천국으로 -한결같은 삶-2015.2.6. 금요일(말씀의 성모 영보 수녀원 피정 2일째) 1 프란치스코 2015.02.06 864
3410 내 삶의 여정旅程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2016.1.3. 주일 주님 공현 대축일 프란치스코 2016.01.03 844
3409 보물찾기 인생 여정 -참보물이자 참지혜이신 그리스도 예수님- 2023.7.30.연중 제17주일 프란치스코 2023.07.30 794
3408 그리스도 예수님 중심의 공동체 -환대와 섬김의 사랑-2023.7.29.토요일 주님의 손님 성녀 마르타와 성녀 마리아와 성 라자로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7.29 786
3407 연민과 겸손 -참여형과 은둔형-2015.1.15. 연중 제1주간 목요일(뉴튼수도원 66일째) 히브3,7-14 마르1,40-45 1 프란치스코 2015.01.15 764
3406 아나빔(anawim)의 영성-성서의 가난한 사람들-2015.12.15. 대림 제3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15.12.15 754
3405 떠남의 여정- 2015.2.5. 목요일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 3 프란치스코 2015.02.04 748
3404 어린이처럼-2015.10.1. 목요일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1873-1897) 축일 프란치스코 2015.10.01 739
3403 예수님의 공동체-오래된 미래-2015.1.22.연중 제2주간 목요일(뉴튼수도원 73일째) 프란치스코 2015.01.22 705
3402 착한 목자 -예수닮기, 예수살기-2015.4.26. 부활 제4주일(성소주일, 이민의 날) -인보성체수도회 피정지도 6일째)- 프란치스코 2015.04.26 67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72 Next
/ 172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