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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9. 연중 제30주간 토요일                                                                    필리1,18ㄴ-26 루카14,1.7-11


                                                                        무아無我의 삶

                                                                     -자유인自由人의 삶-


오늘 강론 주제는 무아無我의 삶입니다. 여기 '무아無我의 집' 수녀원에서 무아의 삶에 대한 강론입니다. 무아無我의 삶은 진아眞我의 삶이요, 자유인自由人의 삶이요, 온유溫柔와 겸손謙遜의 삶이요, 신비가神祕家의 삶입니다. 오늘 에페소서의 바오로는 물론 순교복자수도회 창립자이신 무아 방유룡 안드레아 신부님이 무아의 삶을, 신비가의 삶을 사셨습니다. 참으로 무아를, 그리스도의 신비를 체험한 사람만이 자유인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여기 무아의 집 사제관의 출입구 문을 열었을 때의 확 트인 전망이 저에게는 하느님 신비 체험의 빛나는 상징입니다. 출입구 문을 열었을 때 이처럼 아름다운 세상이라면 죽음의 문을, 천국의 문을 열었을 때 하느님의 나라는 얼마나 아름다울까 상상을 하곤 합니다. 죽음의 문을 열었을 때, 천국의 문을 열었을 때 환히 빛나는 희망의 그리스도를, 기쁨의 그리스도를, 평화의 그리스도를 뵈온 신비체험을 한 사람이라면 결코 현실에 좌절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스도가 그의 희망이자 미래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가 그의 사랑이자 기쁨이자 평화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가 그의 생명이자 빛이기 때문입니다.


진정 자유인은 그리스도의 신비를, 그리스도의 사랑을 체험한 신비가입니다. 소수의 영적 엘리트들에게 해당되는 신비가가 아니라 하느님의 자녀들인 우리 모두가 신비가로 불림 받고 있습니다. 바오로의 일편단심一片丹心, 그리스도를 향한 사랑이 심금을 울립니다.


“나의 간절한 기대와 희망은, 언제나 그러하였듯이 지금도, 살든지 죽든지 나의 이몸으로 아주 담대히 그리스도를 찬양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는 바오로의 모두였습니다. 바로 그리스도는 바오로의 삶의 목표, 삶의 중심, 삶의 방향, 삶의 의미였습니다. 그리스도를 통한 하느님의 신비를 깊이 체험한 바오로임이 분명합니다. 그의 지칠줄 모르는 열정도 모두 여기에서 기인됨을 봅니다. 이어지는 진정성 가득한 바오로의 고백을 들어보십시오.


“사실 나에게는 삶이 곧 그리스도이며 죽는 것이 이득입니다. 나의 바람은 이 세상을 떠나 그리스도와 함께 있는 것입니다. 그편이 훨씬 낫습니다. 그러나 내가 이 육신 속에 머물러 있는 것이 여러분에게 필요합니다. 이러한 확신이 있기에, 여러분의 믿음이 깊어지고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내가 남아 여러분 모두의 곁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압니다.”


삶에 대한 미련이 전혀 없는, 그리스도 때문에, 사랑하는 형제들 때문에 살아가는 바오로입니다. 진정 무아의 사람, 그리스도의 사람 바오로임을 깨닫습니다. 이 말씀에서 착안한 제 사제수품 25주년 은경축 상본의 성구는 공동번역에서 인용한 ‘나에게는 그리스도가 생의 전부입니다.’였습니다. 


삶은 무아의 여정, 겸손의 여정, 비움의 여정입니다. ‘참 나’이신 그리스도께 이르는 여정입니다. 살아갈수록 그리스도를 닮아감으로 하느님을 닮아가는 여정입니다. 여기서 ‘참 나’의 ‘완성完成’이냐 ‘발견發見’이냐 두 관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본래의 참 나를 깨달아 발견해 감으로 그리스도께 이르는 여정이냐, 혹은 참 나의 그리스도를 닮아감으로 그리스도께 이르는 완성의 여정이냐 둘입니다. 그러나 깊이 들여다 보면 둘이 아니라 하나입니다. 그리스도를 발견해 감으로 닮아가기 때문입니다. 조각彫刻의 이치와 똑같습니다. 우리 믿는 이들의 삶은 '참 나'인 그리스도를 조각해 가는 여정입니다. 완성임과 동시에 참나를 발견해 가는 과정이 ‘삶의 조각彫刻’입니다.


그리스도를 향한 무아의 여정에 충실하고 항구한 이들만이 그리스도가 아닌 세상 모든 것들은 상대적이기에 세상 것들로 부터 초연할 수 있고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세상 부귀영화에, 세상 신분이나 지위에 참으로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 한분만으로 족하기 때문입니다. 정말 그리스도와 하나됨만이 그의 행복이요 부요함이기 때문입니다. 저절로 오늘 복음의 문제도 해결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초대받은 이들이 윗자리를 고르는 모습을 바라보시며 그들에게 비유를 말씀하십니다. 윗자리를 고르는 모습, 그대로 본능적 인간의 세속적 속물적 모습들입니다. 주님의 영원하심을, 신비를 체험하지 못했을 때 인간 모두의 가능성입니다.


“누가 너를 혼인 잔치에 초대하거든 윗자리에 앉지 마라. 초대를 받거든 끝자리에 앉아라.”


진정 겸손한 영성가이자 신비가라면 자리에 연연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느님 앞에 더도 덜도 아닌 나이기에, 하느님 보시는 건 자리가 아니 사람됨됨이 이기에, 결코 외적 자리에 집착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아무도 보지 않는, 거들떠 보지 않는 끝자리에 앉아 내적자유를 만끽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결론입니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교만으로 자신을 높이는 아는 낮아지고, 겸손으로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라는 역설적 영적진리를 보여줍니다. 바로 무아의 삶은 자신을 낮춤으로 높아지는 겸손의 여정, 비움의 여정임을 깨닫습니다. 일상의 모두를 겸손의 수련, 비움의 수련으로 삼을 때 그 무엇도 우리를 유혹할 수도, 좌절시킬 수도 없을 것입니다. 


참으로 끊임없이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맛보고 깨달을 때 무아의 삶은 더욱 깊어질 것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무아의 여정, 겸손의 여정에 항구할 수 있는 힘을 주십니다. 


“하느님, 제 영혼이 당신을 그리나이다. 제 영혼이 하느님을 생명의 하느님을 목말라하나이다.”(시편42,2-3참조).


우리의 주님 향한 그리움을, 목마름을 일거에 해갈시켜 주시는 이 거룩한 성체성사 은총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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