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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9. 수요일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에제47,1-2.8-9.12 요한2,13-22


                                                                         성전 정화淨化

                                                                     -천상낙원의 실현-


오늘 복음의 소주제대로 강론 제목은 ‘성전정화’로 했습니다. 예나 이제나 ‘성전정화’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깨닫습니다. 예수님의 성전정화 한 번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세상 끝나는 날까지 계속 되어야 하는 성전정화이기 때문입니다.


천상비전이, 꿈이, 희망이 없는 곳이 지옥입니다. 천상비전은 관상觀想만이 아니라 실현實現하라 있는 것입니다. 끊임없이 천상비전을 현실화하여 오늘 지금 여기서 살아내야 하는 것이고 바로 이 거룩한 성전에서 매일의 성체성사를 통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매일의 미사가 성전정화시간이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의 주님의 성전정화 사건이 참 인상적입니다.


하느님이 우리 삶의 중심임을 보여주는 가시적 표지가 건물의 성전입니다. 예수님은 세상을 성화聖化시켜야 할 성전이 속화俗化되어 오염되어가는 현실에 분노하여 즉각 성전정화라는 상징적 행위를 실천하십니다. 모두를 쫓아낸 후 비둘기를 파는 ‘가난한 자들’에게만은 조용히 타이르십니다.


“이것들을 여기에서 치워라.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마라.”


제자들은 스승 예수님의 모습을 통해 ‘당신 집에 대한 열정이 저를 집어 삼킬 것입니다.’라는 성경 말씀(시편69,10)을 상기했다 합니다. 열화와 같은 주님의 분노를 통해 예수님의 하느님 향한 열렬한 사랑을 직감했음이 분명합니다. 하느님께 대한 사랑은 저절로 하느님의 집인 성전 사랑으로, 성전에서 거행되는 이 거룩한 미사로 표현될 수 뿐이 없습니다.


예전 수도형제들과 에버랜드로 봄소풍을 갔던 일이 생각납니다. 영원한 땅, 낙원을 상징하는 에버랜드 말 그대로 참 눈부시게 화려했던 기억이 지금도 새롭습니다. 그러나 얼마 동안이었습니다. 뭔가 허전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수도원에 귀원한 후에야 비로소 하느님의 집인 수도원이 진정 에버랜드임을 깨달았습니다. 천상낙원의 꿈에서 태동胎動한 수도공동체임을 깨닫습니다. 


창세기의 천상낙원 에덴동산 에버랜드의 꿈은 에제키엘로 이어집니다. 바빌론 유배지에서 천상낙원의 환시를 보는 에제키엘입니다. 오늘 제1독서 에제키엘서의 ‘성전에서 흐르는 생명수’의 천상낙원의 비전은 얼마나 위로와 힘이 되는 지요. 


‘이 물이 바다로 흘러들어 가면 그 바닷물이 되 살아난다. 이 강이 흘러가는 곳마다 온갖 생물이 우글거리며 살아난다. 이렇게 강이 닿는 곳마다 모든 것이 살아난다.’


‘이 강가 이쪽저쪽에는 온갖 과일나무가 자라는데, 잎도 시들지 않으며 과일도 끊이지 않고 다달이 새 과일을 내놓는다. 이 물이 성전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 과일은 양식이 되고 잎은 약이 된다.’


얼마나 신나는 천상낙원의 비전인지요. 잃었던 에덴동산의 천상낙원의 비전을 선물 받은 에제키엘입니다. 에제키엘의 천상낙원의 꿈은 예수님께로 이어지고 우리는 매일 미사를 통한 성전정화후 예수님으로부터 이런 천상낙원의 비전을 선사 받습니다. 이미 예수님은 이런 천상낙원의 비전이 자신을 통해 실현됨을 내다 보셨음이 분명합니다.


“이 성전을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


바로 죽으시고 부활하신 당신의 몸이 영원한 성전이라는 언급이십니다. ‘그리스도의 몸’인 성전이 바로 은총의 샘이며 에제키엘이 예언한 천상낙원의 실현입니다. 바로 이 거룩한 성체성사를 통해 실현되는 천상낙원의 비전입니다. 성전에서 나오는 물이 세상을 살렸듯이 성체성사를 통해 세상으로 퍼져 나가는 ‘은총의 강물’들이 세상을 살리고 성화시킨다는 것입니다.


가톨릭 교리서 1179항에서도 형제들이 함께하는 ‘그리스도의 몸’인 공동체가 진정한 성전임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영과 진리 안에서 드리는 신약의 예배는 어느 특정한 장소에만 매이지 않는다. 온 땅은 거룩하며, 사람의 자녀들에게 맡겨졌다. 신자들이 한 장소에 모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영적 집’으로 세워지도록 모인 ‘살아있는 돌’이 되는 것이다.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몸은 생수가 솟아 나오는 영적인 성전이다. 성령으로 그리스도와 한몸이 된 우리는 ‘살아 계신 하느님의 성전’이다.”


교리서의 진술이 참 명쾌하고 은혜롭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세 차원의 성전을 보게 됩니다. 가시적 건물로서의 성전, 불가시적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성전,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 하나하나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성전이라는 놀랍고도 은혜로운 말씀입니다. 


그러니 매일의 이 세차원의 성전이 하나되는 미사보다 더 좋은 성사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궁극적 천상낙원의 실현을 향해 가는 우리 교회의 순례여정입니다. 묵시록에서 보여주는 언젠가 그날의 천상낙원 비전입니다. 


“그 천사는 또 수정처럼 빛나는 생명수의 강을 나에게 보여 주었습니다. 그 강은 하느님과 어린양의 어좌에서 나와 도성의 가운데를 흐르고 있었습니다. 강 이쪽저쪽에는 열두 번 열매를 맺는 생명나무가 있어서 다달이 열매을 내놓습니다. 그리고 그 나뭇잎은 민족들을 치료하는 데에 쓰입니다.”(요한묵시22,1-2)


에제키엘의 천상낙원의 꿈과 일치합니다. 우리는 은혜롭게도 매일 이 거룩한 미사 은총을 통해 이런 천상낙원의 꿈을 앞당겨 실현하며 하루하루 천상낙원의 삶을 살아갑니다. 우리는 모두 성령의 성전, 은총의 성전입니다. 관상觀想만하라 있는 천상낙원이 아니라,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실현實現하고 이웃과 나누라 있는 천상낙원의 꿈입니다. 주님은 당신 생명나무의 열매인 말씀과 성체의 은총으로 이를 이루어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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