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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30. 금요일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집회3,2-6.12-14 마태2,13-15.19-23



주님의 집

-사랑의 성가정聖家庭-



참 반가운 말마디가, 언제 들어도 마음 끌리는 말마디가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입니다. 오늘날도 이런 성가정을 닮은 가정의 부모들을 보면 저절로 존경심이 들고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낍니다. 오늘 성가정 축일 미사시 화답송 후렴은 해마다 수십년을 반복해 불러도 흥겹기 한이 없습니다. 간혹 산책하면서 혼자 흥얼거리며 화살기도처럼 바치곤 합니다.


“주님의 집에 사는 자 얼마나 행복되리.”


수도원뿐 아니라 주님을 믿는 이들의 모든 집이 ‘주님의 집’이라 할 수 있습니다. 두 세사람이 모인 곳에는 주님이 중심이 자리잡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문득 ‘집사람’이란 말이 생각납니다. 형제들의 입에서 무심코 부인을 집사람으로 일컬을 때 집사람이란 호칭이 참 좋다 감탄하곤 합니다.


자기 아내를 겸손하게 일컫는 말이 집사람이라 합니다만 참 음미할바 깊은 말마디입니다. 예전 어렸을 때 집에 가면 먼저 찾았던 사람은 당연히 어머니였고 어머니가 없었을 때의 텅 빈 집 같았던 느낌을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집안의 ‘해’라 하여 아내라 하고 집주인이라 하여 집사람이라 합니다. 가정의 중심은 어머니임을 깨닫게 합니다. 어제까지 3일간 바쳤던 저녁성무일도 성모의 노래 후렴이 생각납니다.


“하느님의 모친이신 마리아, 그리스도를 낳으셨으니 찬미하나이다. 당신을 찬미하는 모든 이들 도우소서.”


자연히 집중되는 것은 성가정의 중심인 성모 마리아입니다. 성가정을 지향하는 모든 어머니들이 귀감으로 삼아야할 성모 마리아요, 때로 미사를 집전할 때 신심으로 환히 빛나는 어머니들의 얼굴들을 보면 흡사 성모 마리아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전임 교황 베네딕도 16세의 다음 글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마리아는 ‘예’를 통해 어머니가 되셨다. 교부들은 종종 마리아가 귀를 통해, 곧 경청함으로써 잉태했다고 말한다. 마리아의 순명을 통해 말씀이 그녀 안에 들어왔고 그녀 안에서 풍요롭게 되었다.”


참 은혜로운 대목입니다. 모든 어머니들이 주목해야 할 대목입니다. 성가정의 훌륭한 어머니가 되기위한 첫 조건이 말씀의 경청임을 봅니다. 자녀들이 ‘보고 배우는’ 우선적 대상이 어머니이기에 어머니들의 말씀 공부와 실천의 삶이 얼마나 자녀교육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지 깨닫게 됩니다.


다음은 성가정에서의 아버지의 울타리 역할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성가정의 가장으로서 요셉의 역할은 얼마나 충실한지요. 하느님의 신비로운 섭리의 일꾼이 되어 성가정을 끝까지 수호하는 울타리로서의 가장 역할이 참 감동적입니다. 마치 창세기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어내었던 야곱의 아들 요셉처럼, 성가정을 무사히 이집트로부터 이끌어 내어 마침내 갈릴래아 나자렛 지방에 자리잡게 한 요셉입니다. 성 요셉처럼 가정의 배경이자 울타리의 가장 역할에 책임을 다하는 아버지들이 되어야 함을 깨닫습니다. 


성가정에서 소홀히 할 수 없는 문제가 노부모에 관한 것입니다. 오늘 집회서는 십계명중 네번째에 해당되는 효도에 대해 다룹니다. 노인문제가 첨예한 문제로 대두되는 오늘날 시대에 다음 집회서의 말씀은 우리에겐 큰 경종이 됩니다.


“얘야, 네 아버지가 나이 들었을 때 잘 보살피고, 그가 살아있는 동안 슬프게 하지 마라. 그가 지각을 잃더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그를 업신여기지 않도록 네 힘을 다하여라. 아버지에 대한 효행은 잊히지 않으니, 네 죄를 상쇄할 여지를 마련해 주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부모를 잘 돌볼 때 성가정의 완성입니다. 부모의 이런 모습을 그대로 보고 배우는 어린 자녀들이요, 사실 노부모에게 잘한 이들 치고 자녀들이 잘못되는 경우는 한번도 본적이 없습니다. 부모에 대한 효행은 죄를 상쇄할 뿐만 아니라 자녀들의 탈선도 막아주기 때문입니다.

 

성가정은 고립된 섬이 아닙니다. 이웃에게 열려있어야 하며, 더 큰 가정인 교회에 속해 있어야 합니다. 닫혀있는 성가정이 아니라 열려있는 성가정 교회입니다. 바로 이의 모범이 우리 요셉수도가정입니다. 때로 수도원을 찾는 모든 이들이 흡사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인 수도가정에 속한 한 식구 같다는 느낌도 들곤 합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성가정 교회의 일원임을 깨닫게 해줍니다. 끝으로 이상적인 성가정을 묘사한 제 자작시 한연을 인용함으로 강론을 마칩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활짝 열린 앞문, 뒷문이 되어 살았습니다. 

앞문은 세상에 활짝 열려 있어 

찾아오는 모든 손님들을 그리스도처럼 환대(歡待)하여 영혼의 쉼터가 되었고

뒷문은 사막의 고요에 활짝 열려 있어 

하느님과 깊은 친교(親交)를 누리며 살았습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바로 이것이 이상적 성가정의 모습입니다. 앞문은 세상의 사람들에게 뒷문은 사막의 하느님께 활짝 열려 있는 주님의 집, 성가정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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