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3. 연중 제1주간 금요일                                                                             히브4,1-5.11 마르2,1-12



하느님의 안식처

-우리의 정주처定住處가 하느님의 안식처安息處이다-



오늘 제1독서 히브리서를 읽는 순간 한눈에 들어 온 말마디가 ‘하느님의 안식처’였고 즉시 강론 제목으로 택했습니다. 폐일언蔽一言하고 우리가 몸담고 있는, 그리스도 예수님을 중심으로 모인 여기 우리 수도공동체가 하느님의 안식처입니다. 아니 모든 파스카의 주님을 중심으로 모인 교회공동체가 하느님의 안식처입니다. 


죽어서 들어가는 하느님의 안식처가 아니라 오늘 지금 여기서 하느님의 안식처를 살아야 합니다. 온 힘을 다해 내 몸담고 있는 지금 여기를 하느님의 안식처로 만들어야 합니다. 정주서원의 삶을 살고 있는 우리 분도수도자들의 정주처定住處는 기분 좋게도 그대로 ‘하느님의 안식처安息處’임을 깨닫습니다. ‘정주의 축복’은 그대로 ‘’안식의 축복’임을 깨닫습니다. 제1독서 히브리서에서의 안식처에 대한 설명입니다.


“하느님의 안식처에 들어갈 수 있다는 약속이 계속 유효한데도, 여러분 가운데 누가 이미 탈락하였다고 여겨지는 일이 없도록, 우리 모두 주의를 기울입시다.---믿음을 가진 우리는 안식처로 들어갑니다.---안식처는 물론 하느님께서 만드신 것들은 세상 창조 때부터 이미 다 이루어져 있었습니다.---그러니 그와 같은 불순종의 본을 따르다가 떨어져 나가는 사람이 없게, 우리 모두 저 안식처에 들어가도록 힘씁시다.”


히브리서 저자는 시편 95장 11절을 렉시오 디비나 하면서, 미래에 가서 주어지는 안식처가 아니라 순종의 믿음을 사는 오늘 지금 여기가 하느님의 안식처임을 알려줍니다. 하느님의 나라와 일맥상통하는 하느님의 안식처입니다. 그러니 오늘 지금 여기서 하느님의 안식처를 살아야 합니다. 


어제 미국 제44대 대통령 오바마의 퇴임을 열흘 앞둔 고별연설(미국 현지시간 1,10일)을 감명깊게 읽고 들으면서 연상된 것이 바로 하느님의 안식처였습니다. 오바마의 비전은 그대로 현실에서 정치를 통해 실현되어야 할 하느님의 안식처 공동체였습니다. 연설의 첫부분과 끝부분도 감동적입니다.


“고향에 오니 기분이 좋습니다!(It’s good to be home!).---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네 우리가 했습니다. 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Yes, We can. Yes, We did. Yes, We can). 고맙습니다. 하느님의 축복이 있기를. 하느님이 계속해서 미국을 축복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하느님의 안식처 같은 고향에 돌아와 최선을 다해 일해 온 미국에 축복을 비는 감동적인 명연설입니다. 그의 아내 미쉘과 그의 딸, 그리고 부통령에 “대한 언급도 감동적입니다. 그대로 하느님의 안식처같은 백악관의 가정공동체였음을 봅니다. 


“지난 25년 동안 당신은 나의 아내였을뿐 아니라 우리 아이들의 어머니였고 나의 가장 친한 친구였습니다. 당신은 당신이 요구하지 않은 역할을 맡았습니다. 당신은 우아함과 투지, 멋과 유머로 그 역할을 당신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당신은 백악관을 모두에게 속한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당신은 저를 자랑스럽게 만들었고, 당신은 이 나라를 자랑스럽게 만들었습니다.”


하느님의 안식처는 하느님의 선물임과 동시에 인간 노력의 산물임을 깨닫습니다. 이어 두 딸에 대한 감사입니다.


“너희들은 똑똑하고 아름답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너희가 친절하고 사려깊고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이다. 너희는 수년 동안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부담을 잘 견뎌냈다. 내 인생에서 한 모든 것 중에서, 나는 네 아빠가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참 아름다운 가정에 아름다운 사람들입니다. 이어 그의 ‘솔 메이트’인 조 바이든 부통령에 대한 감사와 찬사입니다.


“당신은 내가 지명자로서 내린 첫 번째 결정이었고, 그리고 최고였습니다. 당신은 위대한 부통령이었기 때문만이 아니라, 덤으로 제가 형 한명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당신을 가족처럼 사랑합니다. 당신이 보여준 우정은 우리 삶의 큰 기쁨 중 하나였습니다.”


말한마디 천량빚을 갚는다 했습니다. 전 미국인에게 커다란 자부심을 안겨주고 행복감을 느끼게 한 희망과 격려 가득 담긴 메시지였습니다. 잠시나마 듣는 모두가 하느님의 안식처에 머물고 있음을 깨닫게 한 명연설이었습니다. 


다시 오늘 복음으로 돌아갑니다. 말씀도 듣고 병도 고치려 예수님을 중심으로 모인 사람들의 집이 흡사 하느님의 안식처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동료들의 믿음 덕분에 하느님의 안식처에 들어와 주님께 용서받고 치유 받은 중풍병자입니다.


“얘야, 너는 죄를 용서 받았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 들것을 들고 집으로 돌아가거라.”


하느님의 안식처에 들어 와 주님을 만나 영육의 전인적 치유를 받은 중풍병자에 이어 모든 사람이 크게 놀라 하느님을 찬양합니다. 그대로 미사장면을 상징합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하느님의 안식처에 들어온 우리 모두의 영적 중풍병을 치유해 주시어 참행복을 살게 하십니다. 하느님의 안식처인 수도원에서 끊임없이 샘솟는 하느님 찬양의 노래입니다. 다음 주님 말씀이 그대로 이루어지는 은혜로운 미사시간입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마태11,28).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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