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4. 화요일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주교 학자(1567-1622) 기념일

히브10,1-10 마르3,31-35



예수님의 참가족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들-



오늘은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주교 학자 기념일입니다. 성인은 1567년 이탈리아의 사보이아 지역에서 한 귀족 가문의 맏이로 태어났습니다. 성인은 영성대가들중의 한분으로 성인의 ‘신심생활 입문’은 2세기 전에 나온 ‘준주성범’과 더불어 현재 가톨릭 신자들에게 양대 권장도서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성인은 젊은 남작 미망인인 성녀 ‘요안나 프란치스카 드 샹탈’의 영적지도자가 되었으며 이 두분의 관계는 교회 역사상 가장 유명한 영적 우정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성인은 이 성녀와 함께 1607년, 기존 수도회의 육체적 엄격함을 견디기 어려운 젊은 여성들이나 미망인들을 위한성 ‘성 마리아 방문 수도회’를 설립하였습니다. 


제네바 교구의 보좌주교로 있던 그는 1602년 선임 교구장이 사망하자 그를 계승하여 제네바 주교가 되었고, 종교개혁자들에 대항하는 지도자들 중 가장 유명한 분이 되었습니다. 당신 제네바는 종교개혁후 칼빈파들인 개신교도들이 주류를 형성하는 지역이었습니다.


제네바의 주교로서 성인의 인품과 업적은 참으로 탁월했습니다. 성인은 비상한 사목적 열정을 지닌 분이셨고, 그분의 착함, 인내, 그리고 온화함은 소문이 날 정도였습니다. 성인은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강렬한 사랑을 지녔고, 곤궁중에 있는 이들을 더 많이 만날 수 있기 위해 지극히 단순한 삶을 사셨습니다. 성인은 55세 때 갑작스론 뇌일혈을 일으켜 곧 병자성사와 고해성사를 받은 후 숨을 거두셨습니다. 성인의 마지막 임종어가 감동적입니다.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소서! 예수님, 나의 하느님, 나의 전부여!(God's will be done! Jesus, my God, my all!).”


성인의 평생 삶이 이 한마디 임종어에 압축되어 있습니다. 평생 하느님의 뜻에 따른 삶이 었고, 예수님은 성인의 하느님이자 삶의 전부였음을 봅니다. 오늘 복음과도 가장 잘 어울리는 성인임을 깨닫습니다. 


예수님은 당신 친지들이 방문했다는 전갈에 당신 주위에 앉은 사람들을 둘러보시며 말씀하십니다.


“누가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냐? 이들이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다.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바로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


예수님의 궁극의 관심사는 애오라지 ‘하느님의 뜻’이었습니다. 예수님을 중심으로 모시고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바로 예수님의 참가족이라는 선언입니다. 


우리 믿는 이들의 영성을 말한다면 ‘그리스도 중심의 공동체 영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수도공동체는 물론이고 이렇게 거룩한 미사전례중 주님을 모시고 공동체를 이루는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한가족이자 예수님의 참가족임을 실감합니다. 


혈연의 이기적인 가족이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예수님의 참가족으로 승화할 때 참으로 아름다운 가족임을 깨닫습니다. 그러니 세례 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들의 궁극의 중심은 예수님이고 궁극의 목표는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일입니다. 


특기할 것은 마르꼬 복음이 예수님의 탄생이 아닌, 예수님의 세례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우리 또한 세례를 통해 비로소 예수님을 중심으로 하느님의 한가족이 됨을 뜻합니다. 


하여 우리는 자연스럽게 믿는 이들을 형제자매들이라 칭하곤 합니다. 사실 성체성사나 고해성사를 통해 하느님의 한가족임을 실감하곤 합니다. 새삼 세례명을 본명本名이라 하고, 영명축일을 본명축일이라 하는 깊은 의미를 깨닫게 됩니다. 세례 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됨으로 취득한 이름이 진짜 본 이름이라는 것입니다.


세례 받았다 하여 저절로 하느님의 자녀가, 예수님의 형제자매가 되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세례성사 역시 은총의 선물이자 평생숙제입니다. 평생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숙제에 충실할 때 비로소 하느님의 자녀요 예수님의 형제자매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예수님의 평생 궁극의 비전은 하느님의 나라였고 예수님의 공생애는 오직 하느님의 뜻에 의해 인도되었습니다. 오늘 히브리서 저자가 예수님의 구속의 사명을 한마디로 요약합니다.


“보십시오,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러 왔습니다.”


이 ‘뜻’에 따라,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 단 한 번 바쳐짐으로써 우리가 거룩하게 되었고, 우리 역시 하느님의 뜻을 실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바로 위 말씀은 시편 40장 8-9절을 압축한 것입니다. 예수님이 얼마나 시편을 애용했는지 깨닫습니다.


“그때에 나는 아뢰었나이다. 

 ‘보소서, 이 몸이 대령했나이다. 나를 들어 두루마리에 적혀 있기를, 

 내 주여, 내 기쁨은 당신 뜻을 이룸이오니, 

 내 맘속에 당신 법이 새겨져 있나이다.”


예수님뿐 아니라 우리의 평생 화두로 삼아야 할 말씀입니다. 우리가 세상에 온 목적 역시 하느님의 뜻을 이루는데 있기 때문입니다. 주기도문중 ‘하느님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기도만 할 것이 아니라 몸소 하느님의 뜻을 실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느님의 뜻은 무엇일까요? 두말할 것 없이, 경천애인敬天愛人, 하느님을 온몸과 온마음으로 사랑하고, 이웃을 내자신처럼 사랑하는 것입니다. 바로 성인의 임종어와 오늘 본기도중 ‘저희도 그를 본받아 형제들을 섬기며, 하느님의 따뜻한 사랑을 실천하게 하소서.’ 마지막 말마디가 성인의 경천애인의 삶을 요약합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하느님의 자녀답게,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며 예수님의 참가족으로 살 수 있게 하십니다. 예수님의 고백이자 우리 모두의 고백입니다. 


“주님, 보소서, 당신 뜻을 이루려 제가 왔나이다.”(시편40;8ㄴ.9ㄱ).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412 천사적 삶 -찬미讚美와 선행善行의 삶-2016.9.29. 목요일 성 미카엘, 성 가브리엘, 성 라파엘 대천사 축일 프란치스코 2016.09.29 104190
3411 사랑의 공동체-사랑밖엔 길이 없었네-2015.1.8. 주님 공현 후 목요일(뉴튼수도원 59일째) 프란치스코 2015.01.08 2960
3410 왕중의 왕이신 그리스도 -섬김의 왕, 진리의 왕, 평화의 왕-2015.11.22. 주일 그리스도왕 대축일(성서주간) 프란치스코 2015.11.22 2633
3409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사랑하라, 찬미하라, 기뻐하라-2016.4.10. 부활 제3주일 프란치스코 2016.04.10 2495
3408 주님과 일치의 여정중인 우리들 -그리스도 중심의 삶- 2022.9.5.연중 제23주간 월요일 ​​​​​​​ 프란치스코 2022.09.05 2111
3407 천상의 것을 추구하십시오.-부활의 기쁨-2016.3.27. 예수 부활 대축일 프란치스코 2016.03.27 2010
3406 참 행복한 삶 -기다리라, 기뻐하라, 사랑하라-2019.12.15. 대림 제3주일(자선주일, 장미주일) 1 프란치스코 2019.12.15 1393
3405 하늘 나라의 삶 -사랑의 관상, 사랑의 활동-2023.7.31.월요일 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 사제(1491-1566)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7.31 1236
3404 환대(歡待)의 성모 마리아-환대 예찬-2015.2.7. 토요일(성모영보수녀원 피정 3일째) 1 프란치스코 2015.02.07 886
3403 새 예루살렘 -늘 깨어 기도하여라-2020.11.28.연중 제34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0.11.28 864
3402 천국에서 천국으로 -한결같은 삶-2015.2.6. 금요일(말씀의 성모 영보 수녀원 피정 2일째) 1 프란치스코 2015.02.06 864
3401 내 삶의 여정旅程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2016.1.3. 주일 주님 공현 대축일 프란치스코 2016.01.03 844
3400 보물찾기 인생 여정 -참보물이자 참지혜이신 그리스도 예수님- 2023.7.30.연중 제17주일 프란치스코 2023.07.30 792
3399 그리스도 예수님 중심의 공동체 -환대와 섬김의 사랑-2023.7.29.토요일 주님의 손님 성녀 마르타와 성녀 마리아와 성 라자로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7.29 783
3398 연민과 겸손 -참여형과 은둔형-2015.1.15. 연중 제1주간 목요일(뉴튼수도원 66일째) 히브3,7-14 마르1,40-45 1 프란치스코 2015.01.15 764
3397 아나빔(anawim)의 영성-성서의 가난한 사람들-2015.12.15. 대림 제3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15.12.15 753
3396 떠남의 여정- 2015.2.5. 목요일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 3 프란치스코 2015.02.04 748
3395 어린이처럼-2015.10.1. 목요일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1873-1897) 축일 프란치스코 2015.10.01 738
3394 예수님의 공동체-오래된 미래-2015.1.22.연중 제2주간 목요일(뉴튼수도원 73일째) 프란치스코 2015.01.22 705
3393 착한 목자 -예수닮기, 예수살기-2015.4.26. 부활 제4주일(성소주일, 이민의 날) -인보성체수도회 피정지도 6일째)- 프란치스코 2015.04.26 67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71 Next
/ 171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