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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4.5. 사순 제5주간 수요일                                                               다니3,14-20.91-92.95 요한8,31-42



자유의 여정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진리는 무엇입니까? 하버드대학교의 교훈은 ‘Veritas진리’이고 서울대학교의 교훈은 ‘Veritas Lux Mea진리는 나의 빛’이라 합니다. 예전에는 대학을 ‘진리의 상아탑’이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불가의 고故 성철 대선사는 진리를 위해 몸바치는 것을 좌우명으로 삼았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진리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말하는 진리와는 어떻게 다를까요?


‘진리’라는 단어는 공관복음에는 없고 요한복음에만 유독 많이 나옵니다. 예수님의 다음 말씀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나는 진리를 증언하려고 태어났으며. 진리를 증언하려고 세상에 왔다. 진리에 속한 사람은 누구나 내 목소리를 듣는다.” 빌라도가 물었다. “진리가 무엇이오?”(요한18,37,ㄷ-38ㄱ).


‘진리가 무엇인가?’ 우리 역시 다시 묻고 싶은 질문입니다. 예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요한14,6ㄴ).


바로 예수님 자신이 진리요 생명이요 우리를 하느님께로 이끌어 가시는 길임을 천명하십니다. 그러니 진리는 무엇인가에 대한 답은 나왔습니다. 진리는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진리와 한 셋트를 이루는 영원히 우리 마음을 설레게 하는, 인류가 희구하는 영원한 가치가 바로 자유입니다. 저절로 나오는 물음은 ‘자유는 무엇인가?’입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께서 진리와 자유의 관계를 명쾌하게 해명해 줍니다. 


“너희가 내 말에 머무르면 참으로 나의 제자가 된다. 그러면 너희가 진리를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요한8,31ㄴ-32).


진리를 추구하는 인간, 자유를 추구하는 인간입니다. 진리와 자유는 함께 갑니다. 누구나 진리를 알아 자유롭고 싶어하고 참으로 자유로울 때 비로소 자기실현의 행복도 뒤따릅니다. ‘너희가 진리를 깨닫게 될 것이다.’보다는 ‘너희가 진리를 알게 될 것이다.’ 번역이 적절합니다. 


바로 주님 말씀 안에 머물러 주님을 열렬히 사랑하여 추종할 때 주님의 참제자가 되고 진리이신 주님을 알게 되며 자유롭게 된다는 것입니다. 아, 여기서 말하는 자유는 세상이 말하는 자유도 아니고 현인이 인간현실에 대한 숙고의 결과로 도달하게 되는 내적자유도 아닙니다. 


우리의 자유는 진리이신 예수님을 알게 됨으로 하느님께로부터 선사되는 자유입니다. 예수님을 사랑하여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치유되고 회복되어 자유로워지는 삶, 하여 믿는 우리들의 삶은 여정은 자유의 여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어지는 다음 대목이 우리의 자유를 분명히 합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죄를 짓는 자는 누구나 죄의 종이다. 종은 언제까지나 집에 머무르지 못하지만, 아들은 언제까지나 집에 머무른다. 그러므로 아들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면 너희는 정녕 자유롭게 될 것이다.”(요한8,34ㄴ-36).


자유를 추구하면서도 죄의 종이 되어, 세상의 종이 되어, 자기의 종이 되어 사는 이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인간이 추구하여 얻는 자유가 아니라 아드님을 사랑하고 믿음으로 아드님 예수님을 알아가면서 선사되는 자유임을 깨닫습니다. 이런 자유는 그대로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주님의 말씀 수행을 통해 예수님과 날로 깊어지는 인격적 관계와 더불어 주님의 참제자가 되고 점차 자유로워지는 삶이라는 것입니다. 노년의 품위있는 삶을 위해 사회복지보다 더 중요한 것이 주님과 깊어지는 내적관계의 영적복지임을 깨닫습니다. 


하여 우리가 평생, 매일, 규칙적으로 온사랑으로 바치는 찬미와 감사의 시편 성무일도와 미사전례, 그리고 렉시오 디비나의 수행 은총이 알게 모르게 우리의 자유의 성장과 성숙의 '자유의 여정'에 얼마나 결정적 도움이 되는지 깨닫게 됩니다. 이런 말씀 수행을 통해 진리이신 살아계신 주님을 만나고 주님과 깊어지는 앎의 관계와 더불어 참으로 자유로워지는 우리들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런 자유의 모범이 제1독서 다니엘서에 나오는 세청년입니다. 활활타오르는 불가마 속에서 하느님 찬미에 전념하는 세 청년들은 참자유인의 전형입니다. 이들의 하느님 사랑이 얼마나 철석같은지 다음 감동적인 고백이 입증합니다.


“임금님, 저희가 섬기는 하느님께서 저희를 구해 내실 수 있다면, 그분께서는 타오르는 불가마와 임금님의 손에서 저희를 구해 내실 것입니다. 임금님,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저희는 임금님의 신들을 섬기지도 않고, 임금님께서 세우신 금상에 절하지도 않을 터이니 그리 아시기 바랍니다.”(다니3,17-18).


이어지는 놀라운 장면에 임금은 입을 다물지 못합니다.


“우리가 묶어서 불에 던진 사람은 세 명이 아니더냐? 그런데 내가 보기에는 네명이 결박이 풀렸을 뿐만 아니라, 다친 곳 하나 없이 불 속을 거닐고 있다. 그리고 넷째 사람의 모습은 신의 아들 같구나.”(다니3,91-94참조).


늘 함께 하시는 주님과 깊은 사랑의 관계로 하나되어 살 때 언제 어디서나 다친 곳 하나 없이 자유로울 수 있음을 보여주는 감동적 상징적 장면입니다. 마침내 참자유인인 세청년의 믿음의 승리에 감격한 네부카드네자르 임금의 하느님 고백입니다.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의 하느님께서는 찬미받으소서. 그분께서는 당신의 천사를 보내시어, 자기들의 하느님을 신뢰하여 몸을 바치면서까지 임금의 명령을 어기고, 자기들의 하느님 말고는 다른 어떠한 신을 섬기거나 절하지 않은 당신의 종들을 구해 내셨다.”(다니3,95).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께 찬미와 감사의 사랑을 드리는 우리 모두를 치유하고 자유롭게 하시어 당신의 참제자이자 참자유인으로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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