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5.15. 월요일 성 빠코미오 아빠스(287-347) 기념일    

사도14,5-18 요한14,21-26



여전如前한 삶

-영원한 현역現役, 영원한 학생學生-



여전한 삶, 한결같은 삶이 아름답고 매력적입니다. 얼마전 피정자들에게 강의하면서 새삼스럽게 깨달은 진리가 있습니다. 제가 요셉 수도원에서 30년 동안 살면서 오랜만에 방문하는 분들에게 이구동성 듣는 기분 좋은 말은 “여전하시네요!”라는 말입니다. 10년전이나 20년 전이나 여전히 똑같은 모습이라는  찬사입니다. 강의 중 이에 대해 설명하면서 그 원인을 깨달았습니다.


“아, 저절로 여전한 삶이 아닙니다. 여전하기위해 참으로 매일매일 노력합니다. 제 좌우명대로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무너지지 않기위해, 망가지지 않기위해, 말그대로 살기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습니다. 영국 보수주의 아버지인 에드먼드 버크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소나무가 늘 푸른 이유는 변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잎을 끊임없이 바꾸기 때문이다. 그러니 우리도 끊임없이 변해야 합니다.’ 


이와 더불어 여러 예까지 들었는데 모두 공감하는 분위기였고 개신교에 다니는 한 자매는 카톡으로 그 소감을 보내줬습니다.


“신부님, 강론 넘 감사드립니다. 전 개신교 신자여서 성체 못 모셔서 죄송합니다. 그래도 피정은 다시 가고 싶습니다. 주님과 더 깊은 관계가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여전하시기위해 물밑에서 오리발헤엄 열심히 하세요.---저희도 현장에서 70에 죽어 70에 묻히도록 여전히 살아가겠습니다.”


강의는 주로 주님과의 날로 깊어지는 관계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나이 30에 죽어, 70에 묻힌다’라는 말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어느 나이까지는 치열한 삶을 살다가 현장에서 물러나면 대부분 그럭저럭 살아가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진정 주님을 믿는 이라면 ‘나이 70에 죽어 70에 묻혀야 할 것입니다. 


참으로 믿는 이들에게는 은퇴가 없는 주님의 ’영원한 현역’이요, 졸업이 없는 주님의 '영원한 학생'이기 때문입니다. 말그대로 죽어야 제대요, 죽어야 졸업인 ’주님 사랑의 전사戰士’이자 ‘주님 말씀의 학생’이기 때문입니다. 


어제는 또 오늘의 ‘스승의 날’을 앞두고 38년전 초등학교 6학년때 제자 셋이 선물을 들고 찾아와 스승의 노래도 힘차게 불러줬습니다. 50대 초반의 중년들이 초등학생처럼 서서 힘차게 노래 부르는 순수한 모습이 참 감동적이었습니다. 아프지 말고 오래오래 사셔야 한다는 말에 더욱 여전한 삶을 살아야 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영원한 현역이자 영원한 학생으로서 여전한 삶을 살게 하는 원동력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주님과 사랑의 관계입니다. 주님과 날로 깊어지는 사랑의 관계가 여전히 푸르른 삶을 살게 합니다.


“내 계명을 받아 지키는 이야말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아버지께 사랑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나도 그를 사랑하고 그에게 나 자신을 드러내 보일 것이다.”(요한14,21)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킬 것이다. 그러면 아버지께서도 그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그에게 가서 그와 함께 살 것이다.”(요한14,23).


주님 사랑 체험은 비범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입니다. 진정 주님을 사랑하는 이들은 주님의 말씀을 지킵니다. 평범한 일상에서 실천하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이런 이들과 주님은 함께 사시고 주님은 자신을 드러내십니다. 


바로 주님 말씀을 지켜가면서 날로 주님과 깊어지는 사랑의 관계가 기쁨과 평화의 원천이 됩니다.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 매일이 새롭고 좋은 여전한 삶을 살게 합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게 합니다. 주님과 사랑과 믿음의 관계에 결정적 도움을 주시는 분이 보호자 성령이십니다.


“보호자,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기억하게 하실 것이다.”(요한14,26).


바로 성령께서 우리의 스승이 되시어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주님의 말씀을 잘 기억하게 해 주실 것이란 약속의 말씀입니다. 오늘 사도행전에서 바오로와 바르나바 사도의 복음 선포의 열정이 놀랍습니다. 


주님과 깊은 사랑의 관계가 열정과 순수의 원천이요 여전한 삶의 원동력임을 깨닫습니다. 두사도의 기적적 치유에 신들로 착각하여 자신들에게 제물을 바치려는 자들에게 자신들의 옷을 찢으면 외치는 두 사도입니다.


“여러분, 왜 이런 짓을 하십니까? 우리도 여러분과 똑같은 사람입니다. 우리는 다만 여러분들에게 복음을 전할 따름입니다. 여러분이 이런 헛된 것들을 버리고 하늘과 땅과 바다와 또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만드신 살아 계신 하느님께 돌아서게 하려는 것입니다.”(사도14,15).


성령의 도움으로 세상의 헛된 것들의 유혹에서 벗어나 끊임없이 주님께 돌아와 말씀을 실천할 때 진정 자유롭고 행복한 삶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과 사랑의 관계를 깊게 하시며 세상 헛된 것들의 유혹에서 벗어나 성령충만한 삶을 살게 하십니다. 


“주님, 저희가 아니라 오직 당신 이름에 영광을 돌리소서.”(시편115,1ㄱㄴ참조).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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