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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5.22. 부활 제6주간 월요일(교육주간)                                                           사도16,11-15 요한15,26-16,4ㄱ



참 아름다운 겸손한 사랑

-환대와 성령-



하느님은 환대와 성령을 통해 일하십니다. 하느님의 겸손한 사랑이 잘 드러나는 환대와 성령입니다. 어제는 39년전 1978년, 초등학교 4학년 때 제자들 8명이 저를 찾아 와 환대했습니다. 모두가 일터에서 바쁘게 사는 제자들이기에 평일의 스승의 날 대신 주일 오후에 시간을 맞춰 찾았습니다. 


당시 저는 교직생활 5년째로 나이 30이었고 아이들은 11살, 지금은 나이 50이 된 장년들의 제자들입니다. 모두가 최선을 다해 아름답게 산 모습들이라 더욱 기쁘고 반가웠습니다. 넷은 작년에 방문했었고 넷은 처음이었습니다. 39년만에 만나는 제자들은 얼마나 반가워하는지 눈물을 글썽였습니다. 몇몇은 그동안 저만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고 했습니다. 


저 역시 그 당시에는 혼신의 사랑을 다해 가르쳤습니다. 잠깨면 아이들이 보고 싶어 발길을 재촉하여 출근하곤 했습니다. 지금 하느님이 저의 전부이듯이 당시는 아이들이 저의 전부였습니다. 그러했기에 어제는 떠난 다음도 곧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함께 찍은 사진을 전송하며 문자메시지도 보냈습니다.


“사랑하는 제자들아! 떠나고 나니 금방 보고 싶구나. 부디 건강하고 행복하길 기도하마!”


떠나기전 제자들은 스승의 노래를 불러줬고 저는 강복을 준 후 제자들 하나하나를 안아 줬습니다. 환대의 하느님이십니다. 환대의 사랑, 환대의 기쁨입니다. 환대의 사람들은 하느님을 닮았습니다. 어제 제자들의 방문을 통해 최선을 다해 아름답게 산 이후 세상을 떠나 아버지의 집에 갔을 때 반가이 맞이해 주실 아버지의 환대를 묵상했습니다. 


오늘 독서는 그리스도교 선교활동에서 두 핵심적 요소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사도행전은 리디아를 통해 환대를, 요한복음은 성령을 소개합니다. 초대교회시절 바오로와 같은 선교사들은 오늘 사도행전의 바오로와 그 일행들을 환대했던 리디아와 같은 여자들의 환대에 의존했습니다. 


“저를 주님의 신자로 여기시면 저의 집에 오셔서 지내십시오.”(사도16,15)


리디아는 온 집안과 함께 세례를 받고 나서 바오로 일행을 환대합니다. 한편 적대적인 세상속에서 예수님의 제자들은 성령의 끊임없는 도움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했습니다.


“내가 아버지에게서 너희에게로 보낼 보호자, 곧 아버지에게서 나오시는 진리의 영이 오시면, 그분께서 나를 증언하실 것이다. 그리고 너희도 처음부터 나와 함께 있었으므로 나를 증언할 것이다.”(요한15,26-27).


복음은 주님을 증언하는 분이 성령과 제자들 둘임을 말하지만 실제는 하나입니다. 제자들인 우리를 통해 주님을 증언하시는 성령님이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겸손한 사랑을 보여주는 환대와 성령입니다. 교회의 생명과 활동에서 환대와 성령의 고유한 역할은 본질적이지만 장면 배후에 숨겨져 있습니다. 바로 ‘겸양으로 표면에 드러나지 않음self-effacement’이 환대와 성령의 특징입니다. 가톨릭 교리서 687항의 일부를 소개합니다.


-하느님을 계시해 주시는 성령께서는 하느님의 살아 계신 ’말씀’이신 그리스도를 우리에게 알려주시지만, 자신에 대해서는 말씀하시지 않는다. 우리에게 그리스도를 ‘드러내시는’ 진리의 성령께서는 “스스로 이야기하지 않으신다.” 참으로 하느님다운 이러한 숨김은, “세상은 그분을 알아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기 때문에 그분을 받아들이지 못하지만”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들이 그분을 아는 것은 그분께서 그들 안에 계시기 때문이라는 것을 설명해 준다.-


참 아름답고 매력적인 겸손한 성령님이십니다. 그러니 성령께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성령께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성령은 하느님이십니다. 성령처럼 겸손히 감춰져 있으면서, 숨겨져 있으면서, 드러나지 않으면서 끊임없이 하느님의 일을 하는 자가 진정 하느님을 닮은 영성가입니다. 이런 성령의 사람은 그대로 환대의 사람이 됩니다. 참 아름답고 겸손한 사랑의 환대, 사랑의 성령입니다. 


하느님은 드러나지 않게 이런 환대의 사람, 성령의 사람을 통해 일하십니다. 하느님을 모시고 사는, 하느님을 닮은 아름답고 겸손한 사랑의 사람이 바로 환대의 사람, 성령의 사람임을 깨닫습니다. 결국 둘은 하나입니다. 환대의 사람은 성령의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를 환대하시며 우리 모두 환대의 사람, 성령의 사람으로 세상에 파견하십니다. 


“주님은 당신 백성을 좋아하신다.”(시편149,4ㄱ).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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