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6.13. 화요일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 사제 학자(1195-1231) 기념일

2코린1,18-22 마태5,13-16



어떻게 살아야 하나?

-세상의 소금, 세상의 빛-



어떻게 살아야 하나? 세상의 소금, 세상의 빛으로 살아야 합니다. 믿는 이들의 신원입니다. 믿는 이들의 존재이유입니다. 믿는 이들의 삶의 의미이자 보람입니다. 아니 모름지기 사람이라면 이렇게 살아야 합니다. 


이렇게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 살아야 삶이 허무하지 않습니다. 누구나 제 삶의 자리에서 마음만 먹으면 이렇게 살 수 있습니다. 변명이나 핑계의 여지가 없습니다. 예수님은 단호히 우리의 신원을 확정지으십니다. 오늘 복음은 짧지만 강렬합니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그러나 소금이 제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다시 짜게 할 수 있겠느냐? 아무 쓸모가 없으니 밖에 버려져 사람들에게 짓밟힐 따름이다.”(마태5,13).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산 위에 자리 잡은 고을은 감추어질 수 없다. 등불은 켜서 함지 속이 아니라 등경 위에 놓는다. 그렇게 하여 집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을 비춘다.”(마태5,14).


얼마나 영예롭고 자랑스런 우리의 신원인지요? 그대로 예수님의 삶을 요약합니다. 예수님 친히 한평생 세상의 소금, 세상의 빛으로 사셨습니다. 세상의 사랑으로 사셨습니다. 소금과 빛은 세상을 살리는 사랑을 상징합니다. 세상의 소금, 세상의 빛, 흔적없는, 부작용이 없는 순수한 사랑을 상징합니다. 세상의 소금입니다. 세상의 빛입니다. 세상을 떠난, 세상과 유리된 소금과 빛은 존재이유의 상실입니다. 


소금과 빛이 역할은 누구나 자명하게 이해합니다. 음식의 맛을 내고 부패를 방지하는 소금입니다. 보이지 않으면서 스스로 사라지면서 음식의 맛을 내고 부패를 방지하는 소금은 그대로 믿는 이들의 공동체내에서 사랑의 역할입니다. 만일 소금이 없다면 무엇이 소금의 역할을 대신 하겠습니까? 


세상을 성화해야 할 믿는 이들이 속화되어 맛이 갔다면 세상을 누가 성화하겠는지요? 누가 살맛나는 공동체를 만들어 주겠는지요? 대부분의 나라들이 외적의 공격이 아닌 내부의 분열과 부패로 망했습니다. 진보는 분열로 망하고 보수는 부패로 망한다는데 공동체내에서 소금의 역할이 사라졌을 때 뒤따라오는 분열과 부패입니다. 


하여 수도회가 부패했을 때 혁명적 개혁은 늘 원천으로 돌아가 소금과 빛의 역할의 회복에 있었습니다. 세속화에서 고독을, 부유화에서 가난을 택함으로 본연의 복음적 순수와 사랑을 되찾았으니 바로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서의 사명입니다.


우리 하나하나가 세상의 소금이요 빛입니다. 하나하나가 모인 교회가 수도회가 세상의 소금이요 빛입니다. 교회의 사회교리도 현실참여도 여기서 비롯됩니다. 세상의 소금 역할을, 세상의 빛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소금이 사라지면, 빛이 사라지면 세상은 어둠속에 부패로 점차 소멸될 것입니다. 


세상이 이토록 존재할 수 있는 것도 무수한 의로운 이들이 헌신적인 세상의 소금 역할, 빛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다시 복음 말미에서 우리 모두 소금과 빛의 역할에 충실할 것을 촉구하십니다.


“이와 같이 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마태5,16).


우리가 세상의 소금과 빛의 역할에 충실함으로 세상 사람들이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께 영광과 찬양을 드리게 하라는 것입니다. 


소금이 맛이 가면 아무 쓸모가 없어 버려지듯이 믿는 이들 역시 변질되면 아무 쓸모도 없어 버려집니다. 빛이 가고 어둠뿐이라면 역시 아무 쓸모가 없어 버려집니다. 제맛을, 제빛을 잃었을 때 존재이유의 상실, 매력의 상실입니다. 


과연 내 몸담고 있는 공동체내에서 예수님을 닮아 제맛을, 제빛을 내는 삶인지 성찰해야 하겠습니다. 예수님을 닮아 끊임없이 세상의 소금이요 빛으로 살 수 있도록 수행생활에 전념해야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닮아야 할 예수님은 누구입니까? 바오로 사도가 명확히 밝혀 주십니다.


“하느님의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예!’도 되시면서 ‘아니요!’도 되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그분께는 늘 ‘예!’만 있을 뿐입니다. 하느님의 그 많은 약속이 그분에게서 ‘예!’가 됩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우리도 그분을 통해서 ‘아멘!’ 합니다. 우리를 그리스도 안에서 굳세게 하시고 기름을 부어 주신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께서는 또한 우리에게 인장을 찍으시고, 우리 마음 안에 성령을 보증으로 주셨습니다.”(2코린19-22).


예수님의 ‘예’와 우리의 ‘아멘’이 우리를 변함없이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 살게 합니다. 바로 세례성사의 은총을, 이 거룩한 성체성사의 은총을 가리킵니다. 이 성사를 통한 하느님의 은총이 우리를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 살게 합니다. 앞서 말한 진복팔단의 참행복의 소금과 빛으로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참행복 선언후 뒤따르는 오늘 복음이 의미심장합니다.


새삼 우리 요셉수도공동체의 세상의 소금, 세상의 빛으로서의 위상을 새롭게 자각하게 됩니다. 있음 자체만으로 세상의 소금, 세상의 빛의 역할을 하는 수도공동체입니다. 변질되지 않고 늘 제 맛을 유지하기 위해, 꺼지지 않는 주님의 빛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바치는 공동전례기도 및 온갖 수행입니다. 저절로 세상의 소금과 빛이 아니라 주님의 은총과 우리의 끊임없는 수행의 노력이 함께 할 때 비로소 세상의 소금과 빛이요 이를 보고 많은 이들이 하느님께 영광과 찬양을 드리게 됩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 생명과 사랑으로 충전시켜 주시어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 파견하십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의 변질을 막아 주어 늘 맛이 가지 않은 제맛을 지니게 하고, 늘 주변을 환히 밝히는 주님의 제빛으로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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