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6.25. 연중 제12주일(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신명30,1-5 에페4,29-5,2 마태18,19ㄴ-22



우리의 소원

-남북평화통일-



오늘은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로 우리는 지금 남북통일 기원 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6.25사변 발발 67주년이 되는 날이고 올해는 남북분단 72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념은 잠시뿐이나 민족은 영원합니다. 지금은 많이 퇴색된 느낌이나 여전히 남북이 살길은 남북평화통일뿐이겠습니다. 


남북평화통일역할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우리 가톨릭 교회입니다. 지구상에서 유일한 분단국인 대한민국입니다. 하여 예전에 많이 불러오던 우리의 소원 동요는 여전히 호소력을 지닙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이 정성 다해서 통일 통일을 이루자

 이 겨레 살리는 통일 이 나라 살리는 통일

 통일이여 어서 오라 통일이여 오라-


마침 어제 무주 세계 태권도 선수권 대회 개막식에서 문대통령의 축사도 감동스러웠습니다. 문대통령은 "최초로 남북단일팀을 구성해 최고의 성적을 거뒀던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세계청소년축구대회의 영광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다시 보고 싶다"며 북한에 내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의 남북단일팀 구성을 제안한 것입니다. 


참 긍정적 조짐들입니다. 엄혹한 국제정세 속에서도 우리가 주체적으로 남북평화통일의 활로를 모색해야 합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습니다. 이런 작은 노력들이 계속될 때 비로소 남북평화통일의 대업도 이루어질 것입니다. 평화통일의 노력은 오늘 지금 여기 가까이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남북통일의 노력과 더불어 동서의 통일, 계층간, 지역간, 세대간, 가족간 소통과 통일의 노력도 병행되어야 합니다.


며칠전의 체험도 잊지 못합니다. 한 형제와의 면담고백성사후 사죄경과 강복을 드린후 양팔로 꼭 껴안아 주며 “부인도 꼭 이렇게 껴안아 주십시오.” 말했습니다. 형제는 저보다도 오히려 저를 힘껏 껴안았습니다. 


어제도 불화한 부부가 면담성사차 왔기에 사죄경과 강복을 드린후 남편을 꼭 껴안아 드린후, 부인도 꼭 안아드리라 했고 부부는 서로 껴안았습니다. 하루 적어도 세 번은 서로 안아 드리라 보속도 하나 더 첨가했습니다. 서로간 포옹은 화해와 일치의 빛나는 상징입니다. 이어 손의 용도를 설명했습니다.


“하늘 들어 기도하라 있는 손입니다. 땅에서 일하라 있는 손입니다. 서로 친교의 악수를 나누라 있는 손입니다. 연대와 일치를 상징하는 악수입니다. 등을 두드리며 격려하라 있는 손입니다. 서로 사랑으로 안아 주라 있는 손입니다.”


이렇게 다섯 가지 용도로 손을 사용할 때 서로간 사랑의 일치도 깊어질 것입니다. 남북평화통일을 위한 노력과 더불어 가까이 내 몸담고 있는 공동체 및 주변과의 화해와 일치도 긴요합니다. 


첫째, 기도해야 합니다. 

우리 믿는 이들에게는 기도가 답입니다. 예수님이 답입니다. 하느님은 일치의 중심입니다. 예수님과 함께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기도드리는 것입니다. 남북평화통일도, 가까이 내 몸담고 있는 공동체의 평화통일도 기도의 힘입니다. 


그동안 몹시 가물어 땅과 땅의 초목들이 바싹 타들어 갔는데 갑작스런 비로 약간은 해갈된 느낌입니다. 하늘 은총은, 기도 은총은 바로 가문 땅에 내리는 단비와 같습니다. 서로 좋아서, 마음이 맞아서 일치가 아니라 모두 일치의 중심인 하느님을 바라볼 때 일치의 은총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주님은 우선적으로 기도를 강조하십니다.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마태18,19-20).


이래서 개인기도보다는 공동기도입니다. 함께 공동미사를 바칠 때 예수님도 함께 하시고 하느님의 은총으로 공동체의 화해와 일치도 이루어집니다. 기도하면서 우리 마음도 서서히 예수성심의 사랑으로 바뀌어 집니다. 예수님의 마태복음 마지막 구절 약속 말씀도 기억하실 것입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28,20ㄴ).


둘째, 회개와 더불어 말씀을 실천해야 합니다.

화해와 일치에 필히 전제되는 바 회개입니다. 회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말씀을 듣고 실천하는 것입니다. 비상한 회개가 아니라 평범한 일상에로의 복귀가 회개입니다. 내 삶의 제자리인 하느님께 돌아와 제정신으로 제대로 제때에 맞게 사는 것이 회개입니다. 우리 모두를 향한 신명기의 모세를 통한 주님의 말씀입니다.


“너희가 마음속으로 뉘우치고, 주 너희와 너희의 아들들이 마음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여 그분의 말씀을 들으면, 주 너희 하느님께서 너희의 운명을 되돌려 주실 것이다. 주 너희 하느님께서 너희를 가엾이 여기시어, 너희를 흩어 버리신 모든 민족들에게서 너희를 다시 모아들이실 것이다.”(신명30,1-3참조).


그대로 남북분단의 고통을 겪고 있는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입니다. 우리를 흩어 버리 주변의 미중소일美中蘇日의 강대국에게서 우리를 다시 하나로 모아들이신다는 약속으로 들립니다. 회개를 통해 하느님 안 제자리로 돌아왔을 때 하느님 친히 하시는 일입니다. 


나라공동체이건 가정공동체이건 회개로 하느님 중심의 삶을 회복하여 말씀을 듣고 실천할 때 운명은 바뀌고 분열은 치유됩니다. 무엇보다 회개의 열매는 언행과 감정으로써 드러납니다. 오늘 에페소서에서 주님은 바오로 사도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말씀하십니다.


“여러분의 입에서 어떠한 나쁜 말도 나와서는 안 됩니다. 필요할 때에 다른 이의 성장에 좋은 말을 하여, 그 말이 듣는 이들에게 은총을 가져다 줄 수 있도록 하십시오. 하느님의 성령을 슬프게 하지 마십시오. 모든 원한과 격분과 분노와 폭언과 중상을 온갖 악의와 함께 내버리십시오.”(에페4,29-30ㄱ.31)


이런 실질적인 권고 말씀을 실천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하느님의 성령을 기쁘게 하는 것이고 분열을 예방, 치유해 주는 첩경의 지름길입니다. 


셋째, 서로 용서해야 합니다.

용서는 신적 사랑의 표현이자 회개의 열매입니다. 우리는 서로 너그럽게 대하고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용서하신 것처럼, 우리도 서로 용서해야 합니다. 주님은 오늘 복음의 용서에 대한 베드로의 물음에 대한 답변에서 끝없는 용서를 명하십니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마태18,22).


‘그래서’ 용서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살기위해 ‘숨쉬듯’ 끝없이 용서해야 합니다. 주님께 끊임없이 용서를 받고 있기에 이런 무한한 용서도 가능합니다. 잘못을 캐고 따지다 보면 악순환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우선적으로 용서의 사랑을 구체적으로 가까이 실천 가능한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서로간은 물론 남북평화통일의 위업도 시작될 것입니다. 


위기는 기회입니다. 밤이 깊어지면 새벽도 가까워 집니다. 남북평화통일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문대통령의 방미訪美에 하느님도 함께 하실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 모두 ‘사랑받는 자녀답게 하느님을 본받는 사람이 되십시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사랑하시고 또 우리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하느님께 바치는 향기로운 제물로 내놓으신 것처럼, 우리도 사랑 안에서 살아가십시다.’(에페5,1-2).


이 거룩한 미사시간, 하느님께 ‘남북의 화해와 일치, 평화통일을 위해’ 그리스도와 함께 우리 자신을 향기로운 제물로 바치는 복된 시간입니다.


“만일 네가 참되고 영원한 생명을 원하거든, 네 혀는 악을 삼가고, 네 입술은 간교한 말을 하지 마라. 사악을 멀리하고, 선을 행하며 평화를 찾아서 뒤따라 가라.”(성규;머리말 17절).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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