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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7.19. 연중 제15주간 수요일                                                                         탈출3,1-6.9-12 마태11,25-27



주님은 누구를 부르시는가?

-철부지 인생들-



오늘 말씀의 분위기는 어제와 완전히 바뀐 분위기입니다. 어제 모세는 미디안 땅으로 도주했지만 오늘 모세는 하느님의 산 호렙에서 하느님을 만납니다. 어제 주님은 회개하지 않는 세 고을을 향해 불행을 선언하시며 회개를 촉구하셨지만 오늘은 아버지께 감사기도를 드리십니다. 공관복음서에 기록된 하나의 찬양기도입니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감사드립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마태11,25-26).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이 누구입니까? 바로 율사와 바리사이들입니다. 철부지들은 당신의 제자들이자 예수님 자신입니다. 정말 말그대로 어리석은 철부지들이 아니라 마음이 가난하고 깨끗한 이들입니다.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한 이들입니다. 학식의 유무와 관계없이 선량하고 지혜로운 이들입니다. 바로 주님은 이들에게 하늘나라의 신비를 계시하십니다.


정말 진정한 대가는 학식과 더불어 지혜를 갖춘 참 겸손하고 온유한 철부지 사람들임을 깨닫습니다. 전임 교황이신 베네딕도 16세의 인터뷰 한 대목도 생각납니다. 


“교황님은 어떤 신학자를 최고로 여기시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프랑스 예수회 회원이며 신학자인 뤼박 추기경님입니다. 뤼박 추기경님은 매우 솔직했고, 겸손하며 선량했습니다. 우리는 곧장 서로를 오래된 친구처럼 여겼습니다. 우리는 나이 차이가 많았고, 업적이나 삶의 경력이 달랐지만 서로를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분은 언제나 정중하고 친절했습니다. 뤼박 추기경님은 큰 고통을 겪고 있었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머리에 입은 총상 때문에 두통에 시달려 괴로워했지요. 그러나 독일인에게 어떠한 원한도 품지 않았습니다. 


그분은 사람들이 자신에게서 위대함을 느끼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그분은 아주 단순하고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부지런했습니다. 그분은 침상에 누워있었지만, 시립 도서관에서 16세기의 책 한 권을 가져다 달라고 했습니다. 그 책의 저자에 관하여 뤼박 추기경님이 글을 썼는데, 그분은 병상에서도 그 책으로 연구를 계속했습니다.-


베네딕도 16세 교황님의 당대 최고의 신학자였던 뤼박 추기경님에 대한 증언입니다. 이런 분이 예수님의 참 제자이며 진정 철부지 순수하고 선량하고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진정 주님을 믿는 대가들의 진면목은 이러합니다. 반면 율사와 바리사이들은 헛 똑똑한 이들로 예수님의 제자들과는 판이합니다. 


바로 주님은 이런 철부지들을 당신 제자로 부르십니다. 온유하고 겸손하신 예수님 자신이 바로 철부지의 전형입니다. 세상의 눈에 크게 어리석은 대우大愚의 사람같지만 깊이 들여다 보면 크게 지혜로운 대지大智의 사람이 철부지입니다. 진정 주님을 닮은 온유하고 겸손한 사람이 바로 오늘 복음이 말하는 철부지입니다.


오늘 탈출기의 모세 역시 전형적인 철부지입니다. 복음의 예수님과 좋은 대조를 이루는 탈출기의 모세입니다. 미디안 광야에서 미디안의 사제인 장인 이트로의 양 떼를 치던 모세는 수련이 끝날 때즘 때가 되자 수련장인 주님은 그를 부르십니다. 광야에서의 수련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여 온유하고 겸손해진 모세임이 분명합니다. 정화되어 겸손하고 순수해진 모세를 찾은 주님이십니다. 하느님의 산 호렙에서 불타는 떨기나무에서 나타나신 주님과 모세와의 아름답고 감격적인 만남입니다.


“모세야, 모세야!”

-예, 여기 있습니다.-

“이리 가까이 오지 마라. 네가 서 있는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발을 벗어라.” 


이어 주님으로부터 이스라엘 자손들을 이집트로부터 구출해 낼 사명을 부여 받은 모세입니다. 반신반의하며 묻는 모세에게 주님은 한 말씀으로 모세의 입을 닫습니다. 


“내가 너와 함께 있겠다.”


오늘 복음에서 모든 것을 예수님께 넘겨주신 하느님은 이미 아주 오래전 모세에게 모든 것을 넘겨 주시어 이스라엘 백성을 구출할 사명을 수행하게 하십니다. 예수님과 모세야말로 하느님께서 모든 것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전형적 하느님의 철부지 사람들입니다. 


눈만 열리면 우리가 서 있는 땅 어디나 신을 벗어야 할 주님을 만나는 거룩한 땅입니다. 주님은 당신의 철부지들인 온유하고 겸손하며 지혜로운 이들을 당신의 일꾼으로 부르십니다. 또 주님을 만날 때 더욱 온유하고 겸손하며 지혜로운 사람으로 변모됩니다. 


이 거룩한 미사가 거행되는 이곳이 불타는 떨기나무의 거룩한 땅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철부지같은 우리를 부르시어 사명을 부여하신 후 각자 세상 삶의 자리로 파견하십니다.


“주님, 천상 양식으로 새로운 힘을 주시니, 언제나 주님의 사랑으로 저희를 보호하시어, 저희가 영원한 구원을 받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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