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7. 수요일 성 안토니오 아빠스(251-356) 기념일 

사무상17,32-33.37.40-51 마르3,1-6



모두가 다 성자聖者

-오그라든 마음과 몸을 활짝 펴라-



"나는 주님의 집에서 푸르른 올리브같이, 언제나 주님의 자비에 의탁하리라."(시편52,10)


오늘 강론 제목은 ‘모두가 다 성자다-오그라든 마음과 몸을 활짝 펴라-’입니다. 수도원길 하늘길 하늘 향해 쭉쭉 뻗은 가로수 메타세콰이어 나무들이 흡사 사막의 성자처럼 보입니다. 하느님 향해 오그라든 마음과 몸을 활짝 편 모습들입니다. 하여 옛 신앙의 선배들은 하늘 향한 나무들처럼 하늘 향해 눈을 들고 두 손을 활짝 뻗쳐 기도했습니다.


오늘 기념하는 은수자들의 아버지라 칭하는 성 안토니오 아빠스, 제1독서의 다윗, 복음의 예수님, 세 분의 특징은 모두가 ‘주님의 용사’라는 것입니다. 참으로 자존감 높은 용기의 사람들입니다. 진정 참 사람을 만나는 느낌입니다. 


자존감이 높아야 제 역량을 발휘하며 살 수 있습니다. 자존감이 약할 때 질투요 열등감이요 관계도 원만치 못합니다. 교육의 목적도 자존감 높은 참 사람을 키우는데 있음을 봅니다. 참으로 자존감 높은 사람으로 키워야 좋은 교사, 좋은 부모입니다. 어제 써놓은 ‘사막의 성자聖者’라는 글이 생각납니다. 산책중 문득 ‘나무는 다 성자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떠오른 글입니다. 


-작든 크든/나무는/다 성자聖者다

 못났든 잘났든/사람은/모두가 다 성자聖者다

 잊지말자/사막같은 세상/우리 모두 고귀高貴한 품위의 성자聖者임을-


모두가 안토니오 같을 수는 없습니다. 모두가 다윗같을 수는 없습니다. 모두가 예수님 같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각자 고유의 자존감 높은 사람이 될 수는 있습니다. 작든 크든, 못났든 잘났든 자존감 높은 용기의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사막같은 세상에 사막의 성자처럼 살아가는 것입니다. 삶은 선택입니다. 사막같은 세상에 괴물이나 폐인이 아닌 성자처럼 살아가는 것입니다.


다음 다윗의 모습은 얼마나 고무적인지요. 외적으로 볼 때는 백전노장의 골리앗과 상대가 되지 않을 만큼 초라해 보이지만 내적으로는 주님께서 주시는 믿음의 힘으로 충만한 다윗입니다.


“너는 칼과 표창과 창을 들고 나왔지만, 나는 네가 모욕한 이스라엘 전열의 하느님이신 만군의 주님으로 나왔다. 오늘 주님께서 너를 내 손에 맡겨 두실 것이다.---또한 주님께서는 칼이나 창 따위로 구원하시지 않는다는 사실도, 여기 모인 온 무리가 이제 알게 하겠다. 전쟁은 주님께 달린 것이다. 그분께서 너희를 우리 손에 넘겨 주실 것이다.”


말그대로 믿음의 용사 다윗입니다. 이런 믿음의 용사가 성자입니다. 믿음의 힘이 각자 제 삶의 자리에서 당당히 자존감 높은 용사요 성자로 살 수 있게 합니다. 믿음의 빛이 두려움의 어둠을 몰아냅니다. 참으로 자존감 높은 용기있는 삶을 위해 주님과 믿음의 관계가 절대적임을 봅니다.


다윗과 쌍벽을 이루는 복음의 예수님입니다. 다윗이 ‘믿음의 용사’라면 복음이 예수님은 ‘사랑의 용사’입니다. 참으로 두분 다 자존감 높은 용기의 사람으로 내적 힘이 충만한 분들입니다. 진짜 사람을 만나는 느낌입니다. 


복음의 장면 역시 영적전투 치열한 삶의 현장을 상징합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을 고발하려고 그분의 행태를 지켜봅니다. 그러나 사랑의 용사, 예수님은 거칠바 없습니다. 예수님은 손이 오그라든 사람에게 “일어나 가운데로 나와라.” 말씀하신 후 결정적 말씀으로 적대자들을 압도하십니다. 


“안식일에 좋은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남을 해치는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목숨을 구하는 것이 합당하냐? 죽이는 것이 합당하냐?”


물음 안에 답이 있습니다. 판단의 잣대는 ‘안식일’이 아니라 ‘사랑’입니다. 사랑이 판단의 잣대입니다. 이런 사랑에서 나오는 용기요 분별의 지혜입니다. 예수님이 얼마나 사람을 사랑했는지 알게 됩니다. 이런 사람 사랑은 하느님 사랑의 표현입니다. 예수님의 하느님 사랑의 깊이를 보여 줍니다.


예수님께서는 노기를 띠시고 바리사이들의 마음이 완고한 것을 보고 몹시 슬퍼하셨다 합니다. 예수님의 분노와 슬픔에서 왜곡된 부정적 인간현실에 대한 예수님의 안타까워하는 심정을 엿볼 수 있습니다. 사람은 많은 데 참 사람을 찾기는 이처럼 힘듭니다.


“손을 뻗어라.”


손이 오그라든 사람은 그대로 마음이 오그라든 사람을 상징합니다. 손이 오그라든 사람은 물론 질투심이나 열등감으로 마음이 오그라든 우리 모두를 향한 주님의 말씀입니다. 마음이 완고함으로 질투나 열등감으로 왜곡된 마음이 오그라든 사람은 얼마나 많은지요. 


백 다섯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안토니오 아빠스의 선종 모습도 감동적입니다.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친히 지켜주시기를 바랍니다. 나는 이제 길을 떠납니다. 나는 더 이상 여러분과 함께 있지 못할 것입니다.” 말씀하신후 제자들을 깊이 포옹하신 후, 두 다리를 펴고 기쁨에 찬 모습으로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셨다 합니다. 죽음은 삶의 요약입니다. 마음과 몸을 활짝 편 믿음과 사랑의 용사로 사셨기에 두 다리를 펴고 기쁨에 찬 모습으로 선종한 안토니오 아빠스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의 오그라든 마음과 몸을 활짝 펴 주시어 사막같은 세상에 사막의 성자처럼, 자존감 높은 믿음의 용사, 사랑의 용사로 살게 하십니다. 


"의인에게는 빛이 솟아오르고, 마음 바른 이에게는 기쁨이 솟나이다."(시편97,11).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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