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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2.8. 연중 제5주간 목요일                                                                                1열왕11,4-13 마르7,24-30



믿음의 전사戰士

-전사戰死해야 전사戰士다-



내일부터는 대망의 평창올림픽이 시작됩니다. 강론에 앞서 평창올림픽에 관련된 고무적 내용을 소개합니다. 어제 7일 오후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 그랜드볼륨에서 통일부 주재로 열림 북한 응원단, 태권도시범단, 기자 환영만찬시 남북대표들이 주고 받은 덕담들이 감동적이었습니다.


“여러분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이곳까지 넘어 이곳 인제까지 온 길은 남북관계를 복원하는 소중한 여정이었다”-남측


“평화와 통일의 사절단이 하늘길, 바닷길, 땅길로 오가게 된 것은 새로운 화해, 협력의 시대가 열리는 서곡이라고 말할 수 있다”-북측


어느 정치인의 주장에도 공감했습니다.


“평화는 대한민국을 이어가는 생명줄이다. 공정과 정의는 대한민국을 다시 세우는 기둥이다. 평창올림픽으로 여는 한반도의 평화, 공정과 정의로 다시 세우는 새로운 대한민국, 한 순간도 포기할 수 없는 국민의 명령이다. 최선을 다하겠다.”


미사중 ‘주님의 평화가 항상 여러분과 함께’ 대신, “주님의 평화가 항상 ‘한반도의 남북한’과 함께” 되뇌고 싶은 심정입니다. ‘공정과 정의’ 말마디를 보니 어제 제1독서에서 솔로몬 임금에 대한 스바여왕의 찬사중 한 구절이 떠오릅니다.


“주님께서는 이스라엘을 사랑하셔서, 임금님을 왕으로 세워 공정과 정의를 실천하게 하셨습니다.”


화답송 후렴 시편 다음 구절도 공정과 정의를 강조합니다. “행복하여라, 공정하게 사는 이들, 언제나 정의를 실천하는 이들!”(시편106,3).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전번 우리야를 죽게하고 그의 아내 밧세바를 탈취한 다윗의 악행의 대죄에 이은 두 번째 솔로몬이 준 충격이었습니다. 어찌 하느님께 지혜智慧와 부귀영화富貴榮華의 넘치는 선물을 받았던 솔로몬, 엊그제는 성전에서 정성을 다해 기도를 바치던 솔로몬, 어제는 스바여왕의 찬사를 받던 솔로몬이 이렇게 변할 수 있는가에 대한 충격이었습니다. 


제1독서 소제목도 ‘솔로몬이 하느님에게서 돌아서다’ 였습니다. 하느님은 솔로몬에게 얼마나 허탈하고 실망하셨을까 하는 생각이 가슴을 쳤습니다. 하느님 관계는 물론 인간관계에서 해서는 안될 일이 배신, 배반, 배은망덕이요 변절, 변심, 변신입니다. 인간의 기본적 품격의 상실을 뜻하는 ‘배背’자와 ‘변變자’가 붙는 말마디요, ‘배背자’와 ‘변變자’에 뒤따르는 실패, 실격의 ‘실失자’입니다.


바로 그렇게 하느님의 총애를 받고 한결같을 것으로 생각됐던 솔로몬의 배신과 변절에 하느님의 충격은 참으로 컸을 것입니다. 바로 제1독서의 서두말씀이 그 원인을 밝혀주고 있습니다.


“솔로몬 임금이 늙자 그 아내들이 그의 마음을 다른 신들에게 돌려 놓았다. 그의 마음은 아버지 다윗 마음만큼 주 그의 하느님께 한결같지는 못하였다.”


나이 늙어 기력과 총기, 판단력이 떨어진 결과임이 분명합니다. 세상에는 세월 흘러 나이들어가면서 배신과 변절의 삶을 사는 이들도 부지기수로 많습니다. 시종여일, 초지일관, 한결같은 삶을 살기는 힘들지만 이렇게 사는 이들의 삶은 얼마나 고귀하고 아름다운지요. 오늘 새벽에 읽은 글도 생각이 납니다.


-“‘뭐든지 지나치게 좋아하면(玩物) 군주의 본뜻을 잃게 된다(喪志).’는 완물상지론玩物喪志論이 심금을 울린다.”-그대로 오늘 제1독서의 솔로몬 임금을 두고 하는 말같습니다.


-“이덕무 같은 사람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죠. 그의 글을 보면 자기 전부를 오랜 세월 변치 않고 바치죠. 우리는 절반이나 할까요? 그 깊이, 집념, 꾸준함, 쉽게 따라갈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조선시대 최고의 에세이스트 이덕무의 글에 대한 어느 분의 평입니다.


바로 여기에서 착안한 강론 제목이 ‘믿음의 전사’입니다, 부제로 싸우다 죽어 ‘전사戰死해야 전사戰士다’로 정했습니다. 사고사, 객사, 변사, 병사가 아닌 기도하다 죽던지, 일하다 죽던지, 공부하다 죽던지, 봉사하다 죽던지 이래야 전사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죽음의 은총을 청하고 싶습니다.


믿음의 전사는 동시에 평화의 전사입니다. 믿음의 전사, 평화의 전사는 항구하고 간절해야 하며 끝까지 인내해야 합니다. 바로 여기서 솔로몬은 실패했습니다. 열정과 순수의 초심初心을 잃었던 것입니다. 바로 우리 분도수도자들의 정주서원이 지향하는 바도 언제나 거기 그 자리에서 초심을 잃지 않고 항구하고 간절한, 열정과 순수의  믿음의 전사, 평화의 전사, 주님의 전사로 사는데 있습니다. 


솔로몬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복음의 시리아 페니키아 이방 여자입니다. 변절과 배신의 솔로몬과는 달리 시종여일 한결같은 삶이 놀랍습니다. 항구하고 간절하기가 믿음의 전사, 평화의 전사의 모범입니다. 예수님의 믿음의 시험에 합격한 믿음의 승리를 보여주는 믿음의 사람, 믿음의 전사 시리아 페니키아 여자입니다. 예수님과 주고 받는 문답은 언제 읽어도 통쾌, 유쾌, 상쾌합니다.


-“먼저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옳지 않다.”

 “주님, 그러나 상 아래로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네가 그렇게 말하니, 가보아라. 마귀가 이미 네 딸에게서 나갔다.”-


믿음의 탄력입니다. 믿음의 치유입니다. 인내와 겸손의 극치로 표현되는 시리아 페니키아 여자의 참 탄력 좋은 믿음입니다. 넘어지면 곧장 일어나 새롭게 시작하는 믿음의 탄력입니다. 이래야 심신心身도 감성感性도 치유됩니다. 다치지 않습니다. 참으로 탄력 좋은 믿음의 전사, 평화의 전사 시리아 페니키아 여자입니다. 


우리 역시 믿음의 전사들입니다. 평생 제대가 없는 죽어야 제대인 ‘영원한 현역現役’의 평생 믿음의 전사, 주님의 전사들인 우리들입니다. 새삼 믿음이 답임을 보여줍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세상 영적전쟁터에서 당신의 ‘믿음의 전사’, ‘평화의 전사’가 되어 승리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 ?
    안젤로 2018.02.08 10:25
    우리 믿음의 전사는 동시에 평화의 전사입니다. 믿음의 전사, 평화의 전사는 항구하고 간절해야 하며
    끝까지 인내해야 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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