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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3.23. 사순 제5주간 금요일                                                                           예레20,10-13 요한10,31-42



하느님이 희망이시다

-절망은 없다-



절망은 없습니다. 하느님 사전에 없는 단어가 절망입니다. 넘어지는 것이 제가 아니라 절망으로 일어나지 않는 것이 죄라는 것이 제 지론입니다. 흔히 주변에서 미래와 희망이 없다고 말할 때마다 저는 ‘아니다. 하느님이 우리의 미래와 희망이다.’라고 단호히 말하곤 합니다.


하여 고백성사 보속으로 자주 다음 시편 구절을 말씀 처방전으로 써 드립니다. ‘이스라엘아, 이제부터 영원토록 네 희망을 하느님께 두어라.’(시편131,3). ‘이스라엘’ 대신에 세례명을 써드리며 하느님께 희망을 두고 살라 말씀드리곤 합니다.


오늘 제1독서의 예레미야와 복음의 예수님의 사면초가, 고립무원의 처지가 흡사합니다. 참 외롭고 고독한, 인간의 눈으로 볼 때는 절망적 상황입니다. 하느님만이 구원의 출구, 희망의 출구가 되고 있습니다. 오늘 독서는 예레미야의 다섯 번째 고백의 기도입니다. 오늘 독서에 없는 바로 앞구절이 감동적입니다. 


“‘그분을 기억하지 않고 더 이상 그분의 이름으로 말하지 않으리라.’ 작정하여도 뼛속에 가두어 둔 주님 말씀이 심장 속에서 불처럼 타오르니 제가 그것을 간직하기에 지쳐 더 이상 견뎌내지 못하겠습니다.”(예레20,9)


말씀의 사람, 열정의 사람 예레미야입니다. 그가 얼마나 하느님을 사랑했던 예언자인지 깨닫습니다. 예레미야가 자주 마고로 미싸빕, 곧 ‘사방에서 공포가!“를 외쳤기에 사람들이 그에게 이 표현을 별명으로 붙여 주었을 것입니다. 이어지는 예레미야의 하느님 고백과 찬양이 감동적입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힘센 용사처럼 제 곁에 계시니 저를 박해하는 자들이 비틀거리고 우세하지 못하리이다.---주님께 노래 불러라! 주님을 찬양하여라! 그분께서 가난한 이들의 목숨을 악인들의 손에서 건져 주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길은 하느님 찬양뿐입니다. 의로운 이를 시험하시고 마음과 속을 꿰뚫어 보시는 만군의 주님이십니다. 누가 뭐래도 하느님 앞에 떳떳하면 삽니다. 무너지지 않습니다. 아무도 그를 어쩌지 못합니다. 하느님 희망에서 샘솟는 하느님 찬양입니다. 


여기서 주목할 말마디가 가난한 자들입니다. ‘에비온ebion’ 또는 ‘아나브anaw’를 번역한 말로 사람들에게 잘못 다뤄진 이들로 하느님께 신뢰를 둔, 하느님께 희망을 둔 자들을 일컫는 말마디입니다. 그러니 여기서 실제 가난한 자들은 전적으로 그들의 신뢰와 의존을 하느님께 둔 의인들을 뜻합니다. 


이런면에서 예레미야나 예수님은 가난한 자들이요 의인들임을 깨닫습니다. 참행복 선언 1항,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하느님의 나라가 너희의 것이다.’중 가난한 사람들이 바로 여기에 속합니다. 그렇다면 참으로 하느님을 믿는 우리들은 여기 가난한 사람들의 계보에 속합니다.


친히 가난한 사람들, 즉 경건하고 힘없는 사람들과 늘 함께 하시며 보호자가 되어 주시는 주님이십니다. 비록 악인들이 이들의 육신을 죽일 수 있을지언정 그 영혼은 다치지 못합니다. 신성모독죄로 쫓기는 사면초가의 상황속에서도 예수님은 전혀 위축되지 않습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앞구절, “아버지와 나는 하나다.”(요한10,30) 라는 고백이 예수님이 의연할 수 있는 비결임을 봅니다. 이어지는 예수님의 항변입니다.


“아버지께서 거룩하게 하시어 이 세상에 보내신 내가 ‘나는 하느님의 아들이다.’하였다 해서, ‘당신은 하느님을 모독하고 있소.’ 말할 수 있느냐?”


예수님의 분명한 신원의식입니다. 진정 유다인들이 열린 마음을 지녔더라면 하느님이 예수님 안에서 일하시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사실이었을 것입니다. 이런 지도층 유다인들과는 달리 마음이 열린 보통 유다인들은 예수님의 정체를 알아보고 끊임없이 예수님을 찾습니다. 하여 이들은 바리사이들과는 달리 예수님에 관한 표징들을 분명히 깨달아 알았고, 예수님을 믿었습니다.


절망은 없습니다. 하느님은 우리의 미래이자 희망이십니다. 예레미야와 예수님과 함께 하셨던 똑같은 주님은 언제나 우리의 보호자되시어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마태복음 마지막 예수님 말씀,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는 내용도 기억하실 것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의 부족한 믿음과 사랑을 북돋워 주시며 희망찬 삶을 살게 하십니다. 시편 화답송 첫 구절을 우리의 고백으로 바칩시다.


“저의 힘이신 주님, 당신을 사랑하나이다. 주님은 저의 반석, 저의 산성, 저의 구원자시옵니다.”(시편18,2-3ㄱ).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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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젤로 2018.03.23 07:32
    "안젤로야, 이제부터 영원토록 네 희망을 하느님께 두어라"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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