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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4.6. 부활 팔일 축제 금요일                                                                              사도4,1-12 요한21,1-14



 구원의 희망

-부활하신 그리스도-



오늘 제1독서 사도행전과 요한복음 말씀도 참 아름답습니다. 희망과 빛이 넘칩니다. 순전히 부활하신 주님 덕분입니다. 방금 부른 부속가 역시 얼마나 힘차고 희망이 넘치는 지요. 특히 ‘내 희망 그리스도 살아계시니 그제자들 앞에서 갈릴래아로 가시리라.’ 대목은 절정입니다. 우리 희망 그리스도 바로 오늘 지금 여기 갈릴래아 현장에 함께 하십니다.


희망이 답입니다. 부활하신 주님만이 우리의 유일한 희망입니다. 이런 희망보다 더 좋은 명약名藥도 없습니다. 희망없는 곳이 지옥입니다. 이런 희망 역시 선물입니다. 날마다 떠오르는 태양이 선물이듯이 우리의 희망이신 부활하신 그리스도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최고의 선물입니다. 어제 써놓은 시도 생각납니다.


-자리 탓하지 말라/어디든 뿌리 내리면/거기가 자리다

 하늘만/볼 수 있으면 된다/곳곳에서/피어나기 시작한 봄꽃들

 엄동 추위 견뎌냈기에/하늘사랑만으로/행복하기에

 저리도/청초淸楚한가 보다-


하늘이 상징하는 바 부활하신 주님이십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믿고, 희망하고, 사랑하는 부활의 증인들이 실로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오늘 티베리아 호숫가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일곱 제자의 요한복음 이야기가 참 아름답습니다. 상징들로 가득 차 있는 이야기가 살아있는 장면같습니다. 


여기서 언급되는 일곱 제자는 충만함을 나타내는 상징적 숫자 일곱으로 예수님 제자들을 총체적으로 가리키며, 부활이후 그리스도인 공동체를 상징합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의 시작은 어둡습니다. 스승이자 주님이신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신후 실의失意에 빠진 제자들은 본업인 어부의 자리로 복귀합니다. 모두가 실패로 끝난 듯 참 어둡고 우울한 분위기입니다. 바로 시몬 베드로의 말이 그런 느낌입니다.


“나는 고기잡으러 가네.”


일곱 제자가 밖으로 나가 배를 탓지만 그날 밤에는 아무 것도 잡지 못했다 합니다. “헛되고 헛되다.” 라는 코헬렛의 탄식처럼 그대로 주님 부재의 허무하고 무의미한 삶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너희는 나 없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요한15,5ㄷ) 라는 주님 말씀과 더불어 주일 미사후 낮기도 대용으로 바치는 시편127장 다음 대목도 연상됩니다.


“주께서 집을 아니 지어 주시면/그 짓는 자들 수고가 헛되리로다.

 주께서 도성을 아니 지켜 주시면/그 지키는 자들 파수가 헛되리로다

 이른 새벽 일어나 늦게 자리에 드는 것도/수고의 빵을 먹는 것도

 너희에게 헛되리리.”


밤새 고기 대신 허무만 가득 길어 올린 제자들입니다. 그러나 절망의 그 어둔 자리 곁에 부활하신 주님이 계셨습니다. 믿는 이들에게 절망은 없습니다. 다음 아름다운 대목이 상징적으로 부활하신 주님이 희망이심을 잘 보여줍니다.


‘어느 덧 아침이 될 무렵, 예수님께서 뭍가에 서 계셨다.’


떠오르는 태양, 부활하신 주님과 더불어 밤의 어둠은 사라지고 희망의 빛으로 환해지는 느낌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밤새 물끄러미 사랑하는 제자들의 헛수고하는 모습을 지켜보셨음이 분명합니다. 이어지는 부활하신 주님과의 대화가 참 정겹습니다.


“얘들아, 무엇을 좀 잡았느냐?”

“못 잡았습니다.”

“그물을 배 오른쪽에 던져라. 그러면 고기가 잡힐 것이다.”


제자들이 순종하여 그물을 던졌더니, 고기가 너무 많이 걸려 끌어 올릴 수가 없었다 합니다. 앞서의 장면과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허무한 삶에서 충만한 삶으로의 반전입니다.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할 때의 충만한 삶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또 장차 있을 교회의 성공적 선교활동을 상징적으로 미리 보여줍니다. 


“주님이십니다!”


애제자의 외침에 일곱 제자들의 내면의 실망의 어둠은 환히 걷혔을 것입니다. 이어 시몬 베드로가 배에 올라 그물을 뭍으로 끌어 올렸더니 큰 고기가 백쉰세 마리나 가득 들어 있었다 합니다. 백쉰셋 역시 일곱제자의 일곱 숫자와 함께 충만함을 상징하는 숫자입니다. 


바로 오늘 사도행전에서 그대로 성취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베드로 사도의 오순절 설교에서는 3천명이 세례를 받아 신자들이 되었고, 솔로몬 주랑에서의 설교후에 많은 이가 믿게 되었는데 무려 장정만도 그 수가 5천명이나 되었다 합니다.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하니 이처럼 교회 그물에 가득차는 신자들입니다. 성령충만한 베드로는 오늘의 설교에서 나자렛 사람 예수 그리스도만이 우리 구원의 희망이심을 힘차게 증언합니다. 


“이 예수님께서는 ‘너희 집 짓는 자들에게 버림을 받았지만,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신 분’이십니다. 그분 말고는 다른 누구에게도 구원이 없습니다. 사실 사람들에게 주신 이름 가운데에서 우리가 구원받는 데에 필요한 이름은 하늘 아래 이 이름밖에 없습니다.”


부활하신 파스카의 예수님만이 유일한 구원의 희망임을 증언하는 베드로 사도입니다. 티베리아 호숫가에서 만나 넘치는 희망의 축복을 선물하신 부활하신 주님은 언제나 베드로와 함께 했음을 깨닫습니다. 똑같은 부활하신 주님께서 이 은혜로운 당신의 미사식탁에 우리를 초대해 주셨습니다.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시작된 희망의 새날, 새아침입니다.


“와서 아침을 먹어라.”(요한21,12).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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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젤로 2018.04.06 09:55
    주님과 함께 하지않으면 저희는 아무것도 할수 없습니다
    저희가 드리는 간절한 기도를 통하여 저희가 주님과 함께 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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