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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6.9.토요일 티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 기념일                                                    이사61,9-11 루카2,41-51



마음의 순수

-성모 성심의 사랑-



어제의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대축일에 이어 오늘은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 기념일입니다. 예수 성심이 우리의 영원한 안식처였다면 성모 성심은 우리의 영원한 사랑의 모범, 사랑의 모델입니다. 


흡사 사랑-사람-삶이 같은 어원에서 기인한 듯 생각됩니다. 사랑의 삶을 살 때 비로소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티없이 깨끗하신’이란 오늘 기념일 서두 말마디와 더불어 떠오르는 마태복음의 참행복입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흡사 오늘 기념하는 성모님을 지칭하는 듯 합니다. 티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입니다. 마음의 순수는 우리 수도자들의 직접적 목표이고 궁극 목표는 하늘나라입니다. 우리의 모든 수행이 우선적으로 목표하는 바 깨끗한 마음, 마음의 순수입니다. 마음이 순수할 때 그리스도의 향기요 매력적입니다.


마음의 순수는 고정적 현실이 아니라 유동적 현실입니다. 죄가 없어서 마음의 순수라기 보다는 사랑할수록 마음의 순수입니다. 사랑이 답입니다. 바로 성모 성심의 사랑이야 말로 우리의 영원한 사랑의 모범입니다. 


하느님과 예수님께 대한 사랑에서 성모님을 능가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아마 예수님도 이런 성모님의 사랑을 보고 배웠음이 분명합니다. 어제 금요강론 중 예로 든 사막교부 안토니오에 대한 일화가 생각납니다.


-세 제자들이 해마다 복된 안토니오를 방문하곤 했다. 그들은 안토니오와 그들의 생각과 영혼의 구원에 관해 토론하곤 했으나, 한 제자는 늘 침묵중에 머물렀고 안토니오에게 하나도 묻지 않았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안토니오 압바는 그 제자에게 말했다. “너는 자주 나를 보러 여기 왔는데, 결코 나에게 어느 것도 묻지 않았다.” 그러자 그 형제가 대답했다. “사부님, 저에게는 사부님을 보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그 제자는 말이 아닌 안토니오 스승의 삶을 보고 배웠음이 분명합니다. 사막교부들의 공통적 주장은 지시하는 자가 되지 말고 삶의 모범이 되라는 것입니다. 이처럼 예수님도 성모님의 삶을 보고 배웠음이 분명합니다. 더불어 생각나는 베네딕도 전기에 나오는 베네딕도 성인에 대한 묘사입니다.


“실상 성인께서는 당신이 사신 것과는 다른 어떤 것도 도무지 가르칠 수 없는 분이셨다.”


진정 사막교부들의 후예에 손색이 없는 베네딕도 성인의 삶입니다. 무엇보다 우선 예수님은 성모님으로부터 하느님 찬미의 삶을 배웠을 것입니다. 성서의 가난한 사람들, 아나뷤들에게 유일한 희망과 위로와 힘의 원천은 하느님 찬미였습니다. 우리 수도자들처럼 성모님도 분명 하느님 찬미의 기쁨으로 사셨을 것입니다. 


사랑의 찬미와 더불어 깨끗해 지는 마음입니다. 마음의 순수에 미사와 시편 성무일도를 통한 찬미의 수행보다 더 좋은 것은 없습니다. 찬미와 감사기도를 통해 살아계신 주님을 만나 위로와 치유를 받고, 평화와 기쁨을 선물로 받습니다. 더불어 마음은 끊임없이 정화되고 성화되어 온유와 겸손의 예수 성심을 닮아가게 되니 찬미와 감사의 은총이 얼마나 큰지요. 하여 저는 찬미와 감사를 영혼의 양날개라 칭하곤 합니다.


오늘 제1독서 이사야서의 찬미와 화답송 첫 구절 사무엘의 어머니 한나의 찬미가 그대로 성모님의 찬미와 일치합니다. 아마 성모님도 이들로부터 하느님 찬미를 배운 듯 합니다.


“나는 주님 안에서 크게 기뻐하고, 내 영혼은 나의 하느님 안에서 즐거워하리니, 신랑이 관을 쓰듯 신부가 패물로 단장하듯, 그분께서 나에게 구원의 옷을 입히시고, 의로움의 겉옷을 둘러 주셨기 때문이다.”


존엄하고 고귀한 품위의 하느님 자녀로서 살게 하는 찬미의 은혜가 참으로 큽니다. 찬미야 말로 사랑의 샘, 기쁨의 샘임을 깨닫습니다. 이어지는 한나의 찬미입니다.


“주님 안에서 제 마음이 기뻐 뛰고, 주님 안에서 제 얼굴을 높이 드나이다. 당신의 구원을 기뻐하기에, 제 입은 원수들을 비웃나이다.”


주님 안에서 끊임없이 바치는 사랑의 찬미, 기쁨의 찬미가 마음을 깨끗이 정화합니다. 이런 찬미의 열매가 침묵의 관상입니다. 사랑의 찬미에 이은 사랑의 침묵입니다. 얼마전 읽은 구절이 생각납니다.


“일일 필요 발설량이 있는 것 같다. 일일 발성량을 채우려고 성당에도 간다. 신심이 깊어서라기보다 성가 몇 곡을 부르면 하루 필요량을 대충 메꿀수 있기 때문이다.---어느 날 일일발성량을 채우러 간 성당에서 신부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원죄는 듣는 능력을 상실한 것이고 부활은 그 능력을 회복하는 것이다.’”


끊임없이 소리로, 노래로 성무일도를 바치는 수도자들은 일일발성량을 훨씬 능가하기에 저절로 침묵이요 일상에서 잘 들을 수 있는 능력도 지니게 됩니다. 사실 할말은 미사전례나 시편성무일도 전례에 다 담아 바친다면 일상에서 침묵중에 귀기울여 듣는 경청도 훨씬 용이할 것입니다. 


찬미와 침묵과 경청은 관상가의 기본적 자질입니다. 바로 이런 관상가의 모범이 성모님이십니다. 오늘 복음의 마지막 말마디가 깊은 울림을 줍니다.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을 요약합니다. 마음 깨끗할 때, 텅 빈 마음의 넉넉한 내적공간입니다.


‘그의 어머니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였다.’


진정 고귀한 영혼들은 담아 두는 능력에 있다 합니다. 성모님은 내적 용량이 참으로 커서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기며 하느님의 뜻을 찾았을 것입니다. 이렇게 마음 깊이 담아두고 되새겨야 조건반사적 ‘감정적 반응’에서 벗어나 ‘인격적 응답’이 가능합니다. 


아마도 예수님은 이런 성모님의 사랑의 찬미, 사랑의 침묵등 관상가의 전반적 모습을 보고 배웠음이 분명합니다. 보고 배울수 있는 참 권위가 있을 때 자연스럽게 뒤따르는 순종의 삶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을 찬미하는 우리 모두를 위로하시고 치유하시며, 평화와 기쁨을 선물하시고, 우리 마음을 깨끗하고 거룩하게 하십니다. 아침 성무일도 즈가리야 노래 후렴이 성모님의 위상을 알려줍니다.


"하와로 말미암아 닫혀진 문이 성모 마리아를 통해 열렸도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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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젤로 2018.06.09 06:12
    마음의 순수는 고정적 현실이 아니라 유동적 현실입니다. 죄가 없어서 마음의 순수라기 보다는 사랑할수록 마음의 순수입니다. 사랑이 답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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