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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6.19. 연중 제11주간 화요일                                                                       열왕기상21,17-29 마태5,43-48



예수님의 기대수준

-하늘 아버지를 닮는 것-



살아갈수록 은총보다도 죄의 심각성을 절실히 깨닫게 됩니다. 큰 죄만 짓지 않고 소박하게 살 수 있어도 큰 행복임을 깨닫습니다. 하여 매일미사가 그렇게도 고맙습니다. 미사중 제가 주목하는 부분이 두 곳입니다. 


예전에는 미사 시작 예식과 더불어 인사후 잠시 그날 미사를 소개한 후 참회예식에 들어갔지만 얼마전부터는 일체 생략한 후 인사후 잠시 침묵한후 곧장 참회고백의 기도를 바친후 자비송에 이어 미사를 시작합니다. 미사은총에 앞서 철저한 죄의 참회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또 한 곳은 영성체전 마지막으로 죄의 용서를 청하는 ‘주님의 기도’를 바치는 장면입니다. 이렇게 주님의 기도로 깨끗해진 영혼으로 주님의 성체와 성혈을 모심으로 날로 정화, 성화되는 우리들입니다. 하여 자주 죄를 뉘우치고 회개할 기회를 마련해 주는 교회의 평생성사인 성체성사와 고백성사가 참으로 고맙습니다.


어제의 제1독서에 이은 오늘 제2독서도 참으로 인상깊습니다. 죄의 결과가 얼마나 참혹한지요. 어제 오늘 완전히 지옥같은 장면입니다. 죄로 인해 하느님과의 관계가 단절된 그 자리 바로 거기가 지옥입니다. 하느님 앞에 완전 범죄는 불가능합니다. 다윗의 경우가 그렇고 오늘 아합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어제 제1독서 열왕기상권에서 일사천리로 진행됐던 이제벨과 아합의 천인공노할 완전범죄가 오늘 엘리야 예언자에 의해 낱낱이 밝혀지며 죄의 결과에 대한 무자비한 심판이 선고됩니다. 아무도 하느님의 심판을 피해가지 못합니다. 


흡사 하느님은 세상 곳곳의 사람들의 모든 행적을 살피는 CCTV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저는 오늘 열왕기상권을 읽으면서 하느님의 심판에 대해 전율했습니다. 죄가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초래하는 지 통절이 깨닫습니다. 서두부터 긴박감이 넘칩니다.


‘나봇이 죽은 뒤에 주님의 말씀이 티스벳 사람 엘리야에게 내렸다.’


서두로부터 일사천리 아합과 이제벨의 악행에 대한 심판이 선고됩니다. 죄의 결과는 이처럼 무섭고 되돌릴 수도 없습니다. 아합은 즉각적인 참회로 일단 살아있는 동안 재앙의 심판은 유보됩니다만 그 아들 대에 가서 그 집안에 재앙을 내리겠다 예고하시며 사실 그대로 됩니다. 


다윗의 경우도 기억하실 것입니다. 죄는 용서받지만 이어 집안의 불행과 파란만장한 수난이 보속처럼 뒤따르지만 다윗은 끝까지 하느님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하느님을 믿고 사랑하며 회개하는 마음으로 보속을 충실히 수행함으로 성인이 되었습니다. 


얼마전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강론중 ‘죄를 회개한 다윗은 성인이 되었지만 부패한 솔로몬은 성인이 되지 못하였다.’라는 대목도 잊지 못합니다. 끊임없는 회개가 삶의 부패를 막아줍니다. 하여 우리는 그 유명한 다윗의 통회 시편 51장을 선물로 얻게 되었고 오늘 방금 화답송 시편을 기도로 바쳤습니다. 


죄의 결과에 절망할 것이 아니라 용감히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주어진 보속에 최선을 다해야 함을 깨닫습니다. 죄에 대한 최고의 보속이자 처방은 사랑뿐입니다. 바로 오늘 제1독서에 대한 답을 복음의 예수님이 줍니다. 수녀님들의 피정기간 동안 복음의 배열이 참 은혜롭습니다. 6월14일 복음중 한 대목입니다.


“너희의 의로움이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이어 예수님은 구체적인 실례 여섯을 들면서 이들을 능가하여 하늘 나라에 들어 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주셨습니다. ‘1.화해하여라, 2.극기하여라, 3.아내를 버리지 마라, 4.정직하여라, 5.폭력을 포기하여라, 그리고 오늘의 6.원수를 사랑하여라.’입니다. 결국 여섯 모두는 사랑으로 요약됩니다. 새삼 사랑은 율법의 완성임을 깨닫습니다.


사랑이 답입니다. 죄가 없어서 마음의 순수가 아니라 사랑할수록 마음의 순수입니다. 죄책감에 시달릴 것이 아니라 더 열렬히 하느님을, 이웃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죄에 대한 최고 보속의 행위는 사랑의 실천뿐입니다. 원수를 사랑하고 박해하는 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사랑입니다.


이런 사랑이 바로 하느님 사랑을 닮은 일방적 아가페 사랑입니다. 우리 눈에 원수요 박해하는 자들이지 하느님 눈엔 분명 까닭이 있을 것입니다. 감정적으로 반응할 것이 아니라 그들의 처지를 생각하면서 하느님 다운 아가페 사랑으로 이들을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좋아서 친밀한 사랑으로 사랑하라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무한한 연민의 아가페 사랑으로 이들의 처신에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사실 심리적으로 좋아서, 친밀한 사랑으로 원수를 사랑할 수도 없거니와 이렇게 사랑하는 것을 원수도 바라지 않을 것입니다. 싫어하는 것은 죄가 아니지만 미워하는 것은 죄라는 말도 생각납니다. 싫어도 사랑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하느님 다운 사랑의 아가페 사랑입니다. 하느님이 바로 아가페 사랑의 원조입니다.


“그분께서는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 주신다.”


바로 이런 대자대비大慈大悲하신 공평무사公平無私하신 불편부당不偏不黨하신 하느님의 아가페 사랑을 닮으라는 것입니다. 참으로 집착함이 없어 이웃을 자유롭게 하는 사랑, 생명을 주는 사랑이 바로 아가페 사랑입니다. 예수님의 우리에 대한 기대 수준이 이렇듯 높습니다. 이렇게 우리를 믿어 주시는 예수님이 고맙습니다. 하늘의 아버지와 같이 완전해 지는 것 바로 이것이 예수님이 제시한 우리의 궁극 목표입니다. 


“그러므로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라.”


바로 이 말씀이 율사와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여 하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는 최종의 답이자 우리 영적 삶의 궁극 목표입니다. 아버지처럼 완전해지게, 온전해지게 하는 것이 바로 아가페 둥근 사랑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의 이기적 불순한 사랑을 정화하고 성화하여 당신의 아가페 사랑으로 변모시켜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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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젤로 2018.06.19 07:46
    주님 저희가 부패한 솔로몬보다 다윗 성인처럼 하느님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하느님을 믿고 사랑하며 회개하는 마음으로 보속을 충실히 수행하여
    하느님나라에 들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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