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15.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1515-1582) 기념일 

갈라4,22-24.26-27.31-5,1 루카11,29-32

 

 

그리스도인의 자유

-영원한 참 표징 파스카의 예수님-

 

 

오늘은 우리의 자랑스런 성녀, 예수의 데레사 동정학자 기념일입니다. 성녀 축일을 맞이할 때 마다 떠 오르는 성녀의 영성의 고스란히 담긴 ‘아무 것도 너를’ 이라는 시와 곡입니다.

 

-“아무것도 너를 슬프게 하지 말며/아무것도 너를 혼란케 하지 말지니
모든 것은 다 지나가는 것/다 지나가는 것
오 하느님은 불변하시니/인내함이 다 이기느니라
하느님을 소유한 사람은/모든 것을 소유한 것이니

하느님만으로 만족하도다.”-

 

처음 이 곡을 듣는 순간, “아, 참 좋다! 내 장례미사때 퇴장 성가로 불러 달라고 하자. 입당 성가는 프란치스코 성인의 ‘태양의 찬가’로 하고”, 되뇌었던 기억이 새롭게 떠올랐습니다. 연피정을 마쳤을 때 수녀님들이 선물로 이 두 곡을 불러줬을 때의 감미로운 추억도 잊지 못합니다.

 

정말 참 자유인의 전형인 성인들이요 특히 예수의 데레사 성녀가 그렇습니다. 하느님만으로 만족했기에, 하느님만으로 행복했기에 모든 것으로부터 해방되어 이런 자유입니다. 다음 시편 성구도 생각납니다.

 

“주님께 아뢰옵니다. ‘당신은 저의 주님, 저의 행복 당신밖에 없습니다.”(시편16,2).

“저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주님, 저의 힘이시여.”(시편18,2).

"하느님 곁에 있는 것이 내게는 행복, 이 몸 둘 곳 하느님, 나는 좋으니, 하신 일들 낱낱이 이야기하오리다."(시편73,28).

 

마치 성녀의 고백처럼 느껴집니다. 면담성사때 말씀 처방전 보속으로 자주 써드리는 성구이기도 합니다. 누구나 꿈꾸는 자유인데 과연 자유로운 사람은 몇이나 될까요. 참으로 하느님을 사랑할 때, 하느님만으로 행복할 때 참 자유입니다. 물론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은 그리스도를 사랑합니다. 바오로 사도가 그리스도인의 참 자유에 대한 귀한 말씀을 주십니다.

 

“그러므로 형제 여러분, 우리는 여종의 자녀가 아니라 자유의 몸인 부인의 자녀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자유롭게 하시려고 해방시키셨습니다. 그러니 굳건히 서서 종살이의 멍에를 메지 마십시오.”

 

하느님을 사랑할 때, 그리스도를 사랑할 때 비로소 이런 자유의 선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살이에서 벗어나 참 자유를 누립니다. 누가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입니까?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잘 듣고 지킬 때 참행복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 앞전의 예수님 말씀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

 

그러나 오늘 복음의 표징을 요구하는 이들은 이와는 정반대의 사람들임을 깨닫습니다. 참으로 하느님을 사랑하는 순수하고 진실한 사람들은 절대로 표징이나 기적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것만으로 만족하고 행복한데, 눈만 열리면 무수한 하느님 사랑의 표징과 기적으로 가득한 세상인데 새삼 무슨 표징이나 기적을 요구하겠는지요. 예나 이제나 표징을 요구하는 세대에 대한 예수님의 답은 다음 하나일 것입니다.

 

“이 세대는 악한 세대이다.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이어 주님은 솔로몬의 지혜를 들으려고 땅끝에서 왔던 남방 여왕의 예와, 요나의 설교를 듣고 회개하였던 이교인들의 예를 들면서 못박듯이 당신의 확신을 토로하십니다.

 

“그러나 보라, 솔로몬보다 더 큰이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보라, 요나보다 더 큰이가 여기에 있다.”

 

요나의 표징이 상징하는 죽으시고 부활하신 파스카의 예수님 자체가 표징중의 표징인데 새삼 무슨 표징이 필요하겠는지요. 솔로몬보다 더 큰 지혜의 화신, 예언자보다 더 큰 예언자 주님을 두고 무슨 표징을 찾겠는지요. 그대로 회개의 표징, 희망의 표징, 자유의 표징이 예수님이십니다. 예수님은 물론 모든 성인들 역시 빛나는 회개의 표징, 희망의 표징, 자유의 표징입니다. 

 

더불어 주님을 믿는 우리 역시 저절로 이웃에 회개의 표징, 희망의 표징, 자유의 표징이 될 것이며 이런 삶 자체보다 더 좋은 복음 선포도 없을 것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은 표징을 요구하는 악한 세대를 향한 회개의 촉구이기도 합니다. 정말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기본적 수행에 충실했더라면 이런 탈선과도 같은 표징을 요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사실 우리에겐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보다 더 좋은 표징도 없을 것입니다. 예수님이 참 표징임을 선포하는 하느님의 참 좋은 선물이 주님의 성체성사입니다.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시니 이 성찬에 초대받은 이는 복되도다.”

 

미사중 성체를 받아 모시기전 사제의 말씀이 주님만이 영원한 참 표징임을 선포합니다. 참으로 주님을 사랑하는 이들은 주님 표징 하나만으로 충분합니다. 주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본질적 수행에 충실합니다. 바로 여기 참 자유와 행복의 비결이 있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만이 영원한 참 표징임을 깨닫게 하시고 참 자유인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주님의 자애를 영원히 노래하오리다. 제 입은 당신의 진실을 대대로 전하오리다.”(시편89,2).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55 자비롭고 지혜로운 사람 -무지에 대한 답은 회개와 믿음뿐이다-2021.3.4.사순 제2주간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21.03.04 159
1854 참 삶, 참 행복 -“사랑하라, 찾아라, 만나라, 선포하라”-2021.7.22.목요일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축일 프란치스코 2021.07.22 159
1853 주님과 우정의 여정 -구원과 멸망-2021.10.27.연중 제30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21.10.27 159
1852 예닮의 여정 -마음정화, 자기인식, 예수사랑-2022.2.27.연중 제8주일 프란치스코 2022.02.27 159
1851 예수님은 누구인가? -“한결같이 늘봄”을 사셨던 분-2022.4.8.사순 제5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22.04.08 159
1850 사랑은 분별의 잣대 -사랑은 은총, 선택, 공부, 훈련이다-2022.5.19.부활 제5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2.05.19 159
1849 민족 공동체의 화해와 일치를 위하여 -기도, 회개, 용서-2022.6.25.토요일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남북통일 기원미사) 프란치스코 2022.06.25 159
1848 하늘 나라 잔치에 초대 받은 삶 -"하느님의 자녀답게!"-2023.10.15.연중 제28주일 프란치스코 2023.10.15 159
1847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영적 승리의 삶- “모세처럼, 예수님처럼 사세요!”2024.3.14.사순 제4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4.03.14 159
1846 기도와 삶-2015.8.3. 연중 제18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15.08.03 160
1845 공동생활의 축복祝福 -빛과 어둠이 공존共存하는 공동체-2016.9.6.연중 제23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16.09.06 160
1844 나의 멘토는 누구인가?-네적시야內的視野의 심화深化와 확장擴張-2016,12,10 대림 제2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16.12.10 160
1843 참 자유롭고 부요하고 행복한 사람들 -하느님 아버지 중심의 삶-2018.6.20. 연중 제11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6.20 160
1842 비움의 여정 -순교적 삶-2018.9.15. 토요일 고통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8.09.15 160
1841 하느님 나라를 꿈꾸는 우리들 -절망은 없다-2018.3.2. 사순 제2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3.02 160
1840 성령충만한 삶 -위에서 태어난 사람들-2018.4.10.부활 제2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18.04.10 160
1839 기도와 삶 -기도가 답이다-2019.6.1.토요일 성 유스티노 순교자(100/110-166)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9.06.01 160
1838 어린이 같은 사람이 됩시다 -경외fear와 섬김serve- 여호24,14-29 마태19,13-15 1 프란치스코 2019.08.17 160
1837 사랑은 분별의 잣대 -영적靈的일수록 현실적現實的이다-2019.9.7.연중 제22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9.07 160
1836 하느님 -자연과 인간의 무지와 허무에 대한 답答-2019.10.15.화요일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1515-1582)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9.10.15 160
Board Pagination Prev 1 ... 74 75 76 77 78 79 80 81 82 83 ... 171 Next
/ 171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