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21.수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 자헌 기념일

즈카2,14-17 마태12,46-50

 

 

기쁨의 공동체

-예수님의 참가정 공동체-

 

 

동정 마리아 축일 공통 아침성무일도시 즈카르야 후렴이 은혜로웠습니다. 마음에 새롭게 와 닿았습니다.

 

"하와로 말미암아 닫혔던 낙원의 문이 동정 마리아를 통해 열렸도다."

 

복되신 동정 마리이에 대한 이보다 더 큰 찬사는 없을 것입니다. 오늘은 복되신 동정 마리아 자헌 기념일입니다. 성모님의 축일을 맞이할 때 마다 은은한 기쁨을 느낍니다. 오늘 11월21일에 로마 가톨릭교회와 동방 정교회에서 이 축일을 지냅니다. 우선 오늘 축일의 유래를 잠시 소개합니다.

 

이 축일은 신약성경에서 유래한 것이 아니라 저자가 확실하지 않는 약 200년경에 쓰여진 외경 야고보 원복음서의 기록을 기초로 합니다. 전승에 의하면 성모님의 부모인 요아킴과 안나는 오랫동안 자식을 낳지 못하던 자신들에게 준 딸을 준 하느님께 감사하면서 마리아가 3세 되던 해에 예루살렘 성전에서 봉헌했다 합니다.

 

이 축일은 본디 543년 동로마 제국의 유스티노 1세 황제의 명령으로 예루살렘에 세워진 성 마리아 대성당 축성식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서방교회에서는 1472년 식스토 4세 교황이 ‘복되신 동정 마리아 자헌 기념일’로 선포하였으며, 1969년 로마 전례력에도 그대로 남아 이후 계속 기념되고 있습니다.

 

봉헌의 기쁨입니다.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기쁨의 비밀을 보여줍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참가정 공동체에 대해 밝혀주고 있습니다. 당대 예수님의 제자들뿐 아니라 참으로 주님을 믿는 우리들 역시 예수님의 참가정 공동체에 속해 있음을 깨닫습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예수님의 참가정 공동체를 끊임없이 성장, 성숙시킵니다.

 

누가 예수님의 참가정 공동체에 속한 사람들입니까? 바로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명확하게 밝혀주십니다. 예수님은 당신 어머니와 형제들이 당신을 찾으신다는 전갈에 “누가 내 어머니고 누가 내 형제들이냐?” 반문하신다음 주변의 당신 제자들을 가리키며 말씀하십니다. 흡사 미사에 참석하고 있는 주님의 제대 주변의 우리를 향해 말씀하시는 느낌입니다.

 

“이들이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어머니다.”

 

참 귀하고 고마운 말씀입니다. 예수님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라는 말씀을 통해 새삼 예수님이 얼마나 아버지와 깊은 일치 속에 사셨는지 깨닫게 됩니다. 예수님은 물론 오늘 기념하는 복되신 동정 마리아님 역시 평생 아버지의 뜻을 충실히 실행했던 분이셨습니다.

 

오늘 복음 환호송 “하느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은 행복하여라”라는 말씀도 이와 일치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바로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예수님의 참가정공동체를 구체적으로 세측면에 걸쳐 나눠 묵상하곤 합니다. 제 자작 좌우명 애송시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6째 연이 이와 관련됩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아버지의 집’인 수도원에서 

주님의 전사(戰士)로, 

주님의 학인(學人)으로, 

주님의 형제(兄弟)로 살았습니다.

끊임없이 이기적인 나와 싸우는 주님의 전사로

끊임없이 말씀을 배우고 실천하는 주님의 학인으로

끊임없이 수도가정에서 주님의 형제로 살았습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전우애와 학우애와 형제애가 창조적 긴장의 균형을 이룬 공동체가 진정 예수님의 참 가정공동체라는 것입니다. 물론 가장 강조되어야 할 측면은 형제애입니다. 형제애에 포함되는 전우애, 학우애입니다. 베네딕도 성인도 그의 규칙서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상적인 형제적 공동체를 위한 헌장같은 제72장에서 다음과 같이 그 특징을 나열합니다.

 

“서로 존경하기를 먼저 하고, 육체나 품행상의 약점들을 지극한 인내로 참아 견디며, 서로 다투어 순종하고, 아무도 자신에게 이롭다고 생각되는 것을 따르지 말고 오히려 남에게 이롭다고 생각하는 것을 따를 것이며, 형제적 사랑을 깨끗이 드러내고,---그리스도보다 아무것도 더 낫게 여기지 말 것이니, 그분은 우리를 다 함께 영원한 생명으로 인도하실 것이다.”

 

전우애와 학우애가 형제애 안에서 하나로 녹아있는 느낌입니다. 여기서 결코 잊지 말아야 할 예수님의 참가정 공동체의 특징인 기쁨입니다. 모든 것이 다 있는데 기쁨이 없다면, 참 공허하기 짝이 없을 것입니다. 사실 참으로 평생, 주님의 전사, 주님의 학인, 주님의 형제로서의 수행에 정진한다면 저절로 기쁨도 샘솟을 것입니다. 

 

바로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공동체에 주시는 주님의 참 좋은 선물이 기쁨입니다. 바로 오늘 제1독서 즈카르야 예언서의 서두 말씀이 주님을 중심으로 한 기쁨의 공동체의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딸 시온”은 우리 모두를 가리킵니다.

 

“딸 시온아,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정녕 내가 이제 가서 네 한가운데에 머무르리라. 그날에 많은 민족이 주님과 결합하여 그들은 내 백성이 되고, 나는 그들 한가운데에 머무르리라.”

 

오늘이 바로 그날입니다. 바로 오늘 예수님의 참가정 공동체인 교회를 통해 실현되어야 할 아름다운 공동체 모습입니다. 여기서 문득 연상된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얼마 전 발표하신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Gaudete et Exultate–현대 세계에서 성덕의 소명에 관한 교황 권고’입니다. 참 아름다운 시의적절한 가르침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공동체가 진짜 예수님의 참가정공동체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화두 역시 기쁨입니다. 발표하신 내용의 목록을 봐도 단박 드러납니다. 복음의 기쁨, 사랑의 기쁨,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그리고 맨처음 나온 회칙 ‘찬미받으소서’ 역시 ‘찬미의 기쁨’으로 이해해도 무방하겠습니다. 

 

이번 피정기간 저자 친히 피정을 지도하며 교재로 사용한 요한복음 주석서 “평화의 예수”(김근수 지음)에 나오는 다음 대목이 신선한 깨달음이었습니다.

 

‘안타깝게고 그리스도교 역사에서 진리보다 기쁨이 덜 강조되는 경향이 있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책 <복음의 기쁨>은 진리와 기쁨을 강조한다. 진리가 옳다고 동의하기 전에, 진리는 기쁨을 준다고 느끼면 좋겠다. 사실 진리와 기쁨은 분리된 것이 아니다. 진리의 기쁨이다.---예수는 진리 이전에 기쁨으로 세상에 왔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고 예수는 기쁨이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최근 저서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에서 교황님은 현대세계에서 성덕의 징표로 “1,항구함과 인내, 2.기쁨과 유머 감각, 3.담대함과 열정, 4.공동체 안에서, 5.지속적인 기도” 다섯을 언급합니다. 바로 예수님의 참가정공동체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이들 중 기쁨과 유머 감각에 관한 내용이 아름다워 그 일부를 나눕니다.

 

-거룩한 사람들은 소심하거나 침울하거나 언짢거나 우울하거나 암울한 얼굴과는 거리가 멉니다. 거룩한 이들은 기쁨과 즐거운 유머로 가득합니다. 그들은 철저히 현실적이지만 긍정적이고 희망에 가득 찬 영으로 다른 이들을 비춥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성령 안에서 누리는---기쁨입니다.’---바오로 사도는 말씀하십니다. ”주님 안에서 늘 기뻐하십시오. 거듭 말합니다. 기뻐하십시오”(필리4,4).-

 

오늘 축일을 지내는 성모 마리아님 역시 찬미의 어머니, 기쁨의 어머니였습니다. 찬미의 기쁨, 순종의 기쁨, 비움의 기쁨, 말씀의 기쁨, 진리의 기쁨이 성모 마리아의 삶에서 절정을 이룹니다. 예수님 역시 이런 성모님의 기쁨을 보고 배웠음이 분명합니다. 매일 저녁성무일도 끝무렵에 바치는,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로 시작하는 마리아의 찬가 역시 얼마나 기쁨에 가득 한지요.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봉헌하는 우리 모두에게 참 기쁨과 평화를 선사하시어 참 좋은 당신의 가정 공동체를 실현시켜 주십니다. 아멘.

 

  • ?
    고안젤로 2018.11.21 08:58
    주님 말씀을 통해 저희에게 주시는 참 평화와 기쁨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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