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4.2.사순 제5주간 목요일                                                              창세17,3-9 요한8,51-59

 

 

 

주님과 항상 함께 하는 삶

-주님과 우정友情의 여정-

 

 

 

이번 같이 코로나 사태로 인해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의 사순시기는 영혼에 울림을 주는 깊고 밝은 글이나 책을 찾아 읽게 됩니다. 얕고 가벼운 글이나 책은 저절로 멀리 하게 됩니다. 깊고 좋은 분은 늘 봐도 반갑고 새롭듯 깊고 좋은 책이나 위대한 인물들의 자서전이나 대담집도 그러합니다. 말 그대로 ‘늘 옛스러우면서도 늘 새롭습니다(ever old, ever new)’.

 

저에겐 늘 곁에 놔두고 생각나면 찾아 보는 대담집이 있습니다. 볼 때 마다 새롭고 영감을 받습니다. 베네딕도 16세 전임 교황님의 ‘마지막 이야기’도 그중 하나입니다.

 

-“믿는 사람은 결코 혼자 있지 않군요?”-

“네 정말 그렇습니다. 우리 자신은 홀로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저는 어떠한 것도 혼자서 행할 수 없습니다. 항상 그분이 함께하시지요. 저는 그분의 음성을 경청하고, 그분께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그리고 아주 가까운 협력자와 함께 일해야 합니다.”

 

-“어떻게 이것을 잘 할 수 있나요?”-

“음, 주님께 도와 달라고 간절히 청합니다. 그리고 마음을 모으고 내적인 고요를 유지합니다. 그러면 기도로 반복하여 주님께 문을 두드릴 수 있습니다. 그러면 마음이 열리지요.”

 

-“교황님은 죽음을 준비할 수 있나요?”-

“죽음은 준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준비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금 일정한 행동을 취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하느님 앞에서 마지막 시험을 통과할 수 있는 내적인 삶을 산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이 세상을 떠나 그분 앞에, 성인들과 친구들 앞에, 그리고 낯선 사람들 앞세 머물게 될 것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삶의 유한성을 받아들이고 내적으로 하느님 앞에 나아가는 삶을 의미하지요.”

 

-“교황님은 이를 어떻게 준비하나요?”-

“저는 단순히 묵상을 통해 준비합니다. 저는 항상 반복적으로 마지막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준비하고, 특히 침착한 태도를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중요한 것은 제가 죽음을 표상하는 것이 아니라 삶 전체가 그분과의 만남을 향해 가까이 나아간다는 것을 제 스스로 의식하며 사는 것입니다.”

 

감동적인 대목을 인용하여 나눴습니다. 참 진솔한 고백입니다. 위대한 신앙의 인물들은 한결같은 기도의 사람들입니다. 끊임없이 간절히 기도하면서 늘 죽음을 항상 눈앞에 환히 두고 살았습니다. 참으로 중요한 것이 주님과 늘 함께 하는 삶입니다. 

 

바로 오늘 창세기의 아브라함과 복음의 예수님이 참 좋은 모범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기도하는 아브람에게 계약을 맺으시고 축복을 약속하십니다. 늘 주님과 대화의 기도중에 살았던 아브라함이었습니다.

 

“나를 보아라. 너와 맺은 내 계약은 이것이다. 너는 많은 민족의 아버지가 될 것이다. 너는 더 이상 아브람이라 불리지 않을 것이다. 이제 너의 이름은 아브라함이다. 내가 너를 많은 민족들의 아버지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약속은 성취되어 먼 후대의 우리들은 아브라함의 참 자손이 되어 살고 있지 않습니까? 참으로 늘 하느님과 깊은 일치의 친교중에 살았던 아브라함임을 깨닫습니다. 화답송 시편도 늘 기도하고 주님의 얼굴을 찾으며 기억할 것을 촉구합니다.

 

“주님과 그 권능을 구하여라. 언제나 그분 얼굴을 찾아라. 그분이 이루신 기적과 이적을 기억하여라.”

 

오늘 복음의 예수님 역시 하느님 아버지와 얼마나 깊은 일치의 친교중에 사셨는지 능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유다인들에게 자신의 확신을 고백하시는 예수님이십니다. 역시 우리 모두에게 주시는 예수님의 자기계시의 말씀입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내 말을 지키는 이는 영원히 죽음을 보지 않을 것이다.---나는 그분을 알고 또 그분의 말씀을 지킨다. 너희 조상 아브라함은 나의 날을 보리라고 즐거워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보고 기뻐하였다.---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아브라함이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다(Amen, amen, I say to you, before Abraham came to be, I AM).”

 

아브라함에 한 약속은 마침내 예수님을 통해 실현되었음을 봅니다. 윗 말씀의 후반부를 영어로 보면 예수님이 바로 ‘신적 존재(I AM)’ 하느님이심을 알게 됩니다. 이런 주님이시기에 당신의 말을 지키는 이는 영원히 죽음을 보지 않을 것이라 말씀하실 수 있는 것입니다.

 

무지에 눈이 가려 예수님을 통해 하느님 아버지를 보지 못하는 무지의 유다인들입니다. 하여 그들은 돌을 들어 예수님께 던지려고 하였고 예수님께서는 몸을 숨겨 성전 밖으로 나가십니다. 믿음의 눈만 열리면 예수님은 그대로 하느님의 현존임을, 아브라함이 태어나기 전부터 계셨던 분이심을 알 수 있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의 인도자요 도반이신 당신과의 우정을 날로 깊게 해 주십니다. 어제 수요일 오전,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일반 청중들과의 만남시간에 주신 말씀으로 강론을 마칩니다.

 

“예수님은 신실한 친구이십니다. 그분은 늘 함께 하시며, 결코 실망시키지 않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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