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21.1.8.주님 공현 대축일 후 금요일                                                     1요한5,5-13 루카5,12-16

 

 

 

영원한 생명

-주님과 일치의 치유와 구원-

 

 

 

어제 뜻밖의 부음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제 칠순때 선물금을 보내 주셨고 인터넷 강론에 댓글도 자주 다는 분인데 갑자기 급성심근경색으로 81세로 선종하셨다는 자녀들의 문자 메시지였습니다. 이름은 옥부선 안나로 경북 영주 분인데 한 번도 뵌적은 없는 생면부지의 분입니다. 코로나로 장례식에 참석치 못한 분들의 조문 메시지들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부선아, 너는 많이 베풀고 착하게 살았으니 하느님 뵈올 것을 믿고 영원한 안식을 바란다. 아멘.”

 

“함께 하느님을 찬양하던 일상들이 이제 추억으로 돌아갔네요! 이별의 아픔이 가슴을 적시지만 예수님의 사랑속에서 영원한 안식을 기원합니다. 주님 이제 이 세상의 여정을 마치고 주님곁에서 영원한 안식을 갈망했던 옥부선 안나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소서.”

 

댓글로 보아 성실히 하느님과 이웃을 섬기며 사셨던 분임이 분명합니다. 참으로 알 수 없는 것이 죽음이요 마지막 최종 시험 날짜인 죽음의 날은 아무도 모릅니다. 우리도 작년 바오로 수사님을 떠나 보냈습니다. 흡사 공동체 형제들이 죽음을 향해 나란히 줄서 있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그 차례는 주님만이 아실 것입니다.

 

죽음이 있어 삶이 선물임을 깨닫습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의 물음은 ‘어떻게 살 것인가?’의 물음으로 직결됩니다. 참으로 늘 기억해야 할 것 둘은 하느님과 죽음뿐임을 깨닫습니다. 하여 사막교부들은 물론 분도 성인은 제자들에게 ‘날마다 죽음을 눈앞에 환히 두고 살라’ 하셨습니다. 

 

저 또한 역시 피정 지도시 자주 권했던 것이 임종어 써보기, 묘비명 써보기 였습니다. 좌우명 역할을 하는 이런 임종어나 묘비명을 보며 늘 자신을 추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음대로, 뜻대로 할 수 없는 죽음의 은총이지만 정말 잘 죽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없습니다. 아주 예전 어느 형제가 아내 묘비명을 청하기에 지체없이 써드렸던 성구가 생각납니다.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

 

제 좌우명이자 묘비명으로 삼고 싶은 글은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고백시중 마지막 연입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일일일생 하루를 평생처럼, 처음처럼, 마지막처럼 살았습니다.

저에게 하루하루가 영원이었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이렇게 살았고 내일도 이렇게 살 것입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받으소서.”

 

언젠가 또는 죽어서가 아니라 날마다의 오늘 지금 여기서 영원을, 영원한 생명을 살아야 합니다. 우리의 궁극의 희망이자 목표가 영원한 생명입니다. 인생 허무와 무지, 무의미에 대한 궁극의 답도 영원한 생명뿐입니다. 영원한 생명은 무엇입니까? 요한 사도의 궁극의 화두도 영원한 생명이었고 제1독서에서 명쾌한 답을 줍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셨고 그 생명이 당신 아드님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아드님을 모시고 있는 사람은 그 생명을 지니고 있고, 하느님의 아드님을 모시고 있지 않는 사람은 그 생명을 지니고 있지 않습니다.”

 

세상을 이기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바로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드님을 믿는 사람이요 아드님을 모시고 있는 사람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참 좋은 선물인 영원한 생명의 예수님을 모셔야 비로소 영적 승리의 삶이요 이미 우리는 이런 삶을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나병환자를 고치신 일화입니다. 주님과의 만남을 통한 치유와 영원한 생명의 구원임을 깨닫습니다. 살아있는 동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주님과 우정의 일치 관계를 깊이하는 일뿐입니다.

 

-“주님!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말씀하십니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그러자 곧 나병이 가셨다.-

 

믿음을 통한 주님과 일치의 치유와 구원이요 영원한 생명의 체험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의 일방적 치유는 없습니다. 치유의 구원 은총에 선행하는바 우리의 간절하고 절실한 믿음입니다. 믿음과 기도는 함께 갑니다. 오늘 복음의 후반부 내용이 의미심장합니다. 

 

‘예수님의 소문은 점점 더 퍼져, 많은 군중이 말씀도 듣고 병도 고치려고 모여 왔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외딴곳으로 물러가 기도하셨다.’

 

예수님의 삶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외딴곳에서의 기도요, 우리 역시 언제 어디서나 마련해야 할 외딴곳의 기도처입니다. 시공을 초월하여 영원히 우리와 함께 하시는 주님은 우리 삶의 중심이자 외딴곳인 이 거룩한 성전에서의 미사를 통해 우리를 치유하시고 믿음을 굳건히 하시며 영원한 생명을 선사하십니다. 아멘.

 

 

 

 

  • ?
    고안젤로 2021.01.08 09:17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셨고 그 생명이 당신 아드님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아드님을 모시고 있는 사람은 그 생명을 지니고 있고, 하느님의 아드님을 모시고 있지 않는 사람은 그 생명을 지니고 있지 않습니다.”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411 천사적 삶 -찬미讚美와 선행善行의 삶-2016.9.29. 목요일 성 미카엘, 성 가브리엘, 성 라파엘 대천사 축일 프란치스코 2016.09.29 104130
3410 사랑의 공동체-사랑밖엔 길이 없었네-2015.1.8. 주님 공현 후 목요일(뉴튼수도원 59일째) 프란치스코 2015.01.08 2960
3409 왕중의 왕이신 그리스도 -섬김의 왕, 진리의 왕, 평화의 왕-2015.11.22. 주일 그리스도왕 대축일(성서주간) 프란치스코 2015.11.22 2633
3408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사랑하라, 찬미하라, 기뻐하라-2016.4.10. 부활 제3주일 프란치스코 2016.04.10 2495
3407 주님과 일치의 여정중인 우리들 -그리스도 중심의 삶- 2022.9.5.연중 제23주간 월요일 ​​​​​​​ 프란치스코 2022.09.05 2111
3406 천상의 것을 추구하십시오.-부활의 기쁨-2016.3.27. 예수 부활 대축일 프란치스코 2016.03.27 2010
3405 참 행복한 삶 -기다리라, 기뻐하라, 사랑하라-2019.12.15. 대림 제3주일(자선주일, 장미주일) 1 프란치스코 2019.12.15 1393
3404 하늘 나라의 삶 -사랑의 관상, 사랑의 활동-2023.7.31.월요일 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 사제(1491-1566)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7.31 1236
3403 환대(歡待)의 성모 마리아-환대 예찬-2015.2.7. 토요일(성모영보수녀원 피정 3일째) 1 프란치스코 2015.02.07 886
3402 새 예루살렘 -늘 깨어 기도하여라-2020.11.28.연중 제34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0.11.28 864
3401 천국에서 천국으로 -한결같은 삶-2015.2.6. 금요일(말씀의 성모 영보 수녀원 피정 2일째) 1 프란치스코 2015.02.06 864
3400 내 삶의 여정旅程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2016.1.3. 주일 주님 공현 대축일 프란치스코 2016.01.03 844
3399 보물찾기 인생 여정 -참보물이자 참지혜이신 그리스도 예수님- 2023.7.30.연중 제17주일 프란치스코 2023.07.30 792
3398 그리스도 예수님 중심의 공동체 -환대와 섬김의 사랑-2023.7.29.토요일 주님의 손님 성녀 마르타와 성녀 마리아와 성 라자로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7.29 783
3397 연민과 겸손 -참여형과 은둔형-2015.1.15. 연중 제1주간 목요일(뉴튼수도원 66일째) 히브3,7-14 마르1,40-45 1 프란치스코 2015.01.15 764
3396 아나빔(anawim)의 영성-성서의 가난한 사람들-2015.12.15. 대림 제3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15.12.15 753
3395 떠남의 여정- 2015.2.5. 목요일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 3 프란치스코 2015.02.04 748
3394 어린이처럼-2015.10.1. 목요일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1873-1897) 축일 프란치스코 2015.10.01 738
3393 예수님의 공동체-오래된 미래-2015.1.22.연중 제2주간 목요일(뉴튼수도원 73일째) 프란치스코 2015.01.22 705
3392 착한 목자 -예수닮기, 예수살기-2015.4.26. 부활 제4주일(성소주일, 이민의 날) -인보성체수도회 피정지도 6일째)- 프란치스코 2015.04.26 67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71 Next
/ 171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