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0.연중 제2주간 수요일                                                            히브7,1-3.15-17 마르3,1-6

 

 

 

사랑이 답答이요 식食이요 약藥이다

-사랑의 대사제 예수님-

 

 

 

사랑의 삶을 살아서 사람입니다. 이게 사람의 정의입니다. 궁극엔 사랑의 승리, 사랑의 분별입니다. 만병의 근원이 사랑 결핍이요 만병통치약이 사랑입니다. 사랑이 답이요 식이요 약입니다. 사랑이 있는 곳에 하느님이 계십니다. 눈만 열리면 곳곳에서 발견되는 사랑이요 하느님입니다. 사랑밖에는 길이 없습니다. 이런 사랑 모두의 중심에 사랑의 대사제 예수님이 살아 자리 잡고 계십니다.

 

인생 무지와 무의미, 허무에 대한 답도 사랑뿐입니다. 우리 모두 평생 사랑의 학교에 재학중인 죽어야 졸업인 학생들이요, 평생 배워야 하는 평생공부가 사랑입니다. 아무리 공부해도 여전히 부족함을 느끼는 사랑공부요 하여 우리는 영원히 사랑의 초보자뿐일 수 없습니다.

 

사랑의 색깔은 참 다양하여 끝이없습니다. 하나의 햇빛은 프리즘을 통해 빨,주,노,초,파,남,보의 일곱색깔로 표현되지만 하나의 주님 사랑의 빛은 이보다 더 다양한 색깔로 표현됩니다. 어제 하루도 묵상해 보니 사랑으로 요약되는 하루 였고 그 여러 예화를 나눕니다.

 

1.며칠전(1.15일) 읽은 기사입니다. 노년기는 유년기, 성년기와 더불어 인생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인생이 3막짜리 연극이라면 우리에게는 절정의 마지막 무대가 남아 있다. 좋은 인생은 좋은 이야기를 쓰는 것과 같다. 바로 사랑의 이야기이다. 발단과 전개 그리고 결말의 순간, 노년기야말로 상상력의 날개를 펼쳐야 할 때이다. 

 

2.어제 한겨레 신문 1면에 커다란 사진과 기사에 눈길이 멎었고 감동했습니다. 잘 들여다보니 노숙인에게 외투와 장갑을 벗어준 장년 남자의 시민 사진에 다음과 같은 설명이 참 마음 훈훈하고 따뜻하고 먹먹하게 했습니다. 역시 이런 분들이 있어 살만한 세상입니다.

 

“소낙눈이 무섭게 쏟아지던 18일 오전 서울역앞 광장에서 얇은 군용 내피와 수면용 바지에 의존해 겨울을 나던 노숙인에게 지나가던 시민이 자신이 입고 있던 방한용 외투와 장갑, 그리고 지갑 속 5만원을 건네고 있다. 노숙인은 ‘너무 추워서 따뜻한 커피 한 잔만 사달라고 했는데 아무런 대꾸도 없이 어깨를 잡더니 입고 있던 외투와 장갑을 줘 너무 고맙고 눈물이 난다’고 했다. 이 시민은 인터뷰할 틈도 없이 빠른 걸음으로 사라졌다.”

 

얼마나 멋지고 아름답고 감동적인 장면인지요. 그대로 노숙인은 사랑의 하느님을 체험한 것입니다.

 

3.대가大家의 특징은 겸손한 사랑임을 깨닫게 하는 예화도 감동적이었습니다. 세계적 피아니스트 백건우를 만난 윤학 변호사의 글 일부를 그대로 인용합니다.

 

‘공연장으로 내려가니 단출한 점퍼 차림의 그가 마스크를 벗었다. 따스한 눈빛이었다. 내가 그려왔던 백건우가 거기 있었다. 부드럽고 편안한 그 얼굴---나는 그에게 답장을 보냈다. 

“저는 선생님을 만난 후 거짓말처럼 외롭다는 생각이 사라졌어요, 정말 신기해요. 가족들도 제 얼굴이 좋아졌다고 해요.”

그는 연주를 통해 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관객 한사람, 한사람에게 피아노 소리가 아니라 그의 마음을 들려주고 있었다. 위대한 거장을 만들어 내는 밑거름도 역시 순수한 사랑이구나! 사람의 마음을 살피는 마음 씀씀이에서 거장이 탄생한다는 사실을 나는 깨달았다. 그가 나와 함께 이 세상을 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벅차 온다.‘(가톨릭다이제스트2021.2월6.9쪽)

 

4.어제 오후 늦게 배밭을 걷던 중 매실 나무들을 전지하던 세 수도형제들의 장면이 참 아름다워 사진에 담았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곳곳에서 다양한 아름다움으로 표현되고 있음을 봅니다. 하느님과 자연과 하나되어 일하는 참 자연스럽고 평화로운 장면이요, 새삼 무수한 아름다운 색깔로 다양하게 표현되는 사랑임을 깨닫습니다. 결코 한 색깔의 사랑이 아닙니다. 사람마다 마음 깊이에는 사랑과 평화의 강이 흐르고 있습니다.

 

이렇듯 눈만 열리면 곳곳에서 발견되는 사랑이요 하느님이심을 깨닫습니다. 이밖에도 무수한 일화들이 있지만 여기서 끝냅니다. 오늘 복음도 사랑의 이야기입니다. 율법에 눈이 먼 무지의 바리사이들은 율법의 잣대로 사랑의 주님을 재단하니 참 어불성설입니다. 율법의 나무는 보고 사랑의 숲을 못보는 편향된 시야를 지닌 무지의 병자들입니다. 예수님께 판단의 잣대는 사랑이요 결국은 사랑의 승리입니다.

 

안식일의 취지가 무엇입니까? 사랑입니다. 안식일에도 좋은 일을 하는 것은, 목숨을 구하는 것은 너무나 합당한 일입니다. 바리사이들이 묵묵부답 답이 없자 예수님은 이들의 마음이 완고한 것을 몹시 슬퍼하시면서 손이 오그라든 사람에게 “손을 뻗어라.”하고 말씀하시자 그의 손이 다시 성하여집니다. 아마도 오그라든 손과 더불어 오그라든 마음도 활짝 펴졌을 것이니 주님 사랑에 의한 심신心身의 동시적 치유입니다. 

 

사랑의 기적이요 사랑의 치유입니다. 참으로 바리사이들의 마음의 병인 완고함이 얼마나 큰 장애물인지 깨닫습니다. 정말 이런 마음의 완고함이 마음의 병이요 죄입니다. 이들의 완고한 마음은 점입가경, 악으로 치달아 헤로데 당원들과 야합하여 예수님을 어떻게 없앨까 모의를 합니다. 새삼 무지의 죄이자 병이자 악이 얼마나 인간에게 근원적 문제인지 깨닫게 됩니다.

 

이런 무지에 대한 근원적 처방의 해결책은 제1독서 사랑의 대사제 예수님뿐입니다. 육적인 혈통과 관련된 율법규정이 아니라, 불멸하는 생명의 힘에 따라 대사제가 되신, 바로 이 거룩한 미사를 집전하시는 파스카의 예수님뿐이십니다. 

 

바로 시편 화답송 후렴이-“멜키체덱과 같이, 너는 영원한 사제로다.”- 지칭하는 바, 바로 파스카의 예수님이십니다. 창세기에서 아브라함을 축복했던 불가사의의 신비스런 인물로 정의의 임금이자 평화의 임금이란 뜻을 지닌 멜키체덱은 그대로 대사제 예수님을 예표합니다.

 

“그는 아버지도 없고 어머니도 없으며 족보도 없고 생애의 시작도 끝도 없는 이로서 하느님의 아들을 닮아, 언제까지나 사제로 남아있습니다.”

 

바로 죽으시고 부활하시어 영원한 사제가 되신 파스카의 예수님을 미리 보여주는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사제 멜키체덱입니다. 우리의 영원한 대사제이신 주님은 친히 이 거룩한 미사를 집전하시며 당신 사랑으로 우리의 근원적 무지의 병의 치유와 더불어 오그라든 마음과 몸도 활짝 펴 고쳐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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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21.01.20 08:25
    "사랑의 삶을 살아서 사람입니다. 이게 사람의 정의입니다. 궁극엔 사랑의 승리, 사랑의 분별입니다. 만병의 근원이 사랑 결핍이요 만병통치약이 사랑입니다. 사랑이 답이요 식이요 약입니다. 사랑이 있는 곳에 하느님이 계십니다. 눈만 열리면 곳곳에서 발견되는 사랑이요 하느님입니다. 사랑밖에는 길이 없습니다. 이런 사랑 모두의 중심에 사랑의 대사제 예수님이 살아 자리 잡고 계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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