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9.13.월요일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학자(349-407) 기념일 1티모2,1-8 루카7,1-10

 

 

참되고 선하고 아름다운 사람들

-하느님 중심의 삶-

 

 

“마음이 사랑으로 활활타올라, 그열정 뜨겁게도 솟아오르고,

황금의 입이뿜는 열정의 말씀, 듣는이 가슴마다 깊이찌르네.”

 

오늘 축일을 맞이하는 ‘황금의 입’이라는 별명을 지닌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의 단면을 보여주는 아침성무일도 아름다운 찬미가 한연입니다. 성인들은 물로 우리 하나하나의 존재가 하느님 계심의 생생한 증거입니다. 예수님을 닮은 사람들의 특징은 참되고 선하고 아름답다는 것입니다. 어제 미사는 아브라함 수사가 첫 강론을 했던 각별한 미사였습니다. 미사후 잠시 나눈 대화도 생각납니다. 

 

“수사님 강론인데 내가 가슴이 두근 거리더군요. 수고많았습니다. 강론은 늘 해도 어렵지요.”

 

요지의 말에 아브라함 수사도 크게 웃었습니다. 어제는 최선을 다해 사는 분들의 방문을 받았습니다. 이런저런 하느님 중심의 아름다운 삶을 사는 분들을 보면 예수님을 닮아 ‘그 삶자체가 기도이고, 시이자 강론’이란 생각이 들곤 합니다. 성인들은 한결같이 기도이자 시이고 강론같은 삶을 살면서 하느님의 꿈을 꽃처럼 활짝 피어냈던 분들입니다. 바로 오늘 기념하는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학자도 이런 분중의 한분입니다. 

 

성 바실리오, 성 아타나시오, 성 나지안조의 그레고리오와 함께 동방의 4대 교부에 속하며, 제37대 콘스탄티노폴리스 대주교였던 시리아의 안티오키아 출신인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감동적인 설교로 청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황금의 입’(크리소스토무스)라는 영예로운 별명을 얻었던, 또 한평생 치열하게 불꽃처럼 살았던 성인입니다. 성인의 감동적인 강론의 일부를 나눕니다.

 

“여러분의 기도가 지겹고 응답을 받지 못한다면, 얼마나 자주 가난한 사람이 외치는 소리를 들었는지를, 그리고 듣고서도, 얼마나 자주 그들의 바람을 들어주지 않았는지를 생각해 보십시오. 여러분이 손을 뻗기 때문에 여러분의 기도가 받아들여 지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손을 하늘이 아니라 가난한 이들에게 뻗으십시오!”

 

성인의 삶이 요약된 고백의 다음 강론도 감동적입니다.

 

“내가 무엇을 두려워하겠습니까? 

죽음입니까? 아닙니다. 

내 생명은 하느님 안에 감추어져 있습니다. 

 

내가 땅에서 쫓겨나는 것이 두렵겠습니까? 아닙니다.

땅과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은 다 주님의 것입니다.

 

내 소유물을 잃어버리는 것이 두렵겠습니까? 아닙니다.

나의 보화는 하늘에 감추어져 있습니다.

 

저들이 나를 쫓아내면 나는 엘리야처럼 될 것이고

구덩이에 던져 넣으면 예레미야처럼 될 것입니다.

 

굴에 던져 넣으면 다니엘처럼 될 것이요

바다에 던지면 요나처럼 될 것입니다.

 

돌로 친다면 스테파노처럼 될 것이고

목을 벤다면 세례자 요한처럼 될 것입니다.

 

그리고 나를 매질한다면 사도 바오로처럼 될 것입니다.

이렇게 하느님을 의지하고 믿으니 아무런 두려움도 없습니다.

 

내가 당하는 모든 고난과 사건을 통해서 하느님은 높임을 받을 것이며

나는 환난중에 주시는 영광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성인의 임종전후의 일화도 감동적입니다. 유배길에서 임종전 성인은 ‘바실리쿠스 경당’에서 흰 수의를 덮어 줄 것을 요청합니다. 그리고 자기 옷은 사막의 은수자 안토니오가 했던 것처럼 둘러서 있는 사람들에게 선사한 후 사제로부터 성체를 받아 모신 후, “하느님은 모든 일에 찬미받으소서.”라는 임종기도를 바치고 만58세로 죽음을 맞이하니 말그대로 순교적 삶에 순교적 죽음입니다. 참 신비로운 것은 ‘바실리쿠스’ 순교 성인이 임종 전날 꿈에 나타나 요한 성인과 경당의 사제에게 했다는 말입니다.

 

“마음을 편히 가지시오. 요한 형제. 아침이면 우리가 함께 있을 것이오.”

“요한 형제를 위한 자리를 마련하게. 그가 오고 있네.”

 

새벽 교황님 홈페이지도 종파를 초월해 살아 있는 성인으로 존경 받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항가리와 슬로바키아 나라를 어제 9월12일부터 9월15일까지 34차 국외 사목방문 순례여정에 오른 기사 내용으로 가득했습니다.

 

“종교들은 관상과 활동안에서 일치해야 한다.”는 제목과 항가리 주교들에게 “하느님께, 서로에게, 사제들과 당신 양떼들에게, 가까이 있으십시오(Be close to)”라는 기사 제목도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어제 저녁 병고중인 어느 자매와 주고받은 카톡 메시지도 잊지 못합니다.

 

“아무것도 아닌 저를 늘 반겨주시는 프란치스코 신부님, 고맙습니다.”

“하느님은 물론 저에게 자매님은 아무 것도 아니라 전부지요!”

"아, 눈물나게 감사합니다. 신부님."

 

만나는 사람마다 그가 전부인 것처럼 만난다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입니다. 아마 오늘 복음의 예수님께서 백인대장은 물론 만나는 모든 이들에 대해서도 전부처럼 대했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모든 이들의 말을 전부처럼 대하며 경청하는 예수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참으로 예수님께 겸손과 절대적 신뢰의 믿음을 지닌 백인대장은 자기 친구들을 통해 자기가 아끼는 종을 살려줄 것을 간청합니다.

 

“주님, 수고하실 것 없습니다. 저는 주님을 지붕에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 그저 한 말씀만 하시어 제 종이 낫게 해주십시오.”

 

백인대장의 겸손하고 진실한 믿음에 감동, 감탄하신 예수님은 당신을 따르는 군중에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이스라엘에서 이런 믿음을 본일이 없다.” 주님의 말씀과 더불어 동시에 건강한 몸으로 치유된 백인대장의 종입니다. 

 

바로 미사중 백인대장같은 겸손한 고백과 더불어 주님의 성체를 모시는 우리들입니다. “주님,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 영혼이 곧 나으리이다.” 주님의 성체성사 은총이 우리 모두에게 백인대장과 같은 겸손한 믿음과 더불어 영육의 치유를 선사하심을 믿습니다. 참으로 주님을 감동케 하는, 영육의 치유에 특효약인 믿음임을 깨닫습니다.

 

기도와 삶은 하나이자 함께 갑니다. 기도하는 대로 살고 사는 대로 기도합니다. 우리 믿음의 여정중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이 기도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모든 이들을 위한 보편기도의 요청이 시공을 초월하여 공감을 줍니다.

 

“나는 무엇보다도 먼저 모든 사람을 위하여 간청과 기도와 전구와 감사를 드리라고 권고합니다. 임금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해서도 기도하여, 우리가 아주 신심 깊고 품위 있게, 평온하고 조용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십시오. 그렇게 하는 것이 우리의 구원자이신 하느님께서 좋아하시고 마음에 들어 하시는 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고 진리를 깨닫게 되기를 원하십니다.---성을 내거나 말다툼을 하는 일 없이, 어디에서나 거룩한 손을 들어 기도하기를 바랍니다.”

 

바오로 사도의 간곡한 기도의 권고입니다. 거룩한 손은 화해하는 사람의 손입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것이 기도입니다. 참으로 진실하고 간절한 끊임없는 기도를 통해 성장하는 믿음이요 예수님을 닮아가는 우리들이고, 만나는 사람마다 전부처럼 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바로 이 거룩한 주님의 미사은총입니다.

 

"하느님 곁에 있는 것이 내게는 행복, 이몸 둘곳 하느님 나는 좋으니,

하신 일들 낱낱이 이야기하오리다."(시편73,28). 아멘.

 

 

 

  • ?
    고안젤로 2021.09.13 07:20
    나는 무엇보다도 먼저 모든 사람을 위하여 간청과 기도와 전구와 감사를 드리라고 권고합니다. 임금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해서도 기도하여, 우리 아주 신심 깊고 품위 있게, 평온하고 조용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십시오.

    그렇게 하는 것이 우리의 구원자이신 하느님께서 좋아하시고 마음에 들어 하시는 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고 진리를 깨닫게 되기를 원하십니다.---


    성을 내거나 말다툼을 하는 일 없이, 어디에서나 거룩한 손을 들어 기도하기를 바랍니다.”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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