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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5.15.부활 제5주일 

사도14,21ㄴ-27 묵시21,1-5ㄴ 요한13,31-33ㄱ.34-35

 

 

영적 승리의 삶

-꿈, 사랑, 선교-

 

 

궁극엔 하느님의 승리입니다. 성서는 결국 하느님의 승리에 대해 말합니다. 시종여일, 철두철미 하느님을 믿고 순종하는 자는 영적 승리의 삶을 삽니다. 이런 영적 승리의 삶을 살았던, 증언하는 무수한 성서의 사람들이요 우리 교회의 성인들입니다. 이 믿음의 후예인 우리들 역시 영적 승리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제가 수도생활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즐겨 인용해 왔던, 앞으로도 죽는 그날까지 인용할 주제는 영적전쟁에 주님의 전사로서 영적승리의 삶일 것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라는 좌우명시 한 연을 인용합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주님의 집인 수도원에서

주님의 전사로

주님의 학인으로

주님의 형제로 살았습니다.

 

끊임없이 이기적인 나와 싸우는 주님의 전사로

끊임없이 말씀을 배우고 실천하는 주님의 학인으로

끊임없이 수도가정에서 주님의 형제로 살았습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받으소서.”

 

주님의 전사로서의 전우애, 주님의 학인으로서의 학우애, 주님의 형제로서의 형제애는 분리된 것이 아니라 삼위일체의 하나를 이룹니다. 혼자서의 구원은 불가능하듯이 혼자서의 영적승리도 불가능합니다. 하느님 말씀과 기도의 무기와 더불어 공동체 형제들의 도움으로 비로소 가능한 영적 승리의 삶입니다.

 

참으로 우리 믿는 이들은 모두가 주님의 전사입니다. 믿음의 전사, 말씀의 전사, 평화의 전사, 사랑의 전사, 희망의 전사등 끝이 없습니다. 죽어야 제대인 살아 있는 그날까지 영적 전투를 수행해 가야할 영원한 현역의 주님의 전사들입니다. 지난 번 금요강론 공부시 나눴던 내용이 생각납니다. 왜 영적전쟁의 삶이냐에 대한 좋은 이유를 밝혀 주는 내용입니다.

 

“베네딕도는 인간을 ‘내리막 경사길(a downward slope)’ 도상에 있는 존재로 보는 것 같다. 우리 자신을 그냥 내버려 둘 때, 우리는 마냥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가 무너져 버린다. 죄는 어떤 것을 행하는 것뿐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베네딕도는 본래 좋게 타고난 것으로서의 인간에 대한 이상적 낙관적 이상의 비전을 갖지 않은 듯 하다. 그는 사람이 듣기를, 순종하기를 원치 않는 경우를 통해서 인간의 악한 경향의 현실을 알았다.”

 

참 날카로운 성인의 인간성에 대한 통찰입니다. 오늘은 성 파코미오 아빠스 축일이자 우리 요셉수도원의 최종근 파코미오 원장의 영명축일이기도 합니다. 작년에는 토요일이라 기념미사를 봉헌했는데 이번은 주일미사라 주례는 파코미오 원장이, 강론은 제가 하게 되었습니다. 

 

참 재미있는 것이 세상 나라의 군인들과 주님의 전사인 성인들이 일맥상통한다는 사실입니다. 세상의 군인이었다가 회심하여 주님의 군인이 된 성인이 참 많습니다. 오늘 기념하는 성 파코미오는 물론이고, 성 마르티노, 성 프란치스코, 성 이냐시오 로욜라가 세상의 군인이었다가 회심하여 주님의 전사가 된 분들입니다.

 

하느님의 승리요 영적승리의 삶입니다. 다음 요한복음 말씀도 기억하실 것입니다.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예수님께서 이미 이겨놓은 영적승리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그래도 우리의 평생 분투의 수행과 노력은 필수입니다. 영적승리를 위한 삶의 비결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첫째, 꿈입니다.

제가 참 많이 강조하는 것이 꿈이자 희망이자 비전입니다. 어제 별내성당에서의 특강도 ‘희망의 여정’, ‘희망의 순례자, 희망의 전사로 삽시다’라는 주제로 나눴습니다. 참으로 영적승리의 삶을 위해 필요한 필수 전제 조건은 꿈이자 희망, 비전입니다. 

 

세상 꿈이나 희망이 아닌 궁극의 꿈이자 희망인 하느님 나라입니다. 이런 생생한 하느님 나라의 꿈을, 하느님의 꿈을 지닐 때 영적승리의 삶입니다. 그래서 성서에 나오는 인물들은 거의가 하느님 꿈쟁이들이었습니다. 바로 오늘 제2독서 요한 묵시록이 궁극의 하느님의 승리를 보여주면서 진짜 궁극의 하늘 나라 꿈의 현실을 보여줍니다.

 

“나 요한은 새 하늘과 새 땅을 보았습니다. 보라, 이제 하느님의 거처는 사람들 가운데 있다. 하느님께서 사람들과 함께 거처하시고, 그들은 하느님의 백성이 될 것이다. 하느님 친히 그들의 하느님으로서 그들과 함께 계시고, 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닦아 주실 것이다. 다시는 죽음이 없고, 다시는 슬픔도 울부짖음고 괴로움도 없을 것이다. 이전 것들이 다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보라, 내가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든다.”

 

얼마나 고무적이고 아름다운, 현실감있게 느껴지는 은혜로운 하늘나라 꿈의 현실인지요! 언젠가 하늘나라의 꿈을 오늘 지금 여기서 앞당겨 사는 우리들이니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바로 미사은총이 우리를 날로 새롭게 하며 오늘 지금 여기서 새 하늘 새 땅의 현실을 살게 합니다. 

 

그러니 이런 생생한 하늘 나라의 꿈을, 희망을 지녀야 절망하거나 타락하거나 변절하지 않고 한결같이 기쁘게 감사하며 행복하게 하늘 나라의 현실을 살 수 있습니다. 이런 하늘 나라의 꿈이자 희망을 잃어버릴 때 사람은 괴물도 되고 폐인도 될 수 있습니다. 평생 이런 하늘나라의 꿈을 지니고 희망의 순례자로 살 때 비로소 참나의 성인이 될 것이며 이런 참나의 성인은 우리 삶의 궁극의 목표이자 행복이 됩니다.

 

둘째, 사랑입니다.

주님 사랑은 물론이고 서로 사랑하는 것입니다. 이는 주님의 명령입니다. 주님의 명령에 순종하여 서로 사랑하는 것입니다. 참으로 주님을 사랑하고 서로 사랑할 때 주님께는 영광이 되고 주님도 우리를 영광스럽게 해주십니다. 온갖 고행, 극기, 절제 잘해도 사랑이 없으면 모두 헛된 노고입니다. 지난 금요강론 중 나눈 잊혀지지 않는 내용입니다.

 

“우리 수도자들은 외적 고행으로가 아닌 순종의 사랑으로 주님을 따른다. 우리는 고행보다는 사랑의 순종을 좋아해야 한다, 고행은 교만을 가르치고 사랑의 순종은 겸손을 가르친다. 사랑의 순종은 모든 덕중 최고의 덕이자 모든 덕의 어머니로, 하늘에 이르는 길이다.”

 

억지로, 마지못해 순종이 아니라 사랑의 순종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의 장엄한 사랑의 명령입니다. 인생 허무와 무지에 대한 궁극의 처방은 이것 하나뿐입니다.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구원은, 하늘 나라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곁에 있습니다. 새 계명은 뭐 비상한 것이 아니라 바로 서로 사랑하는 것입니다. 제 좋을 대로의 사랑이 아니라 주님이 우리를 사랑한 것처럼, 그 아가페 순수한 사랑의 새 계명을 실천할 때 비로소 새 하늘과 새 땅의 하늘나라 꿈의 실현입니다. 이런 서로 사랑하라는 주님의 명령을 순종으로 실천할 때 비로소 우리는 주님의 제자들이 되고 이런 삶자체보다 더 좋은 복음 선포도 없을 것입니다.

 

셋째, 선교입니다. 

서로 사랑하는 것은 좋습니다. 그러나 사랑의 관상, 사랑의 친교로 자족해선 안됩니다. 사랑의 관상은 끊임없이 사랑의 선교로 열려있어야 합니다. 사랑의 선교는, 사랑의 복음화는 우리 교회공동체의 존재이유이자 사명입니다. 우리의 신원은 안으로는 주님의 제자이자 관상가요 밖으로는 주님의 선교사이자 활동가입니다. 

 

바로 제1독서 사도행전의 바오로와 바르나바가 그 좋은 모범입니다. 안으로는 주님을 극진히 사랑했던 주님의 제자들이요, 밖으로는 이웃에 대한 선교열정의 사랑에 불탔던 주님의 선교사들이었습니다. 다음 그림같은 묘사가 이를 입증합니다.

 

‘그들은 제자들의 마음을 북돋아 주고 계속 믿음에 충실하라고 격려하면서, “우리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가려면 많은 환난을 겪어야 합니다.”하고 말하였다. 그들은 교회마다 제자들을 위하여 원로들을 임명하고, 단식하고 기도한 뒤에, 그들이 믿게 된 주님께 그들을 의탁하였다. 그들은 교회에 도착하자마자 신자들을 불러, 하느님께서 자기들과 함께 해 주신 모든 일과 다른 민족들에게 믿음의 문을 열어 주신 것을 보고하였다.’

 

선교사들은 주님의 사람들이자 철저히 교회의 사람들입니다. 성인들의 공통적 특징이 교회에 대한 충실하고도 헌신적인 사랑입니다. 이들이 선교사로서 책임을 다하는 모습이 정말 감동적입니다. 참으로 주님을 사랑한 주님의 제자들이자 세상 사람들을 주님의 교회로 인도한 선교사의 롤모델이 바로 바오로와 바르나바입니다. 

 

참으로 세상 모든 이들이 복음화의 대상이자 하늘 나라 실현의 대상이요, 우리 삶의 제자리에서 안으로는 주님의 제자로, 밖으로는 주님 선교사로 살아감이 우리의 복된 신원임을 깨닫습니다. 궁극엔 하느님의 승리입니다. 하느님의 승리에 참여한 우리의 영적승리의 삶입니다.

 

1.하늘 나라 생생한 꿈을, 희망을, 비전을 지니십시오.

2.주님께서 우리를 사랑한 것처럼 서로 사랑하십시오.

3.각자 삶의 자리에서 안으로는 주님의 제자로, 밖으로는 주님의 선교사로 살아가십시오.

 

서로 사랑하라는 새 계명을 지키며 늘 새롭게 살아갈 때 오늘 지금 여기서 실현되는 참 아름답고 좋고 놀라운 하느님의 꿈, 새 하늘과 새 땅입니다. 바로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이렇게 살도록 도와 주십니다.

 

“보라, 내가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든다.”(묵시21,5).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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