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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8.31.연중 제22주간 수요일                                                             1코린3,1-9 루카4,38-44

 

 

초월적 거점

-외딴곳의 기도처-

 

 

“행복하여라, 주님을 하느님으로 모시는 사람들!

그분이 당신 소유로 뽑으신 사람들!

주님은 하늘에서 굽어보시며, 모두를 살펴보신다.”(시편33,12-13)

 

사랑밖엔 길이, 사랑밖엔 답이 없습니다. 그대로 기도에도 통합니다. 기도밖엔 길이, 기도밖엔 답이 없습니다. 사랑에 그렇듯 기도에도 여전히 초보자인 우리들입니다. 평생 배우고 노력해야할 사랑이듯 기도입니다. 사랑과 기도는 분리된 것이 아닙니다. 기도는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한결같이 기도를 잘하는 비결은 사랑뿐입니다. 

 

참으로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할수록 기도하게 됩니다. 끝은 시작입니다. 오늘 8월의 끝은 내일 9월의 시작입니다. 본격적으로 기도의 계절인 가을입니다. 9월이 순교자성월, 10월이 로사리오성월, 11월이 위령성월, 그대로 기도의 계절임을 알려줍니다. 그러다 보면 1년도 금방, 2022년도 막바지에 접어 듭니다. ‘가을의 소리’란 자작시가 생각납니다.

 

“가을밤

고요중에 내리는

침묵과 조화된

 

가을 빗소리

배밭 곳곳에서 들려오는 가을 풀벌레 소리

가을 시냇물 소리

 

가을의 소리

자연의 소리

하늘의 소리

위로와 치유의 구원을 선사하는구나.”

 

그대로 기도 소리처럼 들리는 가을의 소리들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사랑과 겸손, 지혜도 바로 기도의 열매임을 깨닫습니다. 수도자는 기도에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가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가장 좋은 것의 부패가 가장 나쁘다.”(Corruptio optimi pessima)는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수도자가 기도하지 않아 부패될 때 가장 나쁘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기도에 대한 가르침입니다.

 

“기도는 세속성의 잔재에서 벗어나게 해 주고, 우리에게 기쁘게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줍니다. 참자유를 행사하여 피상주의를 멀리하고 우리를 지켜주는 선택을 할 수 있게 가르쳐 줍니다. 기도안에서 자유가 자랍니다. 기도는 삶이 공허하다고 느낄 때 그안에 도사리고 있는 자기중심주의에 빠지는 유혹을 떨쳐 버릴 수 있게 합니다. 

청하십시오. 감사하십시오. 간구하십시오. 흠숭하는 습관을 들이십시오. 흠숭하는 데에 익숙해 지십시오. 침묵 안에서 흠숭하는 법을 익히십시오. 그렇게 기도하는 법을 배우십시오.”

 

기도해야 합니다. 살기위해서 기도해야 합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도 제1독서의 바오로 사도도 ‘기도의 대가’, ‘기도의 달인’입니다. 예수님의 하루가 참 분주해보입니다만, 참 성령이 충만하고 자유롭고 활력이 넘치는 분위기입니다. 결코 지치거나 피곤한 모습이 아닙니다. 시몬의 병든 장모를 고쳐주시고, 많은 병자를 고쳐주시며 마귀들도 쫓아내십니다. 예수님은 하나하나에 얼마나 정성을 다하시는지요!

 

“예수님께서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손을 얹으시어 그들을 고쳐주셨다.”

 

이어 전도여행을 떠나십니다. 바로 전도여행에 앞서 눈에 띄는 대목입니다. 예수님의 이런 활동의 비결이 어디 있는지 보여줍니다. 바로 예수님의 초월적 거점이 된 외딴곳의 기도처이자 은수처입니다.

 

“날이 새자 예수님께서는 밖으로 나가시어 외딴곳으로 가셨다.”

 

새벽마다 외딴곳에서의 아버지와의 관상적 일치의 기도가 바로 활력의 샘이었음을, 사랑과 겸손, 지혜의 샘이었음을 깨닫습니다. 문득 얼마전 성 요한 세례자 수난 기념일에 수도원에서 밤샘 기도후 새벽에 떠난 임마누엘 신부의 문자메시지가 생각납니다.

 

“오늘이 제가 거주하고 있는 외딴곳, ‘성 베르나르도회 세례자 요한 은수처’ 주보축일입니다. 기도중에 미사중에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외딴곳에서의 기도를 통해 하느님의 시야로 멀리 넓게 깊게 보심으로 균형잡힌 삶을, 집착이 없는 초연한 자유의 삶을 사셨음을 깨닫게 됩니다. 자기들을 떠나지 말라 붙드는 이들은 하느님께 맡기고 구름처럼, 물처럼, 바람처럼 훌가분하게 전도여행에 오르는 참 멋진 자유인 예수님이십니다.

 

“나는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다른 고을에도 전해야 한다.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도록 파견된 것이다.”

 

분명 외딴곳의 기도를 통해서 당신의 선교사명을 깊이 깨달으셨음이 분명합니다. 이사야서의 말씀이 절로 떠오릅니다.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들의 발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우리의 신원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안으로는 기도하는 수도승, 밖으로는 복음을 선포하는 선교사인 우리의 신원입니다.

 

기도가 답입니다. 기도해야 삽니다. 끊임없는, 한결같은 간절하고 항구한 기도를 통한 자아초월이요 하느님께 가까이 다가감으로 저절로 이탈의 초연한 삶에 내적 시야도 하느님을 닮아 넓어지고 깊어집니다. 더불어 분별력의 지혜도 선물받습니다. 사명을 늘 새로이 함으로 일상의 사소한 유혹에도 빠지지 않습니다. 대범하면서도 디테일에 강해 매사 온유하고 섬세합니다.

 

굳이 사막으로 물러나지 않아도 됩니다. 하느님을 사랑하여 기도하면 할수록 저절로 초연한 사막의 내적자리가 마련되기 때문입니다. 바로 예수님께 이 모두를 가능하게 한 것이 외딴곳의 기도처였습니다.

 

바오로의 경우도 예외가 아닙니다. 코린토 교회 신도들의 무지를 일깨워 분열을, 분쟁을 종식시키려는 바오로 사도의 조치가 참 기민하고 지혜롭습니다. 그대로 오늘의 우리에게 주는 가르침이자 깨우침이라 후반부 말씀을 그대로 인용합니다. 그대로 기도를 통한 분별의 지혜가 빛납니다. 하느님 앞에서는 모두가 상대적이요 상호보완의 존재들임을 깨닫습니다.

 

“도대체 아폴로가, 바오로가 무엇입니까? 아폴로와 나는 주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정해 주신 대로, 여러분을 믿음으로 이끈 일꾼일 따름입니다. 나는 심고 아폴로는 물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자라게 하신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심은 이나 물을 주는 이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오로지 자라게 하시는 하느님만이 중요합니다. 심는 이나 물을 주는 이나 같은 일을 하여, 저마다 수고한 만큼 자기 삯을 받을 뿐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협력자이고, 여러분은 하느님의 밭이며 하느님의 건물입니다.”

 

우리 수도공동체 형제들의 상호보완의 협력관계에도 그대로 통합니다. 각자 자기 소임의 역할에 충실히 책임을 다함으로 공동선에 이바지하는 것입니다. 이걸 깨달을 때 비로소 겸손이요 상호감사일 것입니다. 더욱 하느님 중심의 기도와 사랑의 삶에 박차를 가할 것입니다. 

 

바로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가 주님의 외딴곳의 기도처처럼 우리에게 초월적 거점을 마련해 줍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더욱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며, 깨어 초연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더욱 맡은바 책임을 다하게 합니다. 

 

“주님은 우리 도움, 우리 방패, 

우리 영혼이 주님을 기다리네.

그분 안에서 우리 마음 기뻐하고, 

거룩하신 그 이름 우리가 신뢰하네.”(시편33,20-21).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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