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9.7.연중 제23주간 수요일                                                           1코린7,25-31 루카6,20-26

 

 

 

더불어(together) 행복의 여정

-“행복은 선택이자 훈련이요, 발견이자 은총이다”-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보라, 너희가 받을 상이 크다.”(루카6,23)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Gaudete et exultate), 바로 ‘현대 세계에서 성덕의 소명에 관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권고’ 책이름입니다. “행복하여라”,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바, 바로 우리 모두의 행복입니다. 누구나 바라는 바 행복일 것입니다. 언젠가의 행복이 아니라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행복하게 살아야 합니다. 어제의 행복이, 내일의 행복이 아니라 오늘의 행복입니다. 

 

행복하게 사는 것은 우리의 의무요 권리요 책임입니다. 한번뿐이 없는 삶, 행복하게 살아야 합니다. 혼자만의 행복이 아니라 더불어 행복해야 합니다. 나만의 행복이 아니라 이웃도 행복해야 합니다. 

 

그래서 더불어 행복하고자 엊그제 많은 분들과 함께 13년전 제 환갑기념 동영상을 나눴고 오늘은 또 2012년도 “수도원 설립 25주년 기념 감사제”때 폭소를 터뜨렸던 참으로 감동과 행복을 선사했던 동영상을 또 나누려 합니다. 흡사 강론 제목을 “행복 예찬”이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행복은 선택이자 훈련이요 발견이자 은총입니다. 누구나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행복을 선택하여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을 훈련하며 행복하게 살아야 합니다. 제 행복기도 한 연이 생각납니다.

 

“곳곳에서 발견하는

기쁨, 평화, 감사, 행복이옵니다.

살 줄 몰라 불행이요, 살 줄 알면 행복임을 깨닫나이다.”

 

저에겐 하루하루가 행복한 날입니다. 9월은 “순교자 성월”이지만 동시에 “행복 성월”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어제도 참 행복한 날이었습니다. 눈만 열리면 곳곳에 널려 있는 행복의 발견이요 이 행복을 선택하여 사는 것입니다. 힌남노 태풍으로 내린 폭우로 흐르는 불암산 계곡물 따라 동요를 부르며 산책할 때도 행복했고, 엊그제 종일 비내른 날 다음 어제의 청명한 날은 죽음과 부활의 “파스카 신비”를 연상케하여 행복했습니다.

 

“산을 보면 

산처럼 살고 싶고

 

강을 보면 

강처럼 살고 싶네

 

밖으로는 산, 

안으로는 강을 살자

 

밖으로는 성 베네딕도의 산을, 

안으로는 성 프란치스코의 강을 살자.”-2022.9.6

 

불암산 배경으로 강같이 흐르는 불암산 계곡물을 보며 미소를 지으며 읊은 시에 또 행복했습니다. 어제 화요일 3시경시 잠언의 성경소구도 생각납니다.

 

“행복하여라, 지혜를 찾은 사람! 행복하여라, 슬기를 얻은 사람! 지혜의 소득은 은보다 낫고, 그 소출은 순금보다 낫다. 지혜는 산호보다 값진 것, 네 모든 귀중품도 그것에 비길 수 없다.”(잠언3,13-15)

 

성전 안, 제 기도 탁자 위에 놓여 있는 시편 성구도 볼 때 마다 행복을 상기시킵니다.

 

“행복하여라, 그는 시냇가에 심겨 제때에 열매를 내며 잎이 시들이 않는 나무와 같아 하는 일마다 잘 되리라.”(시편1,3)

 

제1독서의 바오로 사도의 말씀이 종말론적 분위기를 조장하며 언젠가가 아닌 오늘 지금 여기서 행복을 살아야 하겠다는 의욕을 불러 일으킵니다. 덧없이 흘러가는 세월에 안타까워 할 것이 아니라, 허무에 목덜미 잡힐 것이 아니라,  오늘 지금 여기서 행복을 살아야 합니다. 흐르는 시간보다 앞서 가야지 뒤쫓다 보면 결코 행복하기 힘듭니다. 언제나 시간보다 앞서 갈 때 참행복입니다.

 

“때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제부터 아내가 있는 사람은 아내가 없는 사람처럼, 기뻐하는 사람은 기뻐하지 않는 사람처럼, 물건을 산 사람은 그것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처럼, 세상을 이용하는 사람은 이용하지 않는 사람처럼 사십시오. 이 세상의 형체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1코린7,29-31)

 

현실 무시나, 현실 도피의 이중적 위선의 삶이 아니라, 집착없는 초연한 자유의 이탈의 행복을 살라는 것입니다. 이상주의적 현실주의자로 살라는 것입니다. 행복의 원천인 하느님께 궁극의 희망을 둘 때 이런 종말론적 행복한 삶이겠습니다. 짙은 어둠의 구름 넘어 늘 빛나는 행복의 태양이신 하느님께 희망을 둘 때, 샘솟는 참행복입니다.

 

“주님께 아뢰옵니다. ‘당신은 저의 주님, 저의 행복 당신밖에 없습니다.”(시편16,2)

 

이런 종말론적 삶의 초연한 자세로 오늘 복음을 보면 그 이해가 확연해 집니다. 행복선언과 불행선언이 한 셋트로 제시됨이 의미심장합니다. 예수님의 평지설교 서두 행복선언이 참 장엄합니다.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하느님의 나라가 너희 것이다.

행복하여라, 지금 굶주리는 사람들!

너희는 배부르게 될 것이다.

행복하여라, 지금 우는 사람들!

너희는 웃게 될 것이다.

사람들이 너희를 미워하면, 그리고 사람의 아들 때문에 너희를 모욕하고 중상하면, 너희는 행복하다. 그날에 기뻐하고 뛰놀아라. 보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오늘이 그날입니다. 오늘 지금 여기서 기뻐 뛰놀며 행복하라는 것입니다. 참으로 이런 가난한 사람들, 낮은 사람들, 작은 사람들에 대한 우대는 하느님의 절대적 자비를 드러내는 표지입니다. 이것은 또한 하느님의 은혜를 고대하라고 모든 이에게 보내는 초대이기도 합니다. 참으로 하느님께 궁극의 희망을 둘 때 궁핍중에도 참 행복임을 깨닫습니다.

 

이어지는 불행 선언은 바로 회개의 촉구입니다. 행복 선언에 뒤따르는 것이 참 의미심장합니다. 서로 연대하여 나누며 살라는 것이겠습니다. 혼자 부유하지 말고 혼자 배부르지 말고 혼자 웃으며 살지 말라는 것입니다.

 

“불행하여라, 너희 부유한 사람들! 너희는 이미 위로를 받았다.

불행하여라, 너희 지금 배부른 사람들! 너희는 굶주리게 될 것이다.

불행하여라, 지금 웃는 사람들! 너희는 슬퍼하며 울게 될 것이다.

모든 사람이 너희를 좋게 말하면, 너희는 불행하다!”

 

이것은 저주도, 형벌의 선고도 아닌, 탄식이며 경고입니다. 회개의 촉구입니다. 행복 선언의 불행하고 불쌍한 이들과 연대하여 나누며 살라는 회개의 촉구입니다. 가진 자들이, 있는 자들이 불행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가난한 사람들, 굶주리는 사람들과 함께 나누며 우는 사람들과 함께 울며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은 나라가, 정치가, 가진 자들이 즉각 실행할 일이기도 합니다.

 

행복하십시오. 행복은 선택입니다. 행복은 훈련입니다. 행복은 발견입니다. 행복은 은총입니다. 궁극의 행복은 하느님께 있습니다. 혼자의 행복이 아니라 더불어 행복해야 참행복입니다. 살 줄 몰라 불행이요 살 줄 알면, 하느님과 함께 살면 참행복입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행복하게 하십니다. 혼자가 아닌 더불어 행복의 여정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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