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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2.1.연중 제4주간 수요일                                                               히브12,4-7.11-15 마르6,1-6

 

 

 

회개의 훈련

-믿음에 대한 답은 회개뿐이다-

 

 

 

“내 영혼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내 안의 모든 것도 거룩하신 그 이름 찬미하여라.

내 영혼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그분의 온갖 은혜 하나도 잊지 마라.”(시편103,1-2)

 

오늘 화답송 시편이 참 좋습니다. 찬미의 기쁨입니다. 찬미할 때 회개요 회개할 때 찬미입니다. 찬미와 함께 가는 믿음입니다. 어제 수도원 입회하는 형제의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앞서 부르도록 한 성가 480장 1-2절입니다. 수도생활 소개에 마침 어제 강론이 좋다싶어 이 성가를 부르도록 한 후, 강론을 읽게 했습니다. 

 

“믿음으로 믿음으로 저산도 옮기리 믿음으로

 믿음으로 믿음으로 바다도 가르리 믿음으로

 

 믿음으로 믿음으로 한생명 다하리 믿음으로

 믿음으로 믿음으로 한넋을 다하리 믿음으로”

 

어제 강론은 믿음의 전사, 믿음의 훈련에 대해 강조한 내용이었는데 수도자의 자세에 대한 가르침으로 참 좋다 싶었습니다. 믿음의 훈련은 동시에 회개에 대한 훈련임을 깨닫습니다. 그렇습니다. 회개의 훈련입니다. 무지에 대한 답도, 믿음에 대한 답도 회개뿐임을 깨닫습니다. 

 

회개와 믿음은 함께 갑니다. 끊임없는 회개와 더불어 좋아지는 믿음입니다. 믿음의 전사는 그대로 회개의 전사라 할 수 있겠습니다. 어제 강론중 일부 인용합니다.

 

“주님의 전사, 믿음의 전사에게 평생 훈련은 필수입니다. 영적전쟁은 단거리 100m 경주가 아니라, 평생 한결같이 달려야 할 장거리 마라톤 경주와 같습니다. 아무리 잘 달려도 도중 하차하면 말짱 도루묵입니다. 지금까지보다 지금부터가 중요합니다. 늘 새롭게 시작하는 파스카의 삶이어야 합니다.”

 

늘 새롭게 시작하는 파스카의 삶, 바로 회개의 삶이자 믿음의 삶입니다. 교황님의 “매일이 은총의 시간이자 새로운 기회”라는 말씀 역시 회개한 이들에게 주어지는 깨달음입니다. 

 

지금도 잊지 못하는 아름다운 선종의 추억입니다. 나이는 저보다 5-6세 적지만 수도생활은 저보다 6년 정도의 선배 수도사제입니다. 간암으로 투병중 임종전 사흘전에 병문안 갔을 때 평화로이 환대해 주는 모습에 큰 감동과 더불어 위로를 받았습니다. 죽음을 예감하여 불안해하거나 두려워하는 기색이 전혀 없는 미소 가득한 평화로운 얼굴이었습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자작 좌우명시도 읽어 드렸더니 “참 좋다”, “참 감사하다” 했습니다. 특기할 모습은 굵은 열 알 짜리 묵주를 늘 손에 들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끊임없는 기도를 통한 끊임없는 회개의 훈련이, 믿음의 훈련이 바로 이런 내적평화의 비결임을 깨달았습니다. 이렇게 병문안한 후 이틀 후에 선종했으니 참 기막힌 은총의 방문이었음에 하느님께 많이 감사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기도와 회개는 함께 갑니다. 회개와 믿음은 함께 갑니다. 무지에 대한 답도, 믿음에 대한 답도 기도와 회개뿐임을 깨닫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오늘 말씀의 이해도 확연해 집니다. 그렇게 명성을 떨치던 예수님께서 고향 땅, 나자렛 고향 사람들에게 배척당하고 무시당하다니 참 불가사의입니다. 많은 고향 사람이 듣고는 놀라서 이렇게 말합니다. 

 

“저 사람이 어디서 저 모든 것을 얻었을까? 저런 지혜를 어디서 받았을까? 그의 손에서 저런 기적들이 일어나다니! 저 사람은 목수로서 마리아의 아들이며, 야고보, 요세, 시몬과 형제간이 아닌가? 그의 누이들도 우리와 함께 여기에 살고 있지 않은가?”

 

그대로 우리라도 이렇게 반응했을 것입니다. 비교로 인한 질투심에 선입견과 편견도 크게 작용했을 것입니다. 질투, 선입견, 편견은 바로 무지의 표현이요 마음의 고질병인 무지에 대한 유일한 처방은 회개뿐임을 깨닫습니다. 예수님의 나자렛 고향 사람들은 전혀 회개의 훈련이 안되었기에 믿음 역시 부족할 수 뿐이 없었습니다. 

 

놀람의 반응이 급전하여 예수님을 몹시 못마땅하게 생각했고 이에 대한 주님의 결론 말씀이 우리의 회개를 촉구합니다. 끊임없는 회개가 편견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깨끗한 마음에 넓은 시야를 지니게 합니다.

 

“예언자는 어디에서나 존경받지만 고향과 친척과 집안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

 

만고불변의 진리같습니다. 함께 살면서 동료 형제자매들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기는 참 힘들고 이런 경우가 있다면 이들은 두말 할 것없이 성인들입니다. 예수님의 기적에 놀랐던 고향 사람들과 이들의 믿음 없음에 놀라는 예수님의 대조가 인상적이며, 복음 후반부의 묘사가 우리에게 참 의미심장한 가르침이자 깨우침이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곳에서 몇몇 병자에게 손을 얹어서 병을 고쳐 주시는 것 밖에는 아무런 기적도 일으키실 수 없었다. 그리고 그들이 믿지 않는 것에 놀라셨다.’

 

믿음 없이는 기적이 불가능하고 무의미합니다. 일방적인 주님의 기적은 불가함을 깨닫습니다. 믿음에 응답된 은총의 기적입니다. 이들의 믿음 없음에 놀라시는 주님이요, 이 또한 무지의 질병인 편견이 얼마나 힘든 장애인지 깨닫습니다. 얼마전 인용했던 토마스 아퀴나스의 어록중 한 마디가 생각납니다.

 

“믿음을 가진 사람에게는 설명이 필요없다. 믿음이 없는 사람에게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믿음이 없는 사람에게는 회개도 기적도 불가능함을 깨닫습니다. 회개의 은총, 회개의 훈련이 참 절실합니다. 정말 청해야 할 바 회개의 은총이요 끊임없이 수행해야 할 바 회개의 훈련입니다. 새삼 ‘회개의 시스템’ 같은 기도와 노동과 공부가 균형잡힌 수도원 매일의 일과표가 고맙습니다.

 

참으로 회개로 깨끗해진, 지혜로운 영혼들은 매사 시련을 주님께서 주시는 훈육으로 여길 것입니다. 모든 사람과 평화롭게 지내고 거룩하게 살 것입니다. 회개한 영혼들은 다음 히브리서의 충고를 그대로 공감하여 감사히 받아들일 것입니다. 그대로 회개의 훈련에 충실한 믿음의 전사들에게 선사되는 은총입니다.

 

“여러분이 시련을 훈육으로 여겨 견디어 내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은 자녀로 대하십니다. 모든 훈육이 당장은 기쁨이 아니라 슬픔으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나중에는 그것으로 훈련된 이들에게 평화와 의로움의 열매를 가져다 줍니다.

 

그러므로 맥 풀린 손과 힘 빠진 무릎을 바로 세워 바른길을 달려가십시오. 모든 사람과 평화롭게 지내고 거룩하게 살도록 힘쓰십시오. 거룩해지지 않고서는 아무도 주님을 뵙지 못할 것입니다. 여러분은 아무도 하느님의 은총을 놓쳐 버리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십시오.”

 

복음의 회개가 절실한 나자렛 고향 사람들에 대한 답을 오늘 제1독서 히브리서가 줍니다. 질투와 편견의 무지로 인해, 회개와 믿음의 부재로 인해 하느님의 은총을 놓쳐 버린 어리석은 예수님의 나자렛 고향사람들이요 바로 우리의 부정적 모습이기도 합니다. 주님은 고맙게도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무지를 치유해주시어 끊임없는 회개와 더불어 한결같은 믿음의 여정을 살게 하십니다. 

 

“주님의 자애는 영원에서 영원까지,

그분을 경외하는 이에게 머무르고,

그분의 의로움은 대대손손,

그분 계약을 지키는 이들이게 이르리라.”(시편103,17-18ㄱ).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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