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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3.16.사순 제3주간 목요일                                                      예레7,23-28 루카11,14-23

 

 

하느님 중심의 삶

-“경청과 겸손, 순종의 삶”-

 

 

“오늘 주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너희 마음을 무디게 가지지 마라.”(시편95,7ㄹ과 8ㄴ)

 

지난 주일과 똑같은 화답송 후렴이 오늘 말씀을 요약합니다. 무지의 병에 귀기울여 잘 듣는 것보다 더 좋은 처방은 없습니다. 역시 경청의 훈련입니다. 저절로 잘 듣는 것이 아니라 부단한 경청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어제 어느 자매의 뜻밖의 전화에 대한 제 답변에 만족했습니다.

 

“성인들은 고통을 청하라 했다는데 고통을 청해도 됩니까?”

“천만에요. 절대 고통을 청하지 마세요. 지금 현재의 고통도 감당하기 벅찰텐데 왜 고통을 청합니까? 그냥 현재 주어진 어려움을 잘 감당만하셔도 충분합니다.”

 

이 또한 무지의 소치입니다. 지금 주어진 고통만 잘 감당해도 충분합니다. 무지의 병이요 무지의 죄입니다. 이어 제가 보내준 “파스카의 꽃”이라는 말마디에 은혜 받았다 하기에 그 자매와 주고 받은 메시지를 확인해 봤습니다.

 

“봄꽃같이 겸손한 사랑이 답입니다. 봄꽃처럼 파스카의 꽃으로 사세요!”

“겸손한 사랑, 파스카의 꽃 너무 감사드립니다. 축복 많이 받으세요!”

 

파스카의 꽃, 참 멋진 말마디입니다. 참으로 믿는 이들은 하느님 중심의 삶에 죽을 때까지 날마다 부단히 새롭게 폈다지는 주님의 파스카의 꽃으로 삽니다. 예전 써놓은 시도 생각났습니다.

 

“사람은 꽃이다

 주님 파스카의 꽃이다

 끊임없이

 그만의 색깔, 향기, 크기, 모양으로

 

평생

세상 떠날 그날까지

날마다

새롭게 폈다 지는 

 

사람은 

꽃이다

사랑의 꽃

주님 파스카의 꽃이다”-2022.6.9

 

무지의 악, 무지의 죄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이 주님 파스카의 꽃으로 사는 일입니다. 날마다 새롭게 폈다지는 주님 파스카의 꽃으로 사는 것입니다. 또 한 형제와 주고 받은 전화도 생각납니다.

 

“신부님, 괜찮습니까? 지난 밤 신부님이 꿈에 나타나서 궁금해 전화 걸었습니다.”

“좋습니다. 제가 매일 강론 올리면 건강하다, 문제없다 생각하셔요.”

 

그렇습니다. 웬만한 꿈은 지나쳐 버리는 것이 지혜입니다. 참으로 깨어 있는 영혼들은 꿈에 매이지 않습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언제나 오늘 지금 여기 깨어 환상이나 거품이 걷힌 본질적 깊이의 삶을 삽니다. 오늘 제1독서 예레미야 예언자의 말씀은 그대로 우리에게 주는 말씀입니다. 우리의 무지를 일깨우는 죽비같은 말씀입니다.

 

“내 말을 들어라. 나는 너희 하느님이 되고 너희는 내 백성이 될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길만 온전히 걸어라. 그러면 너희가 잘 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순종하지도 귀를 기울이지도 않고, 제멋대로 사악한 마음을 따라 고집스럽게 걸었다. 나는 내 모든 종들, 곧 예언자들을 날마다 끊임없이 보냈다. 그런데도 그들은 나에게 순종하거나 귀를 기울이지 않고, 오히려 목을 뻣뻣이 세우고 자기네 조상들보다 더 고약하게 굴었다.”

 

아, 그대로 오늘 무지한 사람들의 실상을 보는 듯 합니다. ‘그들이’ 지칭하는 바 무지한 우리들입니다. 참으로 무디어진 마음에 뻣뻣한 목, 그대로 무지한 사람들의 상징적 모습입니다. 특히 제1독서 마지막 구절, "그들의 입술에서 진실이 사라지고 끊겼다'라는 말씀은 현대인들을 지칭하는듯 가슴이 철렁하는 느낌입니다. 참 무지가 얼마나 심각한 병이요 죄인지, 그리하여 경청의 겸손이 얼마나 중요한 수행인지 깨닫습니다. 

 

바로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구마이적에 시비를 걸고 나오는 이들 역시 무지한 이들의 전형입니다. 복음 서두 말씀이 평범한 진술같으나 은혜롭습니다. 

 

‘예수님께서 벙어리 마귀를 쫓아내셨는데, 마귀가 나가자 말을 못하는 이가 말을 하게 되었다. 그러자 군중이 놀라워 하였다.’

 

주님이 계셔야 할 중심 자리에 있던 마귀를 쫓아내고 주님이 자리 잡으니 비로소 온전한 삶의 회복입니다. 이에 대한 반응이 구구각색입니다. 무지에 눈이 가리니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마귀 우두머리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냈다 말하기도 하고 하늘에서 내려 오는 표징을 보여달라고 합니다. 주님 자체가 하늘에서 내려온 표징인데 표징을 보여달라니 어이가 없습니다. 이어지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어느 나라든지 서로 갈라서면 망하고 집들도 무너진다. 사탄도 서로 갈라서면 그의 나라가 어떻게 버티어 내겠느냐?”

 

사탄이 얼마나 영악한테 스스로 분열하여 망하는 길을 택하겠느냐는 것입니다. 이어 주님만이 사탄에 대한 유일한 대책임을 말해줍니다. 유비무환입니다. 주님을 삶의 중심에 모시고 경청하며 순종하며 사는 길이 유일한 처방임을 말해 줍니다.

 

“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

 

참으로 힘센 분, 모든 마귀들을 제압할 수 있는 분, 주님을 모시고 하느님 중심의 삶을, 하느님의 나라를 살라는 것입니다. 삶은 선택입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하느님의 나라를, 하느님 중심의 삶을, 경청과 겸손, 순종의 삶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날마다 새롭게 폈다지는 주님 파스카의 꽃으로 사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 말미에서 주님은 다시 당신을 선택할 것을 촉구합니다.

 

“내 편에 서지 않는 자는 나를 반대하는 자고,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자는 흩어 버리는 자이다.”

 

주님과 함께 할 때 일치입니다. 주님을 떠날 때 분열입니다. 

주님이 하시는 일이 일치라면 악마가 하는 일은 분열입니다. 주님을 선택하여 주님 편에 서서 주님과 함께 모아들이는 일치의 삶을, 하느님 중심의 경청과 겸손, 순종의 삶을 살 수 있도록 이 거룩한 미사중 주님의 도움을 청합시다. 

 

“하느님 우리 주의 어지심이,

 우리 위에 내리소서.

 우리 손이 하는 일에 힘을 주소서.

 우리 손이 하는 일에 힘을 주소서.”(시편90,17).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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