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9.15.금요일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                                               히브5,7-9 요한19,25-27

 

 

그리스도 예수님 중심의 삶

-성모님과 함께-

 

 

"주님,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 위해 간직하신 그 선하심,

 얼마나 크시옵니까?

 주님은 당신께 피신하는 이들에게 그 선을 베푸시나이다."(시편31,20)

 

새벽부터 내리는 가을비가 세상을 위해 기도하시는 고통의 성모님 눈물같습니다. 어제 모처럼 따뜻하고 반가운 소식이 있었습니다. 요즘 보기 드문 책입니다. 책표지도 따뜻했고 편안했습니다. 힘들고 복잡한 세상 속에서도 평범한 일상을 참으로 성실히, 따뜻하게 소박한 꿈을 펼치며 살아가는, 우리 한 수도형제도 참여한 여덟분의 젊은이들의 글모음집, “요즘 잘 지내나요?”라는 책입니다. 나이에 관계없이 이런 글을 쓰는 영혼들은 꽃같이 아름다운 영원한 청춘입니다. 서서히 음미하며 읽을 계획입니다. 책 서두에 “들어가며”중 일부 대목을 인용합니다.

 

“편하게 안부조차 묻기 어려운 요즘 시대에 8명의 작가가 모여 <요즘 잘 지내나요?>를 출간합니다. 서로 다른 지역, 삶, 경험이지만 글을 쓰며 좀 더 가까워지고, 깊어졌습니다. 이 깊이는 바다처럼 서로 연결돼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돌아올리 없는, 바쁘게 흘러간 당시의 나는 잘 지냈는지 묻고 싶기도 합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분께도 안부를 물으며 이야기를 시작하려 합니다. 요즘 잘 지내시나요?”

 

새삼 ‘살 줄 몰라 불행이요 살 줄 알면 행복임을 깨닫습니다.’라는 말마디도 생각났습니다. 윗 여덟분의 젊은이들 참으로 살 줄 아는 사람들입니다. 요즘 잘 지내십니까? 잘 들여다 보면 바다처럼 깊이 하나로 연결된 삶임을 깨닫습니다. 우리로 하면 예수님 중심으로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바다같은 깊이의 삶입니다. 

 

오늘은 9월15일, 9월 순교자 성월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는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입니다. 어제 9월14일 아드님의 “성 십자가 현양 축일”에 이은 어머님의 기념일입니다. 이왕이면 기념일이 아니라 “고통의 성모 마리아 축일”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9월 순교자 성월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는 모자분의 축일이 참 상징성이 깊습니다. 바로 우리의 순교적 삶 중심에 언제나 살아 계신 모자분임을 깨닫게 됩니다. 

 

육친의 어머니는 세상을 떠났어도 성모 마리아 어머님은 영원히 함께 계시다는 사실이 큰 위로가 됩니다. 그래서 요즘은 산책시 어머님 대신 성모님을 넣어 어머님 은혜 동요를 부르곤 합니다. 얼마전에는 피정온 자매님들과도 함께 불렀습니다.

 

“높고높은 하늘이라 말들하지만. 나는 나는 높은게 또 하나있지.

 낳으시고 기르시는 성모님 은혜, 푸른하늘 저보다도 높은 것 같애.”

 

언제나 여전히 우리를 믿음과 희망과 사랑으로 새로 낳으시고 기르시는 성모님 은혜를 생각하며 부르면 마음은 동심이 되고 참 편안해집니다. 세상의 무수한 고통중의 어머니들 역시 고통의 성모 마리아 어머님을 생각하면 큰 위로와 힘을 받으리라 생각됩니다. 

 

더불어 생각나는 성모 마리아가 생애 동안 겪었던 일곱가지 슬프고 아픈 사건을 가리키는 성모칠고가 생각납니다. 성모칠고는 가톨릭 교회의 대중적 신심입니다. 고통의 성모 신심은 오래전부터 널리 퍼져 있었으며, 1688년 인노첸시오 11세 교황이 이 기념일을 정하였고, 1908년 성 비오 10세 교황이 성 십자가 현양 축일 다음날인 오늘로 옮겨 기념하게 했습니다. 공부하는 마음으로 성모칠고를 열거해 봅니다.

 

1.시메온이 아기 예수를 보면서 훗날 마리아가 예리한 칼에 찔리듯 마음이 아플 것이라고 예언한 일.

2.헤로데의 눈을 피해 온갖 고생을 하며 이집트로 피난 간 일.

3.파스카 축제를 지내러 예루살렘에 갔다가 소년 예수를 잃어버린 일.

4.십자가 지고 가는 예수를 만난 고통.

5.예수가 십자가상에서 숨을 거두시는 것을 본 고통,

6.예수의 시신을 십자가에서 내린 고통.

7.아들 예수를 무덤에 묻은 고통.

 

참으로 고난과 시련의 슬픔과 고통으로 점철된 성모님의 삶이었지만 믿음으로 이 모두를 이겨낸 참으로 주님의 전사인 성모님이심을 깨닫습니다. 오늘 복음전 20절까지 계속되는 부속가는 얼마나 애절하고 깊은지 성모신심의 절정을 대하는듯 합니다.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성모님처럼 강합니다.  오늘 복음 장면도 바로 성모님의 고통스런 모습의 절정이자 철저한 케노시스 자기비움의 극치입니다. 흡사 예수님 중심으로한 이등변 삼각형의 모습같습니다. 

 

저절로 우리 삶의 자리도 계시됩니다. 바로 우리 믿는 이들을 대변하는 어머니 곁에 선 애제자입니다. 예수님을 중심에 모시고 성모님의 자녀가 되어 성모님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의 신원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삶의 중심에 모신 예수님의 모습이 히브리서에 은혜롭게 묘사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 계실 때, 당신을 죽음에서 구하실 수 있는 분께 큰 소리로 부르짖고 눈물을 흘리며 기도와 탄원을 올리셨고, 하느님께서는 그 경외심 때문에 들어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드님이셨지만 고난을 겪으심으로써 순종을 배우셨습니다. 그리고 완전하게 되신 뒤에는 당신께 순종하는 모든 이에게 영원한 구원의 근원이 되셨습니다.”

 

아마도 성모님 역시 아드님의 수난과 고통을 함께 겪으면서 하느님을 향한 신뢰와 사랑도 한없이 깊어졌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예수님으로부터 귀한 가르침을 얻습니다. 바로 우리의 삶은 고난을 겪음으로 순종을 배워가는 “순종의 학교, 순종의 여정”인생이라는 것입니다. 산다는 것은 순종하는 것이요 마지막 순종은 죽음입니다. 

 

당신께 순종하는 모든 이들에게 영원한 구원이 되신 예수님이야말로 우리의 영원한 사랑이자 희망이요, 우리 삶의 목표이자 방향이요 삶의 중심이자 의미임을 깨닫습니다. 그러니 이런 예수님을 중심에 모신 삶보다 행복한 삶은 없습니다. 바로 이런 예수님께서 사랑하는 제자들인 우리를 보며 어머님께 말씀하십니다.

 

“이 사람이 어머님의 아들입니다.”

 

그렇습니다. 주님께서 사랑하셨던 애제자, 이 사람이 가리키는 바, 바로 우리 믿는 모두입니다. 성모님의 자녀인 우리들, 바로 우리의 복된 신원입니다. 과연 마리아 성모님의 자녀다운 삶인지 뒤돌아보게 합니다. 이어 애제자에게 하는 말씀은 그대로 오늘 우리를 향한 말씀입니다.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평생 언제나 모시고 살아야 할 성모님, 얼마나 행복한 우리들인지요! 육친의 어머니는 세상을 떠나셨어도 마리아 성모님께서 늘 우리를 사랑으로 기르시고 타이르시고 위로하시고 격려하시니 말입니다. 흡사 오늘 복음 장면이 미사장면을 연상케 합니다. 멜키체덱과 같은 영원한 대사제 예수님을 중심으로 성모님과 함께 미사를 봉헌하는 우리들 같습니다. 

 

우리는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 예수님을 중심에 모시고 언제나 성모님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그러니 묵주기도 잘 바치시기 바랍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예수님을 중심에 모시고 효성깊은 성모님의 자녀로 살게 하십니다. 아침성무일도 즈가르야 후렴으로 강론을 마칩니다.

 

"비통의 어머니시여, 기뻐하소서.

 당신은 큰 고통을 겪으신 후, 천상 영광으로 구원되시고,

 온 누리의 여왕으로서 당신 아드님 곁에 좌정하셨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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