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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8.3.연중 제18주간 월요일                                                               예레28,1-17 마태14,22-36

 

 

 

기도의 힘, 기도와 삶

-기도가 답이다-

 

 

 

누가 저에게 무슨 맛으로, 무슨 재미로, 무슨 기쁨으로 사느냐 묻는다면 저는 지체없이 대답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입니다. ‘기도하는 맛으로, 기도하는 재미로, 기도하는 기쁨으로 산다’는 것입니다. 어제와 엊그제 동심의 순수와 기쁨으로 산책할 때 맘껏 불렀던 ‘푸른잔디’ 동요가 지금 생각하니 일종의 기도였음을 깨닫습니다.

 

사실 기도하는 기쁨으로 맛으로 재미로 살아가는 여기 수도자들입니다. 하느님의 사람, 기도의 사람이라 칭하는 수도자입니다. 어찌 수도자뿐이겠습니까? 하느님의 사람, 기도의 사람은 사람에 대한 정의입니다. 사람만이 기도합니다. 기도해야 비로소 살아있는 참사람입니다. 

 

기도는 그대로 영혼의 호흡입니다. 끊임없이 호흡해야 육신이 살 듯 끊임없이 기도해야 영혼도 삽니다. 기도는 하느님과의 소통입니다. 소통은 생명이요 사랑입니다. 하느님과 소통의 기도는 바로 생명이요 사랑입니다. 그러니 하느님과의 소통인 기도없이 참사람이 되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합니다.

 

그러니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해야 삽니다. 여기 수도자들의 하루는 기도로 시작해서 기도로 끝납니다. 하느님으로 시작해서 하느님으로 끝납니다. 기도와 하느님은 삶의 중심이며 존재이유입니다. 평생 매일 죽을 때까지 끊임없이 기도를 바칩니다. 특히 시편공동성무일도는 기도의 중심입니다. 영혼의 찬미와 감사의 양날개를 달고 하느님 하늘을 날게 하는 시편기도입니다. 기도-시-고백-노래가 하나로 어울러진 시편전례기도는 ‘기도의 학교’와 같습니다.

 

‘사랑의 학교’이듯 ‘기도의 학교’인 인생입니다. 죽어야 졸업인 인생 학교에서 죽는 그날까지 사랑도 평생 배워야 하는 공부이듯 기도 역시 평생 배워야 합니다. 아무리 배워 공부해도 사랑에는 영원한 초보자이듯 기도에도 영원한 초보자인 우리들입니다. 

 

그러니 기도가 답입니다. 인생 무지와 무의미, 허무에 대한 답도 기도뿐입니다. 기도할 때 하느님을 알고 회개와 겸손입니다. 기도와 삶은 함께 갑니다. 기도없는 삶은 공허하고 삶이 없는 기도는 맹목입니다. 기도하는 대로 살고 기도하는대로 됩니다. 나중에 남는 얼굴은 둘 중 하나입니다. 나이 40을 넘어서는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합니다. 기도한 얼굴인가 기도하지 않은 얼굴인가, 주님을 닮은 진짜 내얼굴인가, 주님을 닮지 않는 가짜 내얼굴인가 둘중 하나입니다. 

 

마지막 심판도 주님은 우리의 얼굴로, 영혼의 얼굴로 판별하실 것입니다. 기도는 테크닉이 아니라 사랑입니다. 주님은 기도로 당신 사랑의 얼굴을 닮았나 닮지 않았나로 판별하실 것입니다. 하여 믿는 이들의 여정은 예수님을 닮아가는 예닮의 여정이라 함이 옳습니다.

 

기도의 힘은 믿음의 힘이요 하느님의 힘입니다. 예수님의 모든 힘의 원천은 기도임을 봅니다. 예수님의 하루 일상의 중심에 자리 잡은 외딴곳의 기도처입니다. 하느님 아버지와 깊은 친교로 영육을 충전시킨 영혼의 안식처, 휴식처, 피난처, 정주처와도 같은 외딴곳입니다. 

 

보십시오. 군중을 배불리 먹이신 다음 열광하는 군중을 지체없이 돌려보내고 도망치듯 서둘러 떠나 따로 기도하시려고 외딴곳의 산에 오르시는 예수님이십니다. 결코 덧없는 군중의 열광이나 인기의 유혹에 빠지지 않는 주님이십니다. 후대의 구도자들이 하느님을 찾아 기도하러 사막에 갔듯이 예수님은 하느님을 찾아 기도하러 산에 오르십니다. 저녁때가 되었는데도 혼자 거기에 기도하며 계셨습니다. 

 

이어 호수위를 걸어 오시어 파도에 시달리던 제자들을 구해내시는 장면은 얼마나 긴박한지요. 대화를 나열해 봅니다.

 

-“유령이다”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바로 이 말씀은 미사중의 우리 모두에게 주시는 말씀입니다. 요셉 수도원 십자로 중앙 예수성심상 아래 바윗판에 새겨진 성구가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입니다.

“주님, 주님이시거든 저더러 물위를 걸어오라고 명령하십시오.”

“오너라.”

거센 바람에 두려워 부르짖는 베드로입니다.

“주님, 저를 구해 주십시오.”

“이 믿음이 약한 자야, 왜 의심하였느냐?”

“스승님은 참으로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바람은 그치고 배안에 있던 제자들은 주님을 고백합니다. 흡사 주님과 주고 받는 대화의 기도처럼 느껴집니다. 타고난 믿음은 없습니다. 이런 시련과정중 주님과의 만남을 통해 깊어졌을 제자들의 믿음입니다. 

 

풍랑속의 배가 상징하는 바 험하고 거친 세상바다에서 인생항해 중인 교회를, 공동체를, 개인을 상징합니다. 참으로 주님을 우리 삶의 중심에 모실 때 안정과 평화의 인생항해임을 깨닫습니다. 인생항해중 주님을 잊어, 잃어 조난중이거나 파선된 인생이나 공동체는 얼마나 많은지요. 참으로 예수님처럼 기도가 얼마나 절대적인지, 또 예수님의 삶의 원천은 바로 기도임을 깨닫습니다.

 

호수를 건너 겐네사렛 땅에 이르렀을 때 역시 예수님의 기도의 힘, 하느님의 힘은 여실히 발휘됩니다. 병든 이들은 모두 예수님께 데려왔고 예수님 옷자락 술에 손을 대 사람마다 치유의 구원을 받습니다. 참 죄도 많고 병도 많은 세상이요, 외관상 편리하고 좋아지는 세상 같지만 날로 나빠지는 세상같습니다. 하느님은 최고의 명의입니다. 병에 약은 물론 영약靈藥인 기도祈禱 역시 함께 복용해야 온전한 치유입니다.

 

답은 끊임없는 기도뿐입니다. 내적혁명과도 같은 끊임없는 회개를 통해 전격적 삶의 전환뿐입니다. 하느님 중심의 삶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기도를 통해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살 때 진짜 알맹이의 삶이요, 기도가 없이는 가짜 껍데기의 삶입니다. 가짜인생이 아니 진짜 인생을 사는 길을 끊임없는 기도를 통해 주님을 닮아가는 길뿐이 없습니다.

 

바로 이의 좋은 본보기가 제1독서 예레미야서의 진짜 참 예언자 예레미야와 거짓 가짜 예언자 하난야입니다. 이 둘의 대립에서 예레미야에 의한 하난야의 비참한 말로가 예언되고 그대로 이뤄집니다.

 

“하난야, 잘 들으시오. 주님께서 당신을 보내지 않으셨는데도, 당신은 이 백성을 거짓에 의지하게 하였소. 그러므로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소. ‘내가 너를 땅위에서 치워버리리니, 올해에 네가 죽을 것이다. 너는 주님을 거슬러 거역하는 말을 하였다.’”

 

분명합니다. 참 예언자 예레미야는 하느님과 끊임없이 소통한 기도의 사람이었고 거짓 예언자 하난야는 하느님과 기도의 소통에 없던 불통의 사람이었음을 봅니다. 참으로 하느님과의 끊임없는 기도의 소통이 있을 때 가짜의 거짓 삶이 아닌 진짜의 참 삶을 살게 됨을 깨닫습니다. 

 

그러니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심기일전, 초발심의 자세로 다시 기도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초보자의 정신으로, 배우는 학인의 겸손으로 기도를 다시 배워 실천하는 것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이렇게 ‘기도의 사람’이 되어 살게 하십니다.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마태14,27).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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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20.08.03 08:28
    "내적혁명과도 같은 끊임없는 회개를 통해 전격적 삶의 전환뿐입니다. 하느님 중심의 삶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기도를 통해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살 때 진짜 알맹이의 삶이요, 기도가 없이는 가짜 껍데기의 삶입니다. 가짜인생이 아니 진짜 인생을 사는 길을 끊임없는 기도를 통해 주님을 닮아가는 길뿐이 없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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