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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6.10. 연중 제9주간 토요일                                                                              토빗12,1.5-15.20 마르12,38-44



참 멋있고 아름다운 삶

-하느님 중심의 삶-



가끔 수도원을 찾는 이들로부터 여기 수도원에서 무슨 맛으로, 무슨 재미로, 무슨 기쁨으로 사느냐는 질문을 받곤 합니다. 제 대답은 단호하고 분명합니다.


“하느님 찬미하는 맛으로, 찬미하는 재미로, 찬미하는 기쁨으로 삽니다. 저뿐 아니라 우리 수도형제들 모두가 찬미의 맛, 찬미의 재미, 찬미의 기쁨으로 살아갑니다.”


찬미의 기쁨으로 살아가는 찬미의 사람들인 우리 수도자들입니다. 하느님 중심의 삶이 참 멋있고 아름답습니다. 강론 주제 역시 ‘참 멋있고 아름다운 삶-하느님 중심의 삶-’입니다. 누구나의 바람이 멋있고 아름다운 삶일 것입니다. 멋있고 아름다운 삶 자체가 이웃에게는 위로와 힘이, 희망이 되는 참 좋은 선물입니다. 


바로 이런 삶의 전형이 우리 수도자들입니다. ‘하느님의 집’이라 일컫는 수도원에서 하느님만을 찾는 ‘하느님의 사람’이 되어, ‘하느님의 일’인 공동전례기도에 전념하는 수도자들 삶이야말로 전형적인 하느님 중심의 삶입니다. 하느님은 수도자의 존재이유이며 모두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비단 수도자뿐 아니라 믿는 이들 모두가 지향해야 할 하느님 중심의 삶입니다.


오늘 토빗기의 주인공 토빗과 그의 아들 토비아의 삶이 참 아름답습니다. 부전자전父傳子傳, 그 아버지에 그 아들입니다. 하느님 중심의 삶도 그대로 보고 배움을 깨닫습니다. 토빗의 아내 안나와 며느리 사라의 삶 역시 참 아름다운 하느님 중심의 삶임을 봅니다. 


라파엘은 천사이지만 처신이 참 아름답고 멋있어 이상적인 하느님 중심의 삶의 모범입니다. 온전히 하느님 중심의 이타적인 선행의 삶입니다. 라파엘 천사가 사명을 다 수행한 후 파견하신 분께 떠나는 모습은 얼마나 경쾌하고 멋진지요. 우리 역시 사명을 다한 후 파견하신 분께 이런 죽음의 떠남이라면 얼마나 좋겠는지요. 라파엘처럼, 하느님께로부터 파견받아 세상에 나와 사명을 수행한 후 하느님께 돌아가는 우리들 역시 천사들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살게하는 우리의 결정적 수행은 ‘하느님의 일’입니다. 바로 우리가 끊임없이 바치는 하느님 찬미와 감사의 시편공동기도와 매일미사의 수행이 우리를 날로 하느님 중심의 삶으로 변모시켜 줍니다. 수도원 일과표의 시스템 자체가 하느님 중심의 삶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토빗 부자를 떠나는 라파엘의 마지막 간곡한 당부도 찬미, 찬양, 찬송의 삶에 전념하라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너희에게 잘해 주셨으니, 살아 있는 모든 이 앞에서 그분을 찬미하고 찬양하여라. 그리고 그분의 이름을 찬미하고 찬송하여라. 하느님께서 하신 일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모든 사람에게 알리고, 그분을 찬양하기를 게을리 하지 말라.”


더불어 하느님 중심의 삶을 촉진하는 수행생활에 충실할 것을 당부합니다.


“선을 행하여라. 그러면 악이 너희에게 닥치지 않을 것이다. 진실한 기도와 의로운 자선은 부정한 재물보다 낫다. 금을 쌓아두는 것보다 자선을 베푸는 것이 낫다. 자선은 사람을 죽음에서 구해 주고 모든 죄를 깨끗이 없애 준다. 자선을 베푸는 이들은 충만한 삶을 누린다.”


라파엘 천사는 토빗이 하느님 중심의 선행과 자비의 삶을 살았기에 주님은 온갖 곤경에서 자기를 통해 토빗을 구원해 주셨음을 밝힙니다. 우리 역시 당시는 몰랐지만 지나고 나서 깨닫는 모든 고마운 분들, 바로 하느님이 보내 주신 라파엘 천사였음을 깨닫습니다. 그러고 보니 안 좋은 사람들보다는 라파엘 천사처럼 좋은 사람들이 훨씬 많은 세상임을 봅니다.


토빗기는 오늘 12장으로 끝나지만 원래는 14장까지 이어집니다. 13장은 토빗의 참 아름다운 하느님 찬미가로 오늘 화답송에서 일부 인용되고 있으며, 14장은 토빗의 아름다운 유언과 죽음입니다. 유언 대부분의 내용은 찬미와 자선에 대한 간곡한 당부입니다. 찬미로 살다가 찬미로 끝맺는 참 아름다운 하느님 중심의 삶과 죽음의 모범을 보여 준 토빗입니다. 


이런 토빗의 하느님 중심의 삶의 거울에 오늘 복음을 비춰보면 그 진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오늘 복음 전반부는 율법학자들을 조심하라는 일화이고 후반부는 가난한 과부의 헌금에 대한 일화입니다. 한눈에 드러나는 삶의 모습들입니다. 예수님은 이들 율법학자들의 자기 중심의 외적, 허영과 교만, 과시의 껍데기의 비본질적 천박한 삶을 비판하십니다. 


반면 율법학자들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하느님 중심의 삶의 전형적 모범이 가난한 과부입니다. 가난한 과부는 그대로 제1독서의 토빗을 닮았습니다. 궁핍한 가운데에서 가진 것을, 곧 생활비를 모두 헌금한 가난한 과부의 모습은 하느님 중심의 삶의 결정적 본보기입니다. 허영과 과시가 일체 배제된 갈림없는 순수한 마음의 봉헌입니다. 내적이고 본질적인 관상적 삶의 전형으로 참 아름다운 영혼입니다. 


율법학자들이 자기 중심의 실속없는 껍데기의 허영의 삶이었다면 가난한 과부는 하느님 중심의 실속있는 알맹이로 꽉 찬 진실한 삶입니다. 내적으로 참 자유롭고 부요하고 충만한 ‘진짜 살아있는’ 가난한 과부입니다. 하느님을 잊고 자기 중심의 외적 허영의 헛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정말 항구히 간절히 추구할 바 하느님 중심의 내적 부요와 자유의 충만한 삶입니다. 


자기 중심의 삶의 결과는 아무 것도 아닌 허무虛無이지만 하느님 중심의 삶의 결과는 하느님 모두의 충만充滿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하느님 중심의 내적부요와 자유의 충만한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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