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6.28.수요일 성 이레네오 주교 학자 순교자(130-200) 기념일

창세15,1-12.17-18 마태7,15-20

 

 

 

“성화聖化되십시오!”

-성덕聖德의 여정-

 

 

 

모든 것이 지나갑니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습니다. 자연속에서 살다보니 자연이 가르쳐주는 진리입니다. 집무실옆 꽃길이라 칭했던 애기똥풀꽃도 완전히 사라졌고, 수도원 성전 입구 천국문이라 칭했던 아치형을 싸고 있던 넝쿨 장미꽃도 시들어 사라졌고, 꿈처럼 사랑으로 피어났던 수녀원 담장의 장미꽃들도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젊음도 인생도 그러합니다. 정주의 삶을 살다보니 모든 변화가 눈에 보입니다. 이렇게 살다보면 남은 삶도 금방일 것입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 짧은 인생 최대 화두일 것이며 우리 믿는 이들에게 단연코 주님을 닮아 참내가 되어가는 성덕의 여정뿐임을 깨닫습니다. 하여 요즘 제가 자주 바치는 인사말은 수도형제에게 배운 “성화되십시오!”입니다. 우리의 살 날이 연장되는 것은 주님이 원하시는 바, 부단한 회개를 통해 성화되어가는 것 하나일 것입니다.

 

오늘은 2세기 활약하다 순교한 성 이레네오 주교 학자 기념일입니다. 사도 요한의 제자였던 성 폴리카르포의 뒤를 잇는 사도교부입니다. 이름 뜻도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 “주님에게서 오는 평화” 참 멋집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작년 2022년 그리스도인 일치주간 중인 1월21일 리옹의 이레네오 성인을 ‘일치의 학자(Doctor unitatis)’로 공식 선언했으며 이로써 이레네오 성인은 교회의 37번째 ‘학자’가 됩니다.

 

무려 사후 1822년 후입니다. 교황은 이레네오 성인을 교회학자로 선언하는 교령에서 “위대한 스승의 교리를 통해 더욱더 많은 주님의 제자들이 완전한 일치를 향해 걷는 여정을 만들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리옹의 성 이레네오는 동방에서 태어났고 서방에서 주교 직무를 수행했다”면서 “성인은 동방과 서방의 그리스도인들을 영적, 신학적으로 이어주는 다리가 됐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레네오 성인은 2세기 주교로 가톨릭 신자들과 정교회 신자들 모두로부터 존경을 받아왔으며, 당시 그는 영지주의 이단사상에 맞서 주님의 전사로서 치열한 싸움중에 초기교회의 정통신앙을 확립한 대표적 교부로, “가톨릭교회의 수호자였습니다.”

 

이런 성인들이야 말로 가톨릭교회의 살아 있는 보물로 우리 삶의 좌표가 되어 성덕의 여정에 무한한 영감과 힘의 원천이 됩니다. 주님은 성인들을 기억, 기념할뿐 아니라 우리 모두 성인이 되라고 우리를 격려합니다. 사실 성인이 되는 목표는 옛 동방과 서방이 일치합니다. 우리가 존경하는 조선시대 대학자 퇴계 이황, 율곡 이이, 다산 정약용이 궁극으로 목표했던 공부도 성인이 되는 공부였습니다.

 

참 사람되기 힘든 세상입니다. 병든 영혼들은 얼마나 많습니까? 요즘 강조하는바 정신건강, 영혼건강, 마음건강의 참사람, 성인입니다. 사람은 많은데 사람은 없다고 참으로 건강한 영혼의 사람은 없다고 많은 이들이 개탄합니다. 

 

교회학자는 교의로써 교회에 큰 기여를 한 교회내의 학자들에게 부여되는 칭호로, ‘생활의 성성聖性’, ‘탁월한 학식’, 그리고 ‘교회에 의한 선포’ 등 세가지 조건을 갖춰야 합니다. 그러니 교회학자는 성덕의 사람, 학식의 사람, 교회의 사람으로 우리에게는 귀한 가르침이 됩니다. 위 세 요소에 많이 접근하여 성인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하고, 공부해야 하고, 교회를 사랑해야 참 성인이 될 수 있음을 봅니다.

 

어제 31년만에 만난, 신학교 시절 호감을 지녔던 후배 프라도 사제 정석수 유스티노 도반과의 만남이 어제의 각별한 선물이었습니다. 사제품을 앞두고 1992년 여기서 피정을 하고 그해 서품을 받았으니 만31년만에 만난 것이니 이 또한 기적입니다. 돌“석石”에 물“수水”자라 쓰니 한 수도형제는 “암반수”라는 기막힌 별명도 주었습니다. 저는 “오늘이 신부님의 수도원 방문 축일”이라며 덕담도 드렸습니다. 면담성사중 프라도 영성도 배웠습니다.

 

구유에 계신 주님을 섬김, 십자가의 주님 사랑, 감실안의 주님 사랑의 나눔으로, 즉 구유의 섬김, 십자가의 사랑, 감실의 나눔으로 요약되는 삶과 영성으로 이대로 살면 정말 가난하고 겸손하게 사셨던 주님과의 일치로 순수와 열정의 참 사람이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나눈 성덕의 삶과는 너무 다른 오늘 복음의 거짓 예언자들의 삶입니다. 

 

“너희는 거짓 예언자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은 양의 옷차림을 하고 너희에게 오지만 속은 게걸든 이리들이다.”

 

오늘날로 보면 흡사 양심이 없이 뻔뻔한 사이코패스, 소시어패스에 속했던 부류들 같습니다. 디다케 11장에 나오는 거짓 예언자의 식별기준이 재미있습니다. 교도소에서 가장 사람 취급 못받고 무시되는 부류의 사람들이 전형적 소시어패스 사기꾼들이라 합니다. 그러나 이들도 정말 주님을 열렬히, 항구히 사랑한다면 사이코패스도, 소시오패스도 치유되리라 믿습니다.

 

“사도는 하루 동안만 머물러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이틀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사흘이나 머물면 그는 거짓 예언자입니다. 사도가 떠날 때는 다음 머물 곳을 찾을 때까지 필요한 빵만 가져야 합니다. 만일 돈을 요구한다면 그는 거짓 예언자입니다. 영으로 말한다고 다 예언자가 아니라 오직 주님의 생활태도을 지녀야만 예언자입니다. 진리를 가르치는 자라도 진리를 행하지 않는다면 거짓 예언자입니다.”

 

열매를 보면 나무를 압니다. 좋은 나무에서 좋은 열매요 나쁜 나무에서 나쁜 열매입니다. 가시나무에서 포도를, 엉겅퀴에서 무화과를 거둘 수 없습니다. 좋은 열매를 맺지 않는 나무는 모두 잘려 불에 던져질 거라 합니다. 그러니 사람이, 마음이 순수하고 좋아야 생각도 글도 말도 행동도 순수하고 좋습니다. 

 

우선적이 것이 부단한 기도와 회개를 통한 마음의 정화로 겸손과 온유, 자비와 지혜, 순수와 열정의 참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비록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의 타고난 기질이 있더라도 이를 깨달아 하느님 사랑하는 마음으로 치열하고 가열찬 선행의 노력을 다할 때 주님은 이런 기질도 은총으로 바꿔주실 것입니다. 착한 마음에서 선행이지만 부단한 가열찬 선행을 통한 나쁜 마음의 변화도 은총으로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인간이 물음이라면 하느님은 답입니다. 하느님을 떠나, 예수님을 떠나 참 사람이 되는 것은 요원합니다. 필시 변질 중독 부패되어 괴물도 되고 폐인도 될 것입니다. 그러니 주님을 알아가면서 참나의 성인이 되어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요! 

 

새삼 날로 삶의 목표이자 방향이요, 삶의 중심이자 의미이신 주님과 깊어지는 우정의 관계가 절대적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제1독서 하느님의 벗이라는 아브람과 하느님의 관계가 그 모범입니다. 주님이 얼마나 아브람을 신뢰하고 사랑했는지 다음 대목이 이를 입증합니다.

 

-“아브람아, 두려워하지 마라. 나는 너의 방패다. 너는 매우 큰 상을 받을 것이다...하늘을 쳐다 보아라. 네가 셀 수 있거든 저 별들을 세어 보아라.” 아브람이 주님을 믿으니, 주님께서 그 믿음을 의로움으로 인정해 주셨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에게 부족한 믿음을 도와 주시어 주님과의 우정을 북돋아 주시어 성덕의 여정에 큰 도움을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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