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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6.30.연중 제12주간 금요일                                                         창세17,1.9-10.15-22 마태8,1-4

 

 

 

그리스도 예수님 중심의 삶

-치유와 위로, 구원-

 

 

 

오늘은 6월 예수 성심 성월 끝날이자 내일은 7월의 시작입니다. 끝은 새로운 시작임을 새삼 깨닫습니다. 믿는 이들에게는 늘 새로운 시작일 뿐입니다. 그렇다면 죽음 역시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일 것입니다. 어제부터 장마가 시작된 듯 어제는 온종일 비가왔고 오늘 밤도 계속되는 비에 불암산 계곡 물흐르는 소리가 선명합니다. 

 

늘 생각하는 바이지만 하늘 비가 있던 없던, 늘 맑게 흐르는 강같은 삶이면 좋겠습니다. 본기도 말마디처럼 한결같이, 끊임없이 맑게 흐르는 강같은 삶입니다. 봉헌함에서 나온 봉투에 씌어진 글귀가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수도원의 햇살, 바람, 새소리 담긴 매실 한 자루 가져다가 매실청 담궜습니다. 감사합니다.”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모든 수도자들을 위해 봉헌합니다. 짧은 피정 기간 동안 많은 것들을 보고, 듣고, 보고, 반성하였습니다. 항상 현세에서 나를 향한, 안으로 향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수도자들의 생활을 통해 밖으로 향하는 기도와 지향을 배웠습니다.”

 

다음 자매는 1990년대 초반 20대 나이에 성소자로 수도원을 찾아 저에게 면담했던 지금은 52세 자매의 고백입니다. 거의 30년만에 수도원을 찾았던 것입니다.

 

“20대, 푸르른 날들에는 수도성소를, 

30대, 짙푸른 날들에는 아버지와의 갑작스러운 이별, 7년 기다리며 기도로 만난 아이, 그리고 14개월후 남편과의 갑작스런 사별, 

40대 주님께서 맡겨주신 아이 양육에 온힘을 쏟았고, 

52세, 아이를 같이 양육해주신 친정 어머니가 요셉 대축일 입원하셨다가 짧은 투병 생활하시고 부활 대축일 선종, 하나뿐인 아들은 2월2일 왜관수도원에 입회하였습니다. 주님께 감사드리며 이 시간들 머물수 있게 해주신 요셉수도원에 감사드립니다. 돌고 돌아 다시 찾은 이곳에 주님처럼 계셔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명실공히 하느님 중심의 삶에 충실했던 자매들이요, 주님을 찾듯 늘 거기 그 자리 세상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요셉 정주 수도원의 역할이 뚜렷이 부각됩니다. 하느님을 찾는 순례 여정중인 이들에게는 빛나는 이정표가 되고, 수도원 존재자체가 끊임없는 환대를 통한 복음 선포의 삶이라는 것입니다. 

 

믿는 이들에게 수도원이 세상의 중심이듯이 예수님이 중심이 됩니다. 세상의 중심이신 예수님을 찾아, 예수님의 위로와 평화, 치유를 찾아 끊임없이 수도원을 찾는 사람들입니다. 오늘 복음이 바로 예수님이 세상 사람들의 중심임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특히 아픈 분들에게는 더욱 그러합니다.

 

마태복음 5장에서 7장까지 예수님의 산상설교가 끝나고 이제부터 본격적 삶의 현장에서 치유와 구원활동이 전개됩니다. 상구보리上求菩提 하화중생下化衆生이란 불가의 말도 있듯이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하화중생下化衆生의 치유와 구원활동입니다. 예수님께서 산에서 내려오시자 많은 사람이 그분을 따르니 말 그대로 세상의 중심이 되신 분위기입니다.

 

마태복음 8장은 온통 예수님의 육신의 치유활동에 관한 일화들입니다. 사실 복음은 거의가 치유하시고 먹이신 몸과 관련된 기적들입니다. 정신건강, 영혼건강을 말하지만 육신이 무너지면 정신도 감당하기 힘듭니다. 어제 평생 처음 몸살 감기로 앓다보니 인간의 육신이 얼마나 허약한지, 왜 예수님이 치유활동에 그렇게 온힘을 쏟았는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병원에 가면 온 세상 사람들이 환자처럼 생각됩니다.

 

오늘 복음은 첫 치유 기적으로 나병환자가 그 대상입니다. 나병환자의 선택이 참으로 정확했습니다. 삶의 중심이신 예수님을 찾는 갈망이 그의 믿음의 눈을 열어 주었고 예수님을 발견케 했습니다. 나병은 당시 악성 피부병을 뜻하지만 여기서는 불치의 나병을 뜻합니다. 나병환자가 주님을 만남으로 이어지는 치유과정이 감동적입니다.

 

“주님! 주님께서 하시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이 해 주실 수 있습니다.”

나병환자의 믿음에 대한 예수님의 즉각적 응답입니다. 치유에 앞서 필히 전제되는바 우리의 믿음입니다. 예수님께서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말씀하십니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그러자 곧 그의 나병이 깨끗이 나았습니다. 나병환자의 믿음에 응답하여  1.예수님의 연민의 마음, 2.사랑의 스킨쉽, 3.권능의 말씀이 하나가 되어 발생한 치유의 기적 은총임을 봅니다. 

 

천형이라 불리던 나병이 주님을 만남으로 치유되니 천형天刑은 천복天福으로 바뀝니다. 주님은 공동체에서 격리, 소외되어 참 외롭게 지내던 나병환자를 치유하여 본래의 공동체 삶의 자리로 복귀시킵니다. 헛된 명성이나 인기의 중심에 서기를 원치 않으셨던 주님은 치유된 나병환자에게 함구할 것을 명하시며, 다만 사제에게 가서 깨끗해진 몸을 보이고 예물을 바쳐 그들에게 증거가 되게 하라고 명하십니다. 

 

새삼 삶의 중심이신 예수님을 만날 때 영육의 치유와 구원임을 깨닫습니다. 나병이 상징하는 바 참으로 깊고 다양합니다. 육신의 나병만이 아니라 영혼의 나병도 심각하고 엄중합니다. 잘못된 이념이나 신앙으로 인해 맹목적이 되고 광신이 될 때 편견으로 굳어질 때, 백약이 무효입니다. 무지의 나병보다 더 고약한 것은 없습니다. 무지의 나병에서 기인한 육신의 나병인지도 모릅니다.

 

답은, 치유의 처방은 예수님뿐입니다. 끊임없는 기도와 끊임없는 회개로 삶의 중심이신 주님을 만날 때 비로소 치유의 구원입니다. 오늘 복음의 나병환자는 예수님을 만남으로 육신은 물로 영혼의 나병도 완전히 치유되었을 것입니다. 이래서 살아 계신 주님을 만나는 매일의 미사가 참으로 고맙습니다. 오늘 제1독서 창세기 서두 말씀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아브람의 나이가 아흔아홉살이 되었을 때, 주님께서 아브람에게 나타나 말씀하셨다. “나는 전능하신 하느님이다. 너는 내 앞에서 살아가며 흠없는 이가 되어라.” 하느님께서 다시 아브라함에게 말씀하셨다.-

 

아브람에서 아브라함으로 이름이 바뀝니다. 아흔아홉살이 되도록 흠없이 살아온 아브람에게 또 흠없이 살라 다시 주의를 환기시킵니다. 그대로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입니다.

 

“나는 전능하신 하느님이다. 너는 내 앞에서 살아가며 흠없이 살아라.”

 

어떻게? 하느님 중심의 삶에 날로 충실하는 것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주님 앞에서의 삶임을 명심하며 깨어 흠없이 살아가는 것입니다. 주님의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의 육신의 치유와 더불어 온갖 영적나병을 치유해주시며 흠없는 삶을 살게 해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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