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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5.1.부활 제4주간 월요일                                                          사도11,1-18 요한10,11-18

 

 

 

착한 목자 주님과 우정의 여정

-사랑, 앎, 일치, 자유-

 

 

“제 영혼이 하느님을, 

 생명의 하느님을 목말라 하나이다.

 하느님의 얼굴을 언제나 가서 뵈오리이까?”(시편42,3)

 

오늘은 5월 성모성월의 첫날이자 노동자 성 요셉을 기리는 날이자 근로자의 날이기도 합니다. 근로자의 날이라 하지 말고 그냥 노동자의 날이라 하면 좋겠습니다.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시편23,1)

 

어제 미사시 화답송 후렴이 아직도 기 여운으로 남아있습니다. 어제 저녁성무일도시 성체강복후 퇴장 성가 51장 역시 새삼스런 감동이었습니다. 다시 1절 가사를 음미해 봅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와 바꿀수는 없네 

 이 세상 부귀영화와 권세도

 우리를 위하여 돌아가신 예수의 크옵신 사랑이여 

 세상 즐거움 다 버리고 세상 명예 다 버렸네

 주 예수 그리스도와 바꿀수는 없네

 세상 어떤 것과도.”

 

성가를 들으며 새삼 주님과 관계의 깊이에 대해, 더불어 주님과 우정의 여정에 대해 묵상했습니다. 과연 날로 주님과 깊어가는 우정의 여정인가에 대해 말입니다. 나이 들어 몸은 노쇠해 가도 살아 있는 그날까지 파스카 주님과의 우정은 날로 새로워지고 깊어졌으면 소원이겠습니다. 문득 26년전 이맘때쯤 쓴 “사랑”이란 시가 생각납니다.

 

“당신 언제나 거기 있음에서 오는 행복, 평화

 세월 지나면서 색깔은 바래다지만

 당신 향한 내 사랑 날로 더 짙어만 갑니다

 안으로 안으로 끊임없이 타오르는 사랑입니다

 세월 지나면서 계속 

 새로워지고, 좋아지고, 깊어지는 당신이면 좋겠습니다”-1997.3

 

나이 50이 넘어서부터 해마다 ‘스승의 날’ 전후로 저를 찾았던 옛 초등학교 교사시절 6학년때 제자들 셋이 어제도 저를 찾아와 스승의 날, 어린이날, 과수원길 및 여러 동요를 열창해 줬습니다. 1977년 13살이었던 제자들이 46년이 지난 올해 2023년에는 59세가 됩니다. 오랜동안 잊지 않고 계속된 제자들과의 신뢰와 사랑의 관계 역시 새삼스런 감동의 기적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관계가 착한 목자 주님과의 관계입니다. 날로 끊임없이, 한결같이 깊어지는 주님과 우정의 관계에 날로 주님을 닮아가는 여정인지 생각하게 됩니다. 주님 앞에 갔을 때, 주님은 당신을 얼마나 닮았나 우리의 얼굴을 살피실 것입니다. 참으로 주님을 닮아갈 때 역설적으로 참나의 얼굴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주목하는 바 삯꾼이 아닌 착한 목자입니다.

 

“나는 착한 목자다.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다. 삯꾼은 목자가 아니고 양도 자기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리가 오는 것을 보면 양들을 버리고 달아난다.”

 

비단 목자인 사제뿐 아니라 모든 믿는 이들이 본 받아야 할 착한 목자의 영성,희생적 사랑이겠습니다. 과연 착한 목자 영성으로 살고 있는지 자문하게 됩니다. 이어 같은 맥락의 말씀이 반복됩니다.

 

“나는 착한 목자다. 나는 내 양들을 알고 내 양들은 나를 안다. 이는 아버지께서 나를 아시고 내가 아버지를 아는 것과 같다. 나는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다.”

 

참으로 착한 목자 예수님과 서로 앎의 우정관계가 깊어지면서, 더불어 아버지와의 앎의 우정관계도 깊어짐을 깨닫습니다. 이어지는 주님의 말씀에서 깊이 깨닫는 바 예수님의 자유로움입니다. 참으로 주님과 사랑의 앎의 관계가 깊어질수록 일치에 자유로움입니다. 사랑과 앎과 일치와 자유는 함께 갑니다. 그리하여 자발적 순교의 사랑도 가능한 것입니다.

 

어제 저는 김수환 추기경님과 수녀님에 관한 감동적 예화를 들었습니다. 착한 목자 예수님과 추기경님, 그리고 수녀님의 깊은 우정을 엿볼수 있는 대목입니다. 추기경님과 수녀님은 착한 목자 예수님과의 깊은 우정의 사랑을 공통으로 하고 있었기에 서로 간의 깊은 영적 우정도 가능했음을 봅니다. 

 

참으로 착한 목자 예수님과 깊어가는 우정과 더불어 형제 도반들과의 우정도 저절로 깊어간다는 진리를 깨닫습니다.  이래야 비로소 진정 자유롭고 평화로운 일치의 수도공동체도 가능할 것입니다. 이어지는 착한 목자 예수님 말씀도 참으로 중요합니다.

 

“나에게는 이 우리 안에 들지 않은 양들도 있다. 나는 그들도 데려와야 한다. 그들도 내 목소리를 알아듣고 마침내 한 목자 아래 한 양 떼가 될 것이다.”

 

새삼 교회의 근본적 존재이유는 선교임을 깨닫습니다. 선교없이는 성소도 없습니다. 어제 영어 미션(mission)의 이중적 뜻을 새롭게 확인했습니다. 미션은 선교 또는 사명으로 번역될수 있고 바로 교회의 선교는 그 사명이라는 것입니다. 선교의 사명, 바로 교회의 존재이유입니다. 

 

참으로 이런 착한 목자 예수님의 의중을 깊이 깨달은 착한 목자의 모범이 바로 제1독서 사도행전의 베드로입니다. 베드로의 주님과의 영적우정이 날로 넓어지고 깊어지면서 계속 선교적이 됨을 봅니다. 베드로의 이방인 선교에 결정적 깨달음이 되었던 무아경에 환시 신비 체험 중 인상적인 대목을 소개합니다. 여러 짐승들이 담긴 큰 아마포 같은 그릇이 베드로 앞에 놓이고 이어지는 대화입니다.

 

“베드로야, 일어나 잡아먹어라.”

“주님, 절대 안됩니다. 속된 것이나 더러운 것은 한 번도 제 입속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하느님께서 깨끗하게 만드신 것을 속되다고 하지 마라.”

 

베드로의 편협한 시야는 이런 충격적 체험으로 한층 깊고 넓어졌을 것입니다. 말그대로 자기의 벽(壁)은 활짝 열린 문(門)으로 바뀐 것이지요! 이어지는 확신에 넘친 베드로의 고백과 예루살렘 교회의 반응이 감동적입니다.

 

-“이렇게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게 되었을 때에 우리에게 주신 것과 똑같은 선물을 그들에게 주셨는데, 내가 무엇이기에 하느님을 막을 수 있었겠습니까”

베드로의 고백에 화답하는 예루살렘 교회입니다.

“이제 하느님께서는 다른 민족들에게도 생명에 이르는 회개의 길을 열어 주셨다.”하며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얼마나 멋지고 아름다운 장면인지요. 먼 이방의 한국에까지 선교가 이루어져 우리가 착한 목자 예수님과 함께 살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얼마나 놀라운 기적의 은총이자 선물인지요! 새삼 착한 목자 예수님은 우리 그리스도교의 독점 자산이 아니라, 인류의 공공(公共) 자산임을 깨닫게 됩니다. 참으로 착한 목자 예수님과의 우정이 깊어가면서 선교적이 될 수 뿐이 없음을 깨닫습니다. 매일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주님과의 우정을 깊이하며 더욱 선교적인 삶을 살게 합니다.

 

“주님, 당신의 빛과 진리를 보내시어, 

 저를 인도하게 하소서.

 저는 하느님의 제단으로 나아가오리다.

 제 기쁨과 즐거움이신 하느님께 나아가오리다.”(시편43;3ㄱ.4ㄱ).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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