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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6.6. 연중 제9주간 수요일                                                                               2티모1,1-3.6-12 마르12,18-27



우아하고 품위있는 삶과 죽음

-부활의 희망-



누구나 원하는바 우아하고 품위있는 삶과 죽음일 것입니다. 요즘 주변 곳곳에서 들려오는 죽음의 소식들입니다. 요즘 많이 받는 카톡 내용도 거의가 건강에 관한 정보들로 이 또한 공해다 싶을 정도입니다. 얼마전 만난 친지의 탄식도 생각납니다. 전철을 타고 다니다 보면 노인들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마치 방황하는 노인들처럼 보인 듯 합니다. 


그러면서 세가지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노년에 접어들수록, “1.‘청결’할 것, 2.‘절제’로 말을 줄일 것, 2.‘관대’하여 밥값이나 술값은 먼저 낼 것”을 이야기했습니다. ‘입은 닫고 지갑은 열라’는 말도 이와 일맥상통합니다.


‘우아하고 품위있는 삶과 죽음-부활의 희망-’, 오늘 강론 제목입니다. 일상기술연구소, 어느 연구원의 글도 생각납니다. ‘일상기술연구소’란 명칭도 재미있습니다.


“스포트라이트는 무대 중심에만 쏟아지지만, 거기서 좀 비껴간 곳도 무대다. 그곳에서도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걸맞은 준비가 필요하다. 인생의 하강국면을 우아하고 품위있게 맞고 싶다. 그러려면 시간을 들여 이행을 준비해야 한다. 능력이 줄어드는 만큼 그에 알맞게 몸에 힘을 빼고 적절한 역할로 바꿔가며 일상을 천천히 재조정할 수 있기를 바란다. 몸이 서서히 나이를 먹어가는 만큼 마음도 그럴 수 있기를 바란다. 젊은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 꼭 좋은 것은 아니다. 나이가 숫자에 불과한 것도 아니다.”


역시 겸손히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도 지혜입니다. 어디선가 읽은 ‘원죄는 듣는 능력을 상실한 것이고, 부활은 그 능력을 회복하는 것이다.’라는 구절도 생각납니다. 새삼 우아하고 품위있는 삶에 경청의 자세도 참 중요함을 깨닫습니다.


막연히 우아하고 품위있는 삶과 죽음은 없습니다. 죽음 넘어 궁극의 부활의 희망이 생생할 때 우아하고 품위있는 삶과 죽음입니다. 준비없이 죽음을 맞이하여 당황하는 이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진정 우아하고 품위있는 죽음을 맞이하는 이들은 얼마나 될까요? 요행이나 우연은 없습니다. 평소 하루하루 우아하고 품위있는 삶있어 우아하고 품위있는 죽음입니다. 


언젠가 인용했던 일화도 생각납니다. 스승의 임종시 제자들의 울음에 눈뜬 스승이 “내가 이 날을 준비하며 살아왔는데 왜들 우느냐?” 말하고 잠들 듯이 임종을 맞이했다는 일화입니다. 분명 믿는 이들에게 죽음은 무에의 환원이 아니라 아버지의 집으로의 귀가입니다. 하여 우리 삶은 ‘귀가여정’이라 칭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부활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두가이들의 예수님께 대한 질문이 불순하여 못마땅하지만, 우리는 고맙게도 귀한 진리를 배웁니다. 죽음이 마지막이 아니라 새 생명에로의 부활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죽음이 답이 아니라 부활이 답입니다. 예수님의 확언입니다.


“사람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날 때에는, 장가드는 일도, 시집가는 일도 없이 하늘에 있는 천사들과 같아진다. 죽은 이들이 되살아 난다는 사실에 관해서 하느님께서 모세에게 어떻게 말씀하셨는지 읽어 보지 않았느냐? ‘나는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다’하고 말씀하셨다. 그분께서는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다.”


부활의 삶이란 하느님 안에서의 삶을 뜻합니다. 삶과 죽음 넘어 이미 지금 여기 살아계신 하느님 안에서 부활의 삶을, 파스카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바로 이런 희망과 믿음이 우아하고 품위있는 삶의 원천이 됩니다. 위령감사송의 다음 위로 가득한 대목도 기억할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복된 부활의 희망을 주셨기에 저희는 죽어야 할 운명을 슬퍼하면서도 다가오는 영생의 약속으로 위로를 받나이다. 주님, 믿는 이들에게는 죽음이 죽음이 아니요, 새로운 삶으로 옮아감이오니 세상에서 깃들이던 이 집이 허물어지면 하늘에 영원한 거처가 마련되나이다.”


문제는, 탓할 것은 우리의 부족한 부활의 희망입니다. 감사기도 2양식 중 다음 기도문과 감사기도 3양식 위령미사중 다음 기도문도 특히 제가 좋아하고 위로받는 대목입니다.


"부활의 희망속에 고이 잠든 교우들과 세상을 떠난 다른 이들도 모두 생각하시어, 그들이탓주님의 빛나는 얼굴을 뵈옵게 하소서."


“성자께서 죽은 이들의 육신을 다시 일으키실 때에 저희의 비천한 몸도 성자의 빛나는 몸을 닮게 하소서.---저희 눈에서 눈물을 다 씻어 주실 그 때에 하느님을 바로 뵈오며 주님을 닮고 끝없이 주님을 찬미하리이다.”


이런 부활의 희망이, 부활의 믿음이 허약하기에 현세에, 건강 장수에 그렇게 집착하는 것이고 노년에 방황하는 것이며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우아하고 품위있는 삶과 죽음에 대한 근본 처방은 바로 부활의 희망, 부활의 믿음뿐임을 깨닫습니다. 세월의 흐름과 함께 깊어지는 부활의 희망, 부활의 믿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부활의 희망이, 희망의 기쁨이 늘 살아있었기에 '주님의 수인' 바오로의 삶이 그리도 당당하고 의연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종신서원한 수도자들 역시 주님의 복된, 자유로운 수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음 바오로 사도의 말씀은 그대로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같습니다. 


“그대들이 받은 하느님의 은사를 다시 불태우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비겁함의 영을 주신 것이 아니라, 힘과 사랑과 절제의 영을 주셨습니다.---그리스도께서는 죽음을 폐지하시고, 복음으로 생명과 불멸을 환히 보여 주셨습니다.”


그대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힘과 사랑과 절제의 영을 주시고, 죽음을 폐지하시고, 당신 복음으로 생명과 불멸을 환히 보여주십니다. 이 거룩한 매일미사은총이야말로 ‘우아하고 품위있는 삶과 죽음’을 위한 최고의 처방임을 깨닫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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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젤로 2018.06.06 09:21
    부활의 삶이란 하느님에서의 삶을 뜻합니다. 삶과 죽음 넘어 이미 지금 여기 살아계신 하느님 안에서 부활의 삶을, 파스카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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