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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3.8.사순 제3주간 금요일                                                    호세14,2-10 마르12,28ㄱㄷ-34

 

 

회개의 여정

-회개와 사랑, 새로운 삶-

 

 

오늘의 다산 어른의 말씀과 논어의 공자 말씀도 사랑 하나로 요약됩니다. 

 

“모든 위대한 가르침은 사랑으로 정리된다. 내 마음의 바름을 다른 이의 마음에 합하는 것이다.”-다산

사랑이 답입니다. 만민의 공통 보편 언어가 사랑입니다. 평생공부가 사랑공부요 사랑해서 비로소 사람입니다. 무지와 허무에 대한 답도 사랑뿐이요 삶의 의미도 사랑입니다. 그래서 삶은 ‘사랑의 학교’로 정의하곤 합니다.

 

“공자가 ‘삼아! 내도는 하나로 꿰뚫고 있다. 스승의 도는 충서(忠恕)일 따름이다.”-논어

공자 역시 충서의 사랑, 용서의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할 때 용서의 사랑입니다. 

 

사랑할 때 아름답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아름다움으로 표현되기 마련입니다. 어제는 새로 구입한 소설의 문장 표현들이 너무 아름다워 처음 두페이지를 소리내어 읽어봤습니다. 사랑의 아름다움이요 아름다움이 감동을 주고 마음을 정화합니다. 어제 강론중 인용된 “산과 강”이란 제 자작시에 감동하여 보내준 댓글도 잊지 못합니다.

 

“내가 머물면 산이고 움직이면 강이다. 와! 신부님 감동입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사랑합니다. 최고세요.”

한 자매는 ‘산과 강’을 시화(詩畫)로 만들어 보내줬고 덕담의 메시지도 전달했습니다.

“사랑하는 자매님, 자매님 시화 솜씨가 달인의 경지에 도달했네요! 축하드립니다.”

이 또한 사랑의 덕담입니다. 의도적, 의식적으로 누구든 저는 이름 앞에 과감하게 “사랑하는” 이란 말마디를 꼭 붙입니다. 고백하라 있는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고백하다 보면 사랑이 뒤따라 온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사랑한다 고백하며 막 살 수는 없으니 나를 위한 사랑의 고백이기도 합니다. 

 

가톨릭 전례가 좋은 것은 전례의 아름다움이요 전례의 아름다움은 그대로 하느님의 사랑을, 아름다움을 반영합니다. 지금도 여전히 마리아의 집 피정집 벽에 붙어있는 제 자작시 “사랑”이란 시화입니다.

 

“당신 언제나 거기 있음에서 오는 행복, 평화

 세월 지나면서 색깔은 바랜다지만

 당신 향한 내 사랑 더 짙어만 갑니다

 안으로 안으로 끊임없이 타오르는 사랑입니다

 세월 지나면서 계속 새로워지고 좋아지고 깊어지는 

 당신이면 좋겠습니다”-1997.3.

 

27년전 시이지만 당신으로 지칭된 주님에 대한 사랑은 지금도 늘 새롭게 타오르고 있음을 봅니다. 젊음은 나이에 있는 게 아니라 사랑의 열정에 있습니다. 사랑의 열정, 사랑의 순수, 열정과 순수는 함께 갑니다. 오늘 복음에서 새롭게 강조되는 가장 큰 계명인 사랑의 이중계명입니다. “가장 큰 계명이 무엇이냐?”는 율법학자의 물음에 주님은 이웃 사랑까지 덧붙여 답변하십니다.

 

“첫째는 이것이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그러므로 너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둘째는 이것이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이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

 

갈림없는 사랑, 한결같은 사랑으로 하느님을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둘이자 하나인 사랑이되 우선순위는 하느님 사랑에 이은 이웃사랑이요, 하느님 사랑은 이웃 사랑으로 표현되고 검증되기 마련입니다. 주님의 말씀에 공감, 감동한 율법학자는 사랑의 이중계명을 실천함이 “모든 번제물과 희생 제물보다 낫습니다.”라고 화답합니다. 호세아서 말씀을 연상케 합니다.

 

“정녕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신의다. 번제물이 아니라 하느님을 아는 예지다.”(호세6,6)

 

신의의 사랑, 예지의 사랑입니다. 오해없기를 바랍니다. 이것은 거룩한 전례의 거부나 반대가 아니라 사랑의 삶이 바탕된 참된 전례에 대한 강조입니다. 삶이 없는 전례가 아닌 삶과 전례의 일치를 말하는 것입니다. 삶이 없는 전례는 공허(空虛)하고 전례가 없는 삶은 맹목(盲目)일 수 있습니다. 전례와 삶은 둘이자 하나요 함께 가야함을 봅니다. 미사전례는 삶으로 확산(擴散)되고 하루의 삶은 미사전례로 수렴(收斂)되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율법학자가 슬기롭게 대답하는 것을 보시고 흡족해 하시며 그를 격려합니다.

 

“너는 하느님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다.”

 

율법학자는 지금 예수님의 정체를 알아챘는지 궁금합니다.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화신이자 그 결정적 모범이 예수님이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예수님을 따르는 따름의 여정, 회개의 여정에 항구하며 평생 예수님께 보고 배워 살아야 할 사랑의 이중계명이기 때문입니다. 회개와 함께 가는 사랑입니다. 회개하라, 사랑하라 연장되는 우리의 삶인 것입니다. 

 

살아있을 때 회개와 사랑이지 죽으면 회개도 사랑도 끝납니다. 한결같은 사랑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회개뿐입니다. 영혼을 아름답게 하는 영혼의 화장에 사랑의 기도와 회개보다 더 좋은 화장품도 없습니다. 사랑의 기도와 회개와 더불어 날로 아름답고 깊어지고 향기로워지는 영혼입니다. 호세아가 우리 모두에게 거듭 요청하는 바, 회개입니다.

 

“이스라엘아, 주 너희 하느님께 돌아와라...주님께 돌아와 아뢰어라. 아시리아는 저희를 구원하지 못합니다. 고아를 가엾이 여기시는 분은 당신뿐입니다.”

 

한 두 번의 회개가 아니라 살아있는 그날까지 숨쉬듯, 밥먹듯 끊임없는, 한결같은 회개의 여정을 살아야 합니다. 사순시기야 말로 집중적 회개의 시기, 정화와 성화의 시기입니다. 회개와 사랑입니다. 회개는 마르지 않는 사랑의 샘입니다. 회개와 더불어 사랑의 축복이요 날로 새로워지는 사랑에, 삶입니다. 사랑하면 누구나 호세아 예언자처럼 시인이 될 수 있습니다. 

 

사랑의 예언자이자 신비가이자 영성가이자 시인인 호세아의 사랑의 시가 호세아서의 대미를 참 멋지게 장식하고 있습니다. 그대로 우리 하나하나 “이스라엘”에게 주시는 주님의 미사축복의 은총을 상징합니다. 회개에 따른 하느님 사랑의 축복이 차고 넘칩니다. 

 

“내가 이스라엘에게 이슬이 되어 주리니

 이스라엘은 나리꽃처럼 피어나고 

 레바논처럼 뿌리를 뻗으리라.

 이스라엘의 싹들이 돋아나

 그 아름다움은 올리브 나무 같고

 그 향기는 레바논의 향기 같으리라.

 

 그들은 다시 내 그늘에서 살고

 다시 곡식 농사를 지으리라.

 그들은 포도나무처럼 무성하고

 레바논의 포도주처럼 명성을 떨치리라.”(호세14,6-8).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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