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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3.4. 사순 제3주일                                                                          탈출20,1-17 1코린1,22-25 요한2,13-25



성전 정화

-정화淨化와 소통疏通의 중심이신 그리스도-



오늘은 사순 제3주일 말씀의 주제는 ‘성전정화’입니다. 사순 제1주일은 예수님의 광야유혹, 사순 제2주일은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에 이어 사순 제3주일은 예수님의 성전정화를 다룹니다. 성전정화 사건을 통해 주님은 우리의 하느님 중심의 삶을 확고히 잡아 주십니다. 


광야인생여정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주님의 집인 성전은 영혼의 고향집과 같습니다. 광야같은 세상에 오아시스와 같은 영혼의 쉼터인 성전입니다. 성전전례를 통해 살아계신 주님을 만날 때 깨어 살아나는 영혼들입니다. 영혼의 마지막 보루와 같은 성전입니다. 어제 수도원을 방문해 3년만에 면담성사를 본 자매님과의 문답이 생각납니다.


“그동안 완전히 3년동안 불편한 일이 있어 성당에 가지 않았고 주일 미사도 전혀 보지 않았습니다. 여러 모임도 참석했고 성지순례도 갔었지만, 성당에는 가지 않았습니다.”


즉각적인 제 답변입니다.


“성당에서의 주일미사는 신앙생활의 기본이자 중심입니다. 이렇게 냉담하면 신앙생활도 무너집니다. 시들어 죽습니다. 아무리 개인기도 많이하고 모임 참여 많이하고 성지순례 다녀도 주일미사의 기본에 충실하지 않으면 소용없습니다.”


하여 남은 사순시기 동안은 물론 앞으로도 본연의 신앙생활에 충실할 것을 다짐했습니다. 참으로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주님의 집인 성전을 사랑합니다. 우리는 성전에서 하느님이 삶의 중심임을 확인합니다. 삶의 중심인 하느님을 잊을 때 혼란하고 복잡한 삶입니다. 


삶의 불행은 하느님 중심의 삶을 망각할 때 시작됩니다. 주님의 집에서 찬미와 감사의 공동성전전례를 통해 살아계신 주님을 만나 위로와 치유, 기쁨과 평화를 선물 받아야 외롭고 거친 광야인생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요즘 겪는 고민이 있습니다. -다시 뛰는 기업, 미래로 세계로, 4차 산업혁명시대 ‘무한경쟁’ 남달라야 산다. 혁신, 또 혁신, IT 기술 접목해 ‘융합형 미래인재 양성-이란 기사가 나온 신문과 대조적인 녹색평론 책의 내용들입니다. 4차 산업혁명의 자리에는 하느님이, 사람이, 농업이 빠져 있습니다. 하느님 중심, 사람 중심, 농업중심의 지속가능한 발전이 아닙니다. 


이런 미래가 참으로 행복할까요? 좀 느리고 불편하고 힘든 것이 좋은 데 사람들은 날로 빠르고 편하고 쉬운 것을 택합니다. 말그대로 우려되는 광야같은 미래입니다. 이런 외적 발전의 패러다임에서 내적, 영적 발전의 혁명적 패러다임으로 바꿀수는 없을까 생각해 봅니다.


하느님과 사람과 자연을 망각한 문명은 참으로 위태합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생래적으로 주님의 집인 성전을 사랑합니다. 하여 우선적으로 찾는 것이 주님이 계신 성전입니다. 하여 ‘주님의 집에 가자할 제 나는 몹시 기뻤노라’, ‘주님의 집에 사는 자 얼마나 행복되리’라는 시편 등, 주님의 집에 관련된 시편이 참 많습니다.


그러니 오늘 예루살렘 성전을 정화하시는 주님의 심정이 이해가 갑니다. 세상을 성화해야할 거룩한 성전이, 사제가 속화俗化되었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성화聖化해야할 마지막 보루같은 성전이, 사제가 오염되어 속화되면 그 무엇이, 그 누가 세상을 성화할 수 있을런지요. 종교가 종교인이 속화되어 부패하면 약이 없습니다. 하여 그리도 강조하는 사순시기 회개입니다. 회개가 속화와 부패를 막아주고 거룩함을 회복해 줍니다. 


“이것들을 여기에서 치워라.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마라.”


주님의 집이자 아버지의 집입니다. 주님은 기도의 집, 아버지의 집이 속화되는 것에 대해 열화같이 분노하시며, 양과 소와 함께 장사꾼들을 성전에서 쫓아내시고 환전상들의 돈을 쏟아 버리시며, 탁자들을 엎어 버리십니다. 


아마도 이들이 성전 구내 깊이까지 들어 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이권利權과 결탁된 속화된 성전사제들의 묵인이 있었을 것입니다. 항의하는 유다인들과 주님 사이 주고 받는 대화가 오늘 복음의 핵심입니다.


-유다인;“당신이 이런 일을 해도 된다는 무슨 표징을 보여 줄 수 있소?”

 예수님;“이 성전을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

 유다인;“이 성전을 마흔여섯 해나 걸려 지었는 데, 당신이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는 말이요?”


동문서답같은 대화이지만 미사에 참석한 우리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깨닫습니다. 그분께서 성전이라고 하신 것은 바로 주님의 몸을 두고 하신 말씀입니다. 죽고 부활하신 파스카의 예수님의 바로 진짜 하느님의 성전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의 성체성사를 통해 참된 성전이 선물로 주어졌습니다. 바로 여기 눈에 보이는 가시적 성전이 성전일 수 있는 것은 거룩한 성체성사가 거행되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 중심의 한 몸 공동체가 바로 거룩한 주님의 성전입니다. 죽고 부활하신 파스카의 예수님을 통해 참된 성전이 출현한 것입니다. 끊임없이 거행하는 성체성사를 통해 끊임없이 성장, 성숙해 가는 주님의 몸인 성전입니다. 보이는 성전이 껍데기라면 보이진 않는 성전인 그리스도의 성체성사 미사는 알맹이입니다. 성체성사 안에서 한 아버지를 모신 자녀들이자 서로 간에는 형제들임을 깨닫게 됨으로 온전한 한 몸의 일치 공동체가 이루어집니다.


바로 그리스도 중심의 공동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그리스도의 십자가’입니다. 참으로 놀라운 신비는 주님을 모심으로 우리 역시 주님의 거룩한 성전이 된다는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여러분의 몸이 여러분 안에 계시는 성령의 성전임을 모릅니까?”


우리 각자 하나하나가 주님의 거룩한 성전입니다. 성전 중앙 제대에 걸려 있는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상징하는바, 우리 각자 몸의 성전 중심에 자리잡고 계시는 십자가와 부활의 그리스도입니다.


주님의 성전정화가 궁극적으로 목표하는 바, 바로 주님의 성전인 우리들입니다. 하여 제1독서의 십계명입니다. 십계명의 준수가 성전정화와 하느님 중심의 삶을 동시에 충족시켜 줍니다. 


1.한분이신 하느님을 흠숭하여라.

2.하느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마라.

3.주일을 거룩히 지내라.

4.부모에게 효도하여라.

5.사람을 죽이지 마라.

6.간음하지 마라.

7.도둑질을 하지 마라.

8.거짓 증언을 하지 마라.

9.남의 아내를 탐내지 마라.

10.남의 재물을 탐내지 마라.


십계명은 우리를 향한 하느님 사랑의 계명이요, 하느님 향한 우리 사랑의 수행입니다. 이런 기본 수행에 충실함으로 하느님 중심의 삶과 더불어 정화되는 주님의 성전인 우리들입니다. 이 십계명은 하느님 사랑(1-3)과 이웃 사랑(4-10)이라는 사랑의 이중계명으로 요약됩니다. 


우리 몸의 성전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그리스도의 십자가, 십자가의 그리스도입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바로 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의 결합을 보여줍니다. 수직의 하느님 사랑, 수평의 이웃사랑입니다. 소통은 생명이자 사랑입니다. 공동체의 소통, 나와의 소통의 중심에 자리잡고 계신 소통의 달인 십자가의 그리스도 예수님입니다. 어제 겪었던 단순한 일화가 저에겐 깊은 깨달음입니다.


1.세면기가 막혀 찌끼같은 것이 지저분하여 보기가 좋지 않았습니다. 우리 수사님이 세면기를 교체해 물이 잘 빠지게 하니 지저분했던 세면기도 깨끗해 졌습니다. 소통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습니다. 얼굴은 마음의 거울입니다. 마음이 막혀 소통하지 못할 때 어둠과 그늘이 맑고 밝은 얼굴을 가려버립니다. 끊임없는 마음의 정화를 통해 하느님과 이웃에 원활히 소통해야 맑고 밝은 얼굴과 삶입니다. 


2.또 하나의 일화입니다. 어제 오랜만에 반가운 손님의 갑작스런 방문을 받았습니다. 갑자기 오느라 빈손으로 왔다 미안해 했지만 성실히 아름답게 사는 분이라 존재 자체만으로 기뻤습니다. 하여 ‘자매님들 자체가 참 좋은 선물이라’고 진심을 토로했습니다. 이렇게 아름답고 성실히 사는 모습은 그대로 주님의 살아있는 거룩한 성전처럼 보입니다. 움직이는 성전, 걸어다니는 성전! 그러니 이런 분들보다 더 좋은 기분 좋은 선물은 없습니다.


우리가 끊임없이 사랑의 이중계명을 실천함으로 십자가의 그리스도와 일치가 깊어질 때 저절로 하느님과 이웃과의 원활한 소통이요 각자의 성전 역시 끊임없이 정화될 것입니다. 


십자가의 그리스도와의 일치가 성전정화의 비결임을 깨닫습니다. 그리스도와의 일치가 깊어지면서 저절로 그리스도 중심의 삶에 끊임없이 정화되고 성화되는 우리 몸의 성전입니다. 모세의 십계명, 예수님의 성전정화와 성체성사, 바오로의 십자가의 그리스도가 내적으로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봅니다. 하여 바오로의 고백은 우리의 고백이 됩니다.


“우리는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를 선포합니다. 그리스도는 유다인들에게는 걸림돌이 되고 다른 민족에게는 어리석음입니다. 그렇지만 유다인이든 그리스인이든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힘이시며 하느님의 지혜이십니다.”


십자가와 부활의 예수 그리스도는 부르심을 받은 우리들에게는 하느님의 힘이시고 하느님의 지혜이시며 우리 삶의 중심, 소통의 중심이 되십니다. 이런 파스카의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삶의 중심이 되어 주시고, 우리 각자 몸의 성전을 정화, 성화시켜주시어 원활한 소통을 이루어 주십니다. 하여 우리 모두 생명과 사랑으로 충만한 삶을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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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젤로 2018.03.04 09:21
    우리 각자 하나하나가 주님의 거룩한 성전입니다. 성전 중앙 제대에 걸려 있는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상징하는바, 우리 각자 몸의 성전 중심에 자리잡고 계시는 십자가와 부활의 그리스도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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