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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2.29. 사순 제3주간 월요일                                                                    열왕기하5,1-15ㄷ 루카4,24ㄴ-30


                                                                                “사람이 온다!”

                                                                                  -멋진 사람-


오늘 29일은 2월의 끝날이고 내일 1일은 3월의 첫날입니다. 끝은 시작이라는 새삼스런 진리가 마음에 와닿습니다. 웬지 희망으로 열리는 3월 같은 기분 좋은 예감이 듭니다. 이렇게 늘 끝에서 새롭게 희망으로 시작하는 하느님이시고 참 사람입니다. 지금 새벽 2시인데도 국회에서의 필리버스터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나라도 희망으로 열리는 3월이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사람이 온다!”

더불어 민주당 인재 영입 기자회견장에 걸렸던 슬로건이라 합니다. 참 매력적인 마음에 와닿는 슬로건이라 즉시 오늘 강론 제목으로 삼았습니다. 더불어 연상되는, 언젠가 인용했던 두 구절이 생각납니다.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라는 어느 수녀님의 탄식같은 말마디와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라는 어느 시인의 싯귀입니다.


오늘 독서를 통해, 또 복음을 통해 ‘사람이 온다!’란 말이 실현됩니다. 누구입니까? 바로 나아만과 엘리사, 예수님입니다. 오늘 우리는 진짜 사람 하나 만납니다. 사람 하나 만나는 것보다 기분 좋은 일은 없고 사람이 되는 일보다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평생중요한 과제가 사람이 되는 일일 것입니다. ‘무엇’이 아닌 ‘어떤’ 사람이 되는가입니다. 구체적으로 ‘하느님의 사람’입니다. 오늘 독서의 서두 말씀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아람 임금의 군대 장수인 나아만은 그의 주군이 아끼는 큰 인물이었다. 주님께서 나아만을 시켜 아람에 승리를 주셨던 것이다. 나아만은 힘센 용사였으나 나병환자였다.’


나아만은 임금뿐 아니라 주님도 아끼는 큰 인물임을 알아 챌 수 있습니다. 나병 환자가 아니였다면 그가 큰 인물임이 검증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나병 역시 하느님의 섭리였음을 깨닫습니다. 보잘 것 없는 포로로 잡혀 온 이스라엘 소녀의 말에 귀를 기울인 나아만입니다. 


이어 나아만은 엘리사의 집을 찾았고 엘리사의 ‘요르단 강에 가서 일곱 번 몸을 씻으십시오. 그러면 새살이 돋아 깨끗해질 것입니다.’라는 전갈에 나아만은 성을 내며 발길을 돌렸지만 자기 편견을 따르지 않고 부하들의 조언을 받아들여 그대로 엘리사에게 순종합니다. 자기를 비울 줄 아는 겸손한 나아만입니다. 그의 진면목은 치유 받은 다음의 엘리사 앞에서의 하느님 신앙고백입니다.


“이제 저는 알았습니다. 온 세상에서 이스라엘 밖에는 하느님께서 계시지 않습니다.”


이런 멋진 사람 나아만이 우리를 기분 좋게 합니다. 엘리사 예언자 또한 멋진 하느님의 사람입니다. ‘하느님의 사람’으로서의 자부심이 참 매력적입니다. 나아만이 군마와 병거를 거느리고 엘리사의 대문 앞에 와서 멈추었는데도 전혀 위축됨이 없이 당당하게 심부름꾼을 시켜 말을 전합니다. 


마침내 엘리사는 나아만이 치유 받은 후 당신 앞에서 하느님을 고백하게 만드니 참으로 멋진 하느님의 사람입니다. 나아만은 나병의 치유를 통해 하느님을 알고 더욱 겸손해졌으니 나병이 그에게는 전화위복이 된 셈입니다. 일상의 모든 크고 작은 일들을 자기를 비우는 겸손의 수련으로 삼는 것이 멋진 사람이 되는 첩경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당당하신 처신은 얼마나 멋진지요. 고향사람들의 편견에 맞서 당신은 엘리야나 엘리사처럼 유다인들에게만 파견되신 것이 아님을 천명하십니다. 고향 사람들의 시야와 예수님의 시야는 천지 차이입니다. 하느님의 드넓은 시야로 이방인들까지 품에 안은 참 멋진 하느님의 사람 예수님이십니다. 이해 지평을 넓혀 참 사람이 되어 가는 것이 우리의 평생 과제입니다. 마지막 묘사에서도 예수님의 진면목이 잘 드러납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끌고 가 거기에서 떨어뜨리려고 하였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 한 가운데를 가로질러 떠나가셨다.’


투철한 사명의식으로 위기 상황을 정면돌파하여 자기의 길을 가는 참 멋진 하느님의 사람 예수님이십니다. 며칠전 읽은 충격적 기사를 나눕니다. 보수와 진보는 뇌구조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한 신경학자가 뇌 구조를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촬영한 결과, 정치적 성향에 따라 뇌의 특정 부위 크기와 두께가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는 것입니다. 


보수 성향의 학생들은 공포 감정을 담당하는 편도체(amygdala)의 오른쪽 부분이 두꺼운 반면, 진보 성향의 학생들은 새로운 자극에 민감하고 외부 정보에 대해 반응하는 전대상회(anterior cingulate cortex) 부분이 두꺼웠다는 것입니다. 


사람의 편견이나 선입견, 고정관념이 얼마나 바뀌기 어려운지 깨닫게 하는 실증적 사례입니다. 이미 뇌구조가 그렇게 변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어렸을 때부터 끊임없는 사고와 경청傾聽의 수련, 묵상등의 노력으로 뇌구조를 유연하고 개방적이게 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우리의 노력과 더불어 하느님의 은총이 하시는 일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의 편견이나 선입견, 고정관념을 치유해 주시어 온전한 사람이 되게 하십니다.


“나 주님께 바라며, 그분 말씀에 희망을 두네. 주님께는 자애가 있고 풍요로운 구원이 있네.”(시편130,5.7).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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