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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2.7. 연중 제5주간 수요일                                                                               1열왕10,1-10 마르7,14-23


사랑이 답이다

-순수純粹, 지혜智慧, 겸손謙遜-


하늘 아래 새 것은 없습니다. 삶은 반복입니다. 수십년간 매일 강론을 써오며 깨닫는 진리입니다. 강론 제목도 무수히 반복되며 내용 또한 알게 모르게 반복됩니다. 미사중 독서와 복음도 3년 주기로 계속 반복됩니다. 중요한 것은 똑같은 반복이 아니라 늘 새로운 반복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 강론 제목은 ‘사랑이 답이다-순수純粹, 지혜智慧, 겸손謙遜-’입니다. ‘사랑이 답이다’라는 강론 제목도 여러 차례 사용했을 것입니다. 참으로 항구히 간절히 하느님을 사랑할 때 선사되는 하느님 은총의 선물이 순수, 지혜, 겸손입니다. 예수님의 다음 참행복 선언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죄가 없어서가 아니라 사랑할 때 마음의 순수입니다. 소극적으로 죄를 짓지 않으려는 노력보다는 적극적으로 사랑할 때 깨끗해 지는 마음입니다. 순수와 지혜와 겸손은 분리된 것이 아닙니다. 순수가 곧 지혜요 겸손입니다. 하느님을 항구히 간절히 사랑할 때 선사되는 순수와 지혜, 겸손의 선물입니다.


사랑할 때 마음의 순수입니다. 말도 글도 행동도 마음의 표현입니다. 마음이 좋고 깨끗해야 말도 글도 행동도 좋고 깨끗합니다. 사람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 사람을 더럽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사람을 더럽힙니다. 밖에서 들어가는 것은 무엇이든 사람을 더럽힐 수 없습니다. 바로 모든 음식은 깨끗하다는 것입니다. 바로 오늘 주님의 복음 말씀입니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 그것이 바로 사람을 더럽힙니다. 결국 문제도 답도 내안에 있습니다. 사랑이 없어 마음 깨끗하지 못할 때 안에서 곧 사람의 마음에서 온갖 더러운 것들입니다. 안에서 밖으로 나와 우리를 더럽히는 것들은 무엇입니까?


나쁜 생각들, 불륜, 도둑질, 살인, 간음, 탐욕, 악의, 사기, 방탕, 시기, 중상, 교만, 어리석음입니다. 흡사 오물 창고 같은 마음입니다. 이런 악한 것들이 모두 안에서 나와 사람을 더럽힙니다. 정도의 차이일뿐 사람 누구나 지닌 부정적 어둔 모습들입니다.


답은 사랑뿐입니다. 간절하고 항구한 사랑을 통한 정화와 성화뿐입니다. 이래서 죽을 때까지 평생 한결같은 수행입니다. 매일 평생 끊임없이 공동으로 바치는 사랑의 찬미와 감사의 시편과 미사의 전례기도 수행이 우리 마음을 순수하게 합니다. 하느님 사랑의 표현이 우리의 모든 수행이요 수행을 통한 마음의 순수요 자유로움입니다. 


광야인생에 세 인간 유형이, 즉 성인, 폐인, 괴물이 있다는 게 제 지론입니다. 요즘 여성들 사이에서 요원의 불길같이 전개되는 ‘미투me too’운동이 있습니다. ‘나도 역시 당했다’라는 성추행을 겪은 피해 여성들의 용감한 증언들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참으로 남성들이 수행생활에 소홀하여 본능적 욕구가 그대로 표출할 때 누구나 이런 괴물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는 솔로몬의 지혜에 대한 내용입니다. 마음의 순수와 더불어 이런 지혜 또한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이미 우리는 얼마전의 독서에서 솔로몬이 하느님께로부터 지혜와 더불어 영화까지 선물 받았음을 알고 있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입니다. 솔로몬의 모든 지혜를 지켜 본 스바 여왕의 고백입니다. 


“내가 임금님의 업적과 지혜에 관하여 내 나라에서 들은 소문은 과연 사실이군요. 내가 여기 오기 전까지는 그 소문을 믿지 않았는데, 이제 직접보니, 내가 들은 것 이야기는 사실의 절반도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임금님의 지혜와 영화는 내가 소문으로 듣던 것보다 훨씬 더 뛰어 납니다. 임금님의 부하들이야 말로 행복합니다.”


이런 지혜도 보고 배울수 있는 임금의 부하들은 행복하다는 것입니다. ‘무지의 병’의 치유에 ‘지혜의 선물’이 특효약임을 깨닫습니다. ‘무지의 어둠’을 몰아낼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 ‘지혜의 빛’뿐입니다. 갈림길입니다. 이런 지혜를 하느님 은총의 선물로 깨달아 알 때는 겸손과 감사가 뒤따르겠지만, 자기 것으로 착각할 때는 교만과 무지의 어둠에 휩싸일 것입니다. 


참으로 하느님을 사랑하여 이런 순수와 지혜가 하느님 은총의 선물임을 깨달을 때 저절로 겸손해질 것입니다. 사랑의 순수, 사랑의 지혜, 사랑의 겸손, 바로 사랑이 답임을 입증합니다. 공자의 논어 위정편에 나오는 유명한 말이 생각납니다.


"오십유오이지우학吾十有五而志于學; 나는 나이 열다섯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   

삼십이립三十而立;서른에 뜻이 확고하게 섰으며 

사십이불혹四十而不惑; 마흔에는 미혹되지 않았고

오십이지천명五十而知天命; 쉰에는 하늘의 명을 깨달아 알게 되었으며

육십이이순六十而耳順; 예순에는 남의 말을 듣기만 하면 곧 그 이치를 깨달아 이해하게 되었고

칠십이종심소욕불유거七十而從心所欲 不踰矩; 일흔이 되어서는 무엇이든 하고 싶은 대로 하여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 


위의 말을 정리하자면 15살은 지학,  30살은 이립,  40살은 불혹,  50살은 지천명,  60살은 이순, 70살은 종심 이라 표현합니다. 오늘은 제가 감사하게도 칠순 생일을 맞이하는 날입니다. 1988년 40 불혹不惑의 나이에 요셉수도원에 부임했고, 만 30년이 지난 2018년 올해 종심從心의 70 나이가 된 것입니다. 


공자님은 ‘칠십이종심소욕불유거七十而從心所欲 不踰矩’, 일흔이 되어서는 무엇이든 하고 싶은 대로 하여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 합니다. 즉 우리 식으로 말하면 무엇을 하든 사랑에 어긋나지 않았다는 것인데 참 자유로운 경지가 아닐 수 없습니다. 끝으로 칠순을 앞두고 작년 12월에 써놨던 좌우명 자작시를 나눕니다.


-세월 흘러/나이들어 늙어도/언제나 거기 그 자리 

하늘향한/향기롭고 기품있는/나무들이 좋다 

초겨울/동안거冬安居에/들어간 겨울나무들이 좋다


욕망慾望과 허영虛榮, 환상幻想의/나뭇잎들

다 떠나 보내고/나뭇가지들 /본질本質로 

깨어 침묵중에 기도하는 겨울나무들이 좋다


내 나이 얼마인가/초겨울 인생이 아닌가

얼마 지나 새해 되면/나는 칠순七旬이다

구체적 귀가歸家준비/주님 뵈올 기쁨에, 부활의 봄을 맞이할 기쁨에


벌써 서서히 마음 설레는 구나

이제 몸과 마음 추슬러/흔들림 없이 본질로 살 때이다/하나 둘 모두 비워내고 텅 빈 충만充滿으로/있는 듯 없는 듯 보일듯 말듯 사는 거다


아, 이제부터 /본격적 내 인생 조각彫刻 마무리에

심혈心血의 정성을 쏟을 거다

하루하루/아름다운 주님 닮은 내 모습 조각하여


주님 만나는 날 봉헌奉獻할 거다

내 사랑 주님이시여/일편단심一片丹心 

당신을 애모愛慕하며 살아 온 저를 축복하소서-2017.12.16.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마음을 다해 당신을 사랑하는 우리 모두에게 순수와 지혜, 겸손을 선사하십니다. 오늘 화답송 다음 시편이 지혜로운 의인이 되는 비결을 알려 줍니다.


“의인의 입은 지혜를 자아내고, 그의 혀는 올바른 것을 말한다. 하느님의 가르침 그 마음에 있으니, 걸음걸음 하나도 흔들리지 않는다.”(시편37,30-31)


하느님의 가르침이, 말씀이, 사랑이 늘 우리 마음에 있을 때 순수하고 지혜롭고 겸손한 의인입니다. 아멘.

  • ?
    안젤로 2018.02.07 09:26
    답은 사랑뿐입니다. 간절하고 항구한 사랑을 통한 정화와 성화뿐입니다. 이래서 죽을 때까지 평생 한결같은 수행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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