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8.8.8. 수요일 성 도미니코 사제(1170-1221) 기념일

예레31,1-7 마태15,21-28



영적 탄력

-믿음, 희망, 사랑-



새벽에 인터넷에서 읽은 어느 정치인의 고백이 아름다웠습니다. 고백은 바로 그 마음을 반영합니다. 그 정치인의 순수하고 곧은 마음을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어떤 길을 가더라도 설사 그 길이 꽃길이어도 늘 조심하고 경계하며 걸어가겠습니다. 가시밭길 위에 놓인 장미꽃...그 꽃에 담아주신 마음들, 가슴에 꼭 새겨 두겠습니다가. 가시밭길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끝까지 꿋꿋하고 당당하게 걸어가겠습니다.”


저는 여기에서 결코 좌절하여 무너지지 않는 참 좋은 마음의 탄력을 봅니다. 수도생활 초창기 제가 애용하던 주제가 ‘영적탄력’이었습니다. 특히 오늘 복음을 대할 때마다 떠오르는 영적탄력입니다. 구체적으로 믿음의 탄력, 희망의 탄력, 사랑의 탄력입니다.


세월흘러 나이들어갈수록 몸의 탄력도 떨어져가고 더불어 마음의 탄력도 떨어져 갑니다. 무기력, 무의욕, 무감각은 바로 마음의 탄력이 떨어졌음을 의미합니다. 몸의 탄력은 비록 떨어질지언정 마음의 탄력은 떨어지지 않도록 수행생활에 분투奮鬪해야 합니다. 믿음의 탄력, 희망의 탄력, 사랑의 탄력입니다.


넘어지는 게 죄가 아니라 절망이나 자포자기로 일어나지 않는 게 죄입니다. 하여 자살을 대죄라 하는 것입니다. 넘어지면 곧장 일어나 다시 시작하는 것이 바로 탄력좋은 삶이요 바로 십자가의 길에서 예수님이 보여주신 모습입니다. 


백절불굴百折不屈, 칠전팔기七顚八起, 사자성어 모두 탄력 좋은 삶을 지칭합니다. 우공이산愚公移山의 예화도 탄력좋은 삶을 상징합니다. 주님의 영적전사로서 ‘전사戰死해야 전사戰士다’라는 제 좋아하는 말마디도 참 좋은 영적탄력을 지칭합니다. 죽을 때까지 싸우다가, 즉 기도하다가, 공부하다가, 일하다가 죽는 영적전사야 말로 탄력좋은 삶을 가리킵니다. 늘 새롭게 시작하는 파스카의 삶도 바로 영적 탄력좋은 삶을 가리킵니다. 주님의 영적전사로서의 기본 자질이 참 좋은 영적탄력입니다.


오늘 복음은 가나안 부인과 예수님간의 영적전투를 상징합니다. 가나안 부인의 간절한 기도입니다. 새삼 간절하고 절실한, 항구한 기도야 말로 영적전사의 영적탄력에 필수적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간절한 기도는 간절한 믿음의 표현입니다. 기도와 함께 가는 믿음입니다.


“다윗의 자손이신 주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제 딸이 호되게 마귀가 들렸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한마디도 반응하지 않습니다. 참 냉담합니다. 가나안 부인의 믿음을 시험하기 위함인지, 또는 이방인이라 그런지 확실치는 않지만 가나안 부인에 대한 선입견이나 편견도 작용한 듯합니다. 예수님 주변의 제자들 역시 가나안 부인을 무시하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나는 오직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파견되었을 뿐이다.”


한마디로 가나안 부인의 청을 일축합니다. 예수님의 확고부동한 고정관념이 드러납니다. 가나안 부인은 엎드려 간청합니다. 말그대로 간절한 기도입니다.


“주님, 저를 도와 주십시오.”


이어지는 주님의 대답도 점입가경 모욕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이런 수모에도 좌절하지 않는 가나안 부인의 영적탄력, 믿음의 탄력이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자녀들이 먹을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좋지 않다.”


사람이 강아지로 비유, 격하되는 모욕스런 상황에 대부분 사람들은 좌절할 것입니다. 마침내 가나안 부인의 참으로 통쾌한 결정적 대답입니다.


“주님, 그렇습니다. 그러나 강아지들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참으로 겸손한 가나안 부인의 대답입니다. 계속 자기를 비워가는 가나안 부인의 겸손한 믿음입니다. 일상의 온갖 크고 작은 시련들을 자기비움의 겸손의 계기로 삼을 때 좋은 믿음의 탄력에 영적성장입니다. 이어지는 예수님의 흔쾌한 항복降伏 선언입니다. 예수님은 가나안 부인에 대한 고정관념, 편견, 선입견에서 완전히 벗어나 전혀 새로운 시각으로 가나안 부인을 대합니다. 


“아,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네가 바라는 대로 될 것이다.”


예수님을 감동시킨 가나안 부인의 참 좋은 믿음입니다. 주님은 이런 믿음을 보시며 이런 믿음에 감동하십니다. 지성이면 감천입니다. 가나안 부인의 지극한 믿음이 주님의 마음을 움직였고 즉시 부인의 딸은 나았습니다. 


참 좋은 영적탄력, 믿음의 탄력을 지닌 가나안 부인입니다. 예수님과의 싸움에 앞서 ‘자기와의 싸움’에 이겼고 이어 ‘주님과의 싸움’에 이겼습니다. 진정 주님의 영적 전사의 모범인 가나안 부인입니다.


제1독서에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예레미야 예언자 참 좋은 희망의 영적 탄력을 지닌 분입니다. 하느님을 닮아 절망할 줄 모르는 희망의 예언자 예레미야를 통해 하느님의 놀라운 사랑의 탄력이 드러납니다. 이스라엘이 상징하는 바, 바로 복음의 가나안 부인이요, 또 주님을 찾는 우리입니다.


‘이스라엘이 제 안식처를 찾아 나섰을 때, 주님께서 먼 곳에서 와 그에게 나타나셨다. “나는 너를 영원한 사랑으로 사랑하였다. 그리하여 너에게 한결같이 자애를 베풀었다.”’


영적탄력의 관리가 참 중요합니다. 한결같고 항구한 기도와 말씀 수행이 영적탄력 유지에 좋습니다. 특히 수도원같은 일과표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기도와 공부, 일이 균형잡힌 일과표에 따른 규칙적인 생활의 습관화보다 영적탄력 유지에 좋은 수행은 없습니다.


참 좋으신 사랑의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의 영적탄력을 회복시켜 주시어 참 좋은 믿음으로, 희망으로, 사랑으로 한결같이 항구하고 충실한 당신의 영적전사로 살게 하십니다. 아멘.

  • ?
    안젤로 2018.08.08 07:44
    주님만이 딸을 살릴수 있겠다고 믿고 강이지에 비유되고 주님께도 모욕을 받으면서도 주님을 향한 끝없는 가나안 부인의 겸손한 믿음이 오늘을 사는 저희에게 등불이 되게 하소서.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50 깨달음의 여정 -천국天國은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2022.2.15.연중 제6주간 화요일 -제주도 성지 순례 여정 피정 2일차- 야고1,12-18 마르8,14-21 프란치스코 2022.02.15 217
949 진리의 목자, 존재의 목자 -진리 안에서, 예수 성심聖心 안에서의 삶-2022.6.1.수요일 성 유스티노 순교자(100-165)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2.06.01 217
948 어떻게 참으로 살 수 있을까요? -꿈, 찬양, 기억, 사랑-2022.9.10.토요일 한가위 프란치스코 2022.09.10 217
947 섬김의 여정 -순교 영성, 파스카 영성, 섬김의 영성-2022.9.16.금요일 성 고르넬리오 교황(+253)과 성 치프리아노 주교 학자(+258)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2.09.16 217
946 오소서, 성령이여 -성령님께 마음을 열라-2022.11.29.대림 제1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2.11.29 217
945 배움의 여정 -"우리는 주님의 평생 학인이다"-2023.8.28.월요일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 학자(354-430)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8.28 217
944 회개의 여정 -무지에 대한 답은 회개뿐이다-2023.10.6.금요일 성 브루노 사제 은수자(1032-1101)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10.06 217
943 꿈의 현실화現實化-오늘이 그날이다-2016.11.28. 대림 제1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16.11.28 218
942 위로하여라, 나의 백성을!-우리를 언제나 환대歡待하시는 하느님-2016.12.7. 수요일 성 암브로시오 주교 학자(340-397)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6.12.07 218
941 최후의 심판 -사랑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다-2017.11.11. 토요일 투르의 성 마르티노 주교(317-397) 축일 프란치스코 2017.11.11 218
940 참 놀랍고 고마우신 하느님 -삼위일체 하느님-2018.5.27. 주일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2 프란치스코 2018.05.27 218
939 모든 것은 다 때가 있다 -주님과 만남의 때-2019.7.17.연중 제15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7.17 218
938 하느님의 감동, 예수님의 감동, 우리의 감동 -아름다운 믿음과 사랑-2020.1.17.금요일 성 안토니오 아빠스(251-356)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0.01.17 218
937 하느님을 배웁시다 -위로와 격려, 치유의 봄비같은 하느님-2022.3.13.사순 제2주일 프란치스코 2022.03.13 218
936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만나라! 회개하라! 시작하라!”-2022.3.20.사순 제3주일 프란치스코 2022.03.20 218
935 하느님 중심의 삶 -성령의 사람, 권위의 사람-2022.8.30.연중 제22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2.08.30 218
934 초월적 거점 -외딴곳의 기도처-2022.8.31.연중 제22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2.08.31 218
933 삶의 중심인 예수님 -사랑하라, 배우라, 실천하라-2023.10.1.연중 제26주일(군인주일) 프란치스코 2023.10.01 218
932 일치의 중심 -그리스도 예수님과 우정의 여정- “기도가 답이다”2023.10.7.토요일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10.07 218
931 순교적 삶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2017.9.20. 수요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와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대축일 1 프란치스코 2017.09.20 219
Board Pagination Prev 1 ... 120 121 122 123 124 125 126 127 128 129 ... 172 Next
/ 172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