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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7.6. 연중 제13주간 금요일                                                                                아모8,4-6.9-12 마태9,9-13



가장 중요한 일

-중심 관리, 얼굴 관리-



어제의 새삼스런 깨달음을 잊지 못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이겠나?’ 하는 것입니다. 두 말할 것 없이 중심 관리와 얼굴 관리입니다. 삶의 중심이 확고하여 삶의 기초를 다지는 일이 참으로 중요합니다. 이것이 안되면 하는 모든 일이 불안하고 위태합니다. 모래 위에 집짓기요, 밑빠진 독에 물붓기입니다. 참으로 교육의 우선 순위도 삶의 중심 관리에, 기초를 단단히 다지는 일임을 깨닫습니다.


또 하나 얼굴 관리입니다. 어떤 환경, 어떤 처지에서도 얼굴 관리가 우선입니다. 아무도 탓 할 수 있는 순전한 내 책임의 얼굴 관리입니다. 나이 40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지라 합니다. 성형이나 화장에 의한 외적 관리가 아닌 내면의 아름다움과 깊이를 그대로 드러내는 각자 고유의 얼굴을 뜻합니다. 하여 제가 선호하는 바, 고백성사 보속으로 써드리는 ‘말씀 처방전’과 더불어 찍어 드리는 ‘웃어요’ 라는 스탬프입니다. 말씀의 효능이 중심 관리와 얼굴 관리에는 제일이기 때문입니다.


며칠 전 면담 성사차 찾았던 어느 신심깊고 지혜로운 자매를 꼭 소개 드리고 싶습니다. 아마 수도원을 찾기 20년은 됐을 것입니다. 늘 어려운 삶 중에도 하느님 중심의 믿음으로 하느님과 아들 하나에 희망을 두고 기쁘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성실히 살아가는 자매입니다. 바로 그 아들이 마침내 산전수전 고생 끝에 제주도에서 자리잡아 좋은 여자도 만나 결혼하여 며느리에 손주도 하나 두었고 또 손주 하나를 임신중이라 합니다. 


아들은 식당일을 하며 제주도 관광 가이드 시험에 합격하여 열심히 일하며 얼굴이 까맣게 탈 정도로 온 힘을 다해 가정을 돌본다 합니다. 이제 곧 손자가 둘일 텐데 다음 며느리의 말이 참 신통하다 했습니다.


“어머니, 막동이로 딸을 하나 더 두려합니다. 아들만 둘 있는 것보다는 막동이로 딸을 하나 두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사는 것이 힘들어 하나도 두려하지 않는 데, 무려 셋까지 생각하는 며느리가 참 기특하다 했습니다. 그 자매의 아들에 대한 다음 말도 잊지 못합니다.


“탈선의 유혹이 들어, 막 살려는 생각이 들 때 마다 저만 바라보고 살아가는 눈물겨운 어머니 모습을 생각하며 마음을 잡았습니다.”


참으로 자매의 하느님 중심의 기도와 믿음의 열매임을 깨닫습니다. 자매의 하느님 중심의 삶이 그대로 아들-며느리의 삶으로 전달된 것입니다. 보여준 사진이 너무 아름답고 감동적이고 따뜻하고 재미있어 카톡으로 전송해 받았습니다. 산책중 뒷짐 진 아들을 따르는 세 살 짜리 뒷짐 진 손자의 부자父子 사진입니다. 


아, 이 모두가 하느님 중심의 확고한 삶에 기초를 단단히 다진 결과입니다. 이래야 모래위에 집짓기 인생이, 밑빠진 독에 물붓기 인생이 되지 않습니다. 절로 얼굴도 성실한 삶으로 주님을 닮은 고유의 아름다운 얼굴로 형성됩니다. 주님 앞에 갔을 때 주님이 무엇을 검사하는 지 아십니까? 


얼굴입니다. 주님을 닮았나 안 닮았나 얼굴을 봅니다. 사랑하면 닮습니다. 정말 주님을 한결같이 사랑하여 성실히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살아갈 때 저절로 주님을 닮아가는 얼굴입니다. 하루이틀이 아닌 평생 꼴잡아 가는 얼굴, 바로 천국입장 때 주님께서 확인할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오늘 말씀의 이해도 확연해 집니다. 복음의 세리 마태오를 부르시는 주님의 은총이 인상적입니다. 세관에 우두커니 앉아있는 마태오의 내적갈망을 한 눈에 알아채신 주님이심이 분명합니다.


“나를 따라라!”


얼마나 감동적인 부르심인지요. 미사에 참석한 우리 모두를 향한 주님의 말씀이기도 합니다. 마침내 마태오는 ‘삶의 중심’을 찾았고 ‘삶의 기초’ 다지기가 시작됐음을 뜻합니다. 주님을 충실히 항구히 사랑하고 따르면서 주님을 닮아가는 얼굴입니다. 


마태오가 주님을 만났듯이 제1독서의 아모스 예언자 역시 주님을 만나 완전히 주님을 닮은 모습입니다. 몸의 아픈 곳이 중심이 되듯, 세상 아픈 곳이 하느님께는 중심이 됩니다. 하느님이 아파하시는 곳에 바로 아모스의 마음도 있습니다. 세관에 앉아 소외된 아파하는 마태오를 부르신 주님이십니다. 


제1독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빈곤한 이들, 가난한 이들에 대한 착취에 열화같이 분노하시는 아모스 예언자의 마음은 그대로 하느님 마음을 반영합니다. 


“너희의 축제를 슬픔으로, 너희의 모든 노래를 애가로 바꾸리라.”


아파하는 하느님 자비에 동참하지 않는 이들에 대한 심판의 선고이자 회개를 촉구하는 말씀입니다. 이어지는 아모스 예언자의 말씀도 충격적이나 좋은 깨달음을 줍니다.


“주 하느님의 말씀이다. 내가 이 땅에 굶주림을 보내리라. 양식이 없어 굶주리는 것이 아니고, 물이 없어 목마른 것이 아니라, 주님의 말씀을 듣지 못하여 굶주리는 것이다.”


참으로 오늘날 하느님을 잊은 이 땅의 사람들에게 주시는 말씀입니다. 우리의 영적 굶주림과 목마름에 대한 근원적 해결은 주님 말씀 뿐임을 깨닫습니다. 끊임없는 말씀 섭취와 기도를 통한 하느님 중심의 삶을 확고히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 매일미사은총이 얼마나 귀한지 깨닫습니다. 화답송 후렴도 이와 일치합니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


육신의 영양실조보다 더 시급한 것이 영혼의 영양실조입니다. 하여 우리 모두 병자들이요 죄인들입니다. 주님은 바로 이런 우리를 부르시어 당신을 닮게 하십니다. 다음 예수 성심의 사랑은 그대로 하느님 사랑을 반영합니다.


“튼튼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너희는 가서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다.’ 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지 배워라. 사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이 거룩한 미사시간, 우리 모두 주님의 자비를 배우는 시간이자, 주님의 은총으로 병은 치유받고 죄는 용서받는 복된 시간입니다. 주님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심으로 주님과 사랑의 일치로 날로 주님 얼굴을 닮아가는 우리들입니다. 아멘.

  • ?
    안젤로 2018.07.06 07:38
    주님 저희가 주님이 주시는 매일 말씀을 통하여 주님을 닮아 가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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