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28.토요일 성 시몬과 성 유다(타대오) 사도 축일 

에페2,19-22 루카12,54-59

 

 

성장중인 신앙의 사랑 공동체

-기도와 말씀-

 

 

오늘은 성 시몬과 성 유다 사도 축일입니다. 두 사도의 삶을 요약한 아름다운 찬미가 두연을 나눕니다.

 

“사도시몬 천상적인 열성을품고, 주예수의 발자취를 뒤따르시며

 아낌없는 진실로써 열정다하여, 만천하에 주예수를 선포하셨네

 

 사도이신 성유다는 제자며형제, 혈육이나 영적으로 주님의형제

 저서로써 스승예수 전파하시며, 온세상에 주님말씀 가르치셨네”

 

새벽 휴게실에 들렸다가 어제 금요 강론 자료를 읽었습니다. 어제 읽었던 한 말마디가 생각납니다. “대가들의 글을 읽어야 배울 것이 많다.” 그러니 기라성 같은 대가들의 주옥같은 말씀이 배경을 이룬 가톨릭 교리서의 공부는 성장중인 신앙 공동체에 큰 도움이 됨을 깨닫습니다. 가톨릭 교회 신학의 대가인 성 예로니모와 베네딕도 16세 교황님의 말씀, 그리고 신앙의 일곱가지 특징을 공부하는 마음으로 다시 나눕니다.

 

“성경을 모른다는 것은 그리스도를 모른다는 것과 같습니다. 성경은 과거에 관한 것이 아닙니다. 주님은 과거가 아닌 현재에 말씀하고 계시며, 오늘 우리와 이야기하십니다. 그분은 우리에게 빛을 주시고 생명의 길을 보여주십니다. 또한 우리에게 공동체를 선물하시고, 평화를 누리도록 우리를 준비시키며 우리 마음을 열어 주십니다.”

 

대가들의 글을 보면 개인 신상에 관한 사적인 말들은 거의 없고 보편적인 진리만을 말합니다. 신앙은 일곱가지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1.신앙은 순전히 하느님의 선물이며, 우리가 진심으로 청할 때 얻게 된다.

2.신앙은 구원을 얻기위한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초자연적 능력이다.

3.인간이 하느님의 초대에 응할 때, 신앙에는 인간의 자유의지와 명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4.예수님이 신앙을 보증하시기 때문에 신앙은 전적으로 확신할 만하다.

5.신앙이 사랑으로 증명되지 않는다면 그 신앙은 불완전하다.

6.우리가 하느님의 말씀을 더욱 주의 깊게 경청하고, 기도를 통해 그분과 살아있는 관계에 머문다면 신앙은 성장한다.

7.신앙은 우리에게 하늘나라의 기쁨을 미리 맛보여 준다.

 

그러니 신앙이 없는 인간은 인간이라 할 수 없습니다. “신앙은 인간의 본질이다, 신앙할 때 비로소 참 사람이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사랑의 신앙이요 신앙의 은총이요 신앙의 성장입니다. 신앙 공동체의 중심에는 예수님이 계시고 이런 신앙공동체인 교회는 끊임없이 내적성장중에 있는 역동적 실재입니다.

 

어제의 즐거웠던 추억을 잊지 못합니다. 70대를 넘어선 사촌 형제들과 남한산성 하루 나들이를 했습니다. 수도원에서는 미쳐 몰랐는데 요즘 산마다 단풍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었습니다. 남한산성은 약 400년전 인조임금이 병자호란(1636-1637)을 겪어낸 참혹한 장소입니다. 인조임금의 행궁 후원 400년쯤 된 느티나무에 감동했습니다. 

 

커다란 느티나무가 흡사 사람처럼, 공동체처럼 생각되었습니다. 함께 한 70대 사촌 형제들도 세월과 더불어 연륜을 지닌 나무처럼 생각되었습니다. 무한한 추억을 지닌 나무같은 사람입니다. “침묵하는 나무”와는 대조적으로 “말하는 나무”같은 사람입니다. 주로 나눈 대화는 50-60년대 공유한 아기자기한 추억들이 담긴 이야기들이었고 아픈 몸들에 대한 이야기들이었습니다. 나이들면 누구나 아픈 것은 일상입니다. 사촌 친지들과 사진도 찍었고 이 사진에 대한 수도형제의 평도 고무적이었습니다.

 

“와우...멋집니다. 나무도 사람도 모두 세월의 풍파를 이겨내고 우뚝 선 거목들 같습니다.”

 

나이들어갈수록 평등해지고 겸손해지는 나무들 같이 참 서로들 편안했습니다. 함께 했던 사촌들은 저 빼놓고는 열심한 개신교 신자이며 한분은 침례교회 목사님입니다. 사촌 아우 부인인 제수씨는 뜻밖에 슬며시 선물금을 제 주머니에 넣어 주었고 진정성 가득한 따뜻한 신앙의 마음에 참 마음 뿌듯한 감동을 느꼈습니다. 내일 미사봉헌하겠다 말씀드렸습니다.

 

400년쯤 수령의 느티나무에서는 “침묵, 고독, 인내, 믿음, 기도”를 배웠습니다. 말그대로 느티나무는 인고의 세월을 하늘 향해 침묵과 고독중에 인내하며 기도하며 끊임없이 성장중인 개인을, 공동체를 상징하는 듯 했습니다. 수도자들은 물론 참 사람으로, 참 공동체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랑의 침묵과 고독, 사랑의 기도와 인내의 믿음”이 절대적입니다. 

 

“나무와 같은 사람이다. 나무처럼 사는 것이 잘사는 거다” 라는 생각과 더불어 서로 닮아가는 노목과 노승을 연상했습니다. 어제의 400년 수령의 느티나무가 참 좋은 친구와의 만남인 듯 오후 내내 행복하고 뿌듯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 복음의 예수님 제자공동체는 예수님 기도의 산물이자 하느님의 선물인 공동체임을 깨닫습니다. 

 

예수님을 중심한 살아있는 한몸 공동체로 계속 성장해야 하는 살아 있는 공동체요, 그대로 오늘 우리 교회 공동체로 면면히 계승되어온 제자들의 공동체입니다. 예수님의 기도를 통해 태어난 공동체이기에 우리 또한 한결같은, 끊임없는 기도가 예수님과의 살아 있는 우정 관계에, 신앙공동체의 성장에 얼마나 결정적인지요.

 

교황님이 많이 강조하는 말마디가 “더불어(together)”입니다. 신앙의 여정은 반드시 더불어의 여정입니다. 우리 모두가 더불어 예수님 한몸 운명 공동체에 속한 지체들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성 시몬과 성 유다(타대오) 사도 축일이며 이 두분 사도 역시 우리 교회 공동체에 초석이 됩니다. 바오로 사도가 우리 교회 공동체의 특성을 참 적절하고 은혜롭게 표현합니다. 

 

“우리는 사도들과 예언자들의 기초위에 세워진 건물이고, 그리스도 예수님께서는 바로 모퉁잇돌이십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전체가 잘 결합된 이 건물이 주님안에서 거룩한 성전으로 자라납니다. 우리도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거처로 지어지고 있습니다.”

 

영원한 현재진행형으로 완성을 향해 성장중인 미완의 살아 있는 한몸 공동체요, 바로 여기 지체에 속한 우리들입니다. 작게는 우리 수도공동체이지만,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2000년 전통의 거목의 가톨릭 교회 공동체에 속한 지체들인 우리임을 알게 됩니다. 2000년 전통의 가톨릭 교회 나무에 주렁주렁 달린 사랑의 보물 열매들인 성인성녀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우리만의 자랑이며 긍지입니다. 이런 자각이 날마다 참으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지금도 여전히 잠깨면 맨 먼저 만세육창을 하고 하루를 시작하게 합니다.

 

1.하느님 만세

2.예수님 만세

3.대한민국-한반도 만세

4.가톨릭 교회 만세

5.성모님 만세

6.요셉 수도원 만세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만세육창대로 이루어 주시며, 우리 가톨릭 교회 공동체를 날로 성장, 성숙시켜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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