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5.7.4. 연중 제13주간 토요일                                                                                                       창세27,1-5.15-29 마태9,14-17


                                                                                                      믿음이 답答이다

                                                                                                        -믿음의 여정-


믿음이 답입니다. 오늘 말씀 묵상 중 떠오른 오늘 강론 주제입니다. 지금까지 창세기에 나온 아브라함의 인생을 봐도 믿음이 답임을 깨닫지만 오늘 창세기 1독서의 경우도 그렇습니다. 사랑만 답이 아니라 믿음도 답입니다. 믿음은 빛입니다. 믿음은 앎입니다. 믿음이 없으면 어둠이요 믿음이 없으면 알 수 없습니다. 알아야 믿을 수 있지만 반대로 믿어야 알 수 있습니다.


조훈현 국수의 고백입니다.

'바둑이 내게 가르쳐 준 바에 따르면 세상에 해결하지 못할 문제는 없다는 것이다. 집중하여 생각하면 반드시 답이 보인다.‘

이런 집중된 생각은 거의 믿음에 견줄만합니다. 우리 식으로 바꾸면, 

'하느님이 내게 가르쳐 준 바에 따르면 세상에 해결하지 못할 문제는 없다는 것이다. 간절한 믿음만 있으면 반드시 답이 보인다.‘


믿음은 빛입니다. 믿음은 스스로 빛을 발하는 발광체와, 형광체와도 같습니다. 스스로 빛을 발하는 것 같지만 하느님의 빛임을 깨닫습니다. 그러니 믿음은 하느님의 빛입니다. 내면의 어둠을, 우리 인생사의 어둠을 환히 밝혀 주어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해 주는 하느님의 빛, 믿음입니다. 이런 진리를 평범한 사실에서도 순간 깨달았습니다.


우리 요셉수도원의 숙소 내부는 밤에 불을 꺼면 칠흑같은 어둠이라 화장실이나 샤우어 장에 갈 때 등 조심조심 걷지 않으면 모서리에 걸려 넘어질 수도 있고 벽에 부딛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빠코미오 원장수사가 기발한 아이디어로 중요한 부위나 모서리의 선따라 긴 형광테이프 스티카를 붙혀 놨기에 캄캄한 어둠 중에도 뚜렷이 빛나는 윤곽의 선으로 안전하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아, 바로 믿음은 이와 같습니다. 어둠을 밝히어 삶의 윤곽을, 삶의 의미를 계시해 주는 하느님의 빛, 믿음입니다. 이런 믿음의 빛이 사라지면 삶은 깊이를 알 수 없는 무의미無意味의 어둔 심연深淵이 되어 버립니다.


믿음은 장구한 인내의 기다림입니다. 하느님의 깊고 넓고 긴 시야를 닮아감입니다. 오늘 창세기 27장만을 읽으며 묵상하다보면 이사악을 속여 에사우의 복을 가로챈 레베카와 야곱 모자의 공모共謀에, 너무 교활하고 야비한 처사에 분개하게 됩니다. 어찌 자기가 낳은 장자 에사우를 그렇게 따돌릴 수 있는가 레베카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게 되고 반면 에사우의 단순한 성격을 동정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미 이전 창세기 25장에 장자의 상속권을 아우 야곱에게 팔아 넘긴 에사우의 어리석고 경솔한 일화가 나옵니다. 야곱이 목표를 위해서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얼마나 집요하고 적극적인 성격인가를 알게 됩니다.


믿음의 눈만이, 믿음의 빛만이 이런 하느님 활동의 신비를 깨닫게 합니다. 전체를 보는 시야를 지니게 합니다. 값싼 축복은 없습니다. 야곱은 이사악을 속여 복을 가로챘지만 하느님은 그대로 놔두지 않습니다. 혹독한 시련과 고난의 수련과정을 통해 그가 이사악을 속인 대가를 치르게 함과 동시에 야곱을 정화시킵니다. 창세기 27장 38절의 묘사를 들어 보십시오.


'그러자 에사우는 거듭 애원하였다. "아버지! 아버지께서 빌어 주실 복이 하나도 남지 않았다는 말씀입니까? 아버지! 저에게도 복을 빌어 주십시오." 입을 다문채 말이 없는 이사악 앞에서 에사우는 목놓아 울었다.‘


이런 상황 앞에서는 이사악은 물론, 전지전능한 하느님도 속수무책입니다. 나름대로 자기 운명의 짐을 지고 가야 할 에사우의 인생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결코 이런 상황을 좌시하지 않습니다. 하여 다시 창세기 33장에서 에사우 형과의 재회가 이루어지기까지 이후 28-32장까지 5장에 걸쳐 펼쳐지는 야곱의 파란만장한 고난의 여정, 수련기입니다. 그대로 야곱의 믿음이 정화되어 가는 믿음의 여정을 보여줍니다. 하느님이 수련장이라면 수련자 야곱입니다.


믿음의 빛으로 봐야 오늘 복음의 진리도 밝게 해명됩니다. 예수님께 와서 단식의 문제로 시비를 거는 요한의 제자들은 스스로 믿음 부족을 보여 줍니다. 관행의 고정된 틀에 사로잡힌 이런 믿음은 죽은 믿음입니다. 도대체 하느님 눈으로 전체를 보는 믿음의 시야가 없습니다. 예수님의 지적하는바는 단식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지금 여기서 누려야 하늘나라의 기쁨입니다. 단식 자체의 부정이 아니라 단식의 때를 분별하라는 것입니다. 하여 이들에게 결론 같은 말씀으로 복음을 매듭짓습니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늘 새 포도주의 상황을 담아낼 수 있는 새로운, 살아있는 믿음의 새 부대를 마련하라는 것입니다. 늘 쇄신되어 새로워져야 할 믿음임을,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는 믿음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의 믿음을 새롭게 하시어 믿음의 새 부대에 새 날의 새 포도주를 담게 하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 찬양과 찬미보다 믿음에 좋은 식食과 은 없습니다.


"주님을 찬양하여라, 좋으신 주님. 찬미 노래 불러라."(시편135,3).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72 '기쁨과 희망(gaudium et spes)'의 하느님-사막인생, 유배인생, 막장인생-2015.2.17. 연중 제6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15.02.17 406
3371 참 아름다운 삶-2015.2.18. 재의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15.02.18 180
3370 복(福)된 인간-덕(德)이 복(福)이다-2015.2.19. 목요일 설 1 프란치스코 2015.02.19 242
3369 참된 단식-하느님이 좋아하시는 단식-2015.2.20. 재의 예식 다음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15.02.20 246
3368 "나를 따라라." 2015.2.21 재의 예식 다음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5.02.21 267
3367 그리스도의 전사(戰士) -자기와의 싸움-2015.2.22. 사순 제1주일 1 프란치스코 2015.02.22 288
3366 사랑의 심부름꾼(2015.2.23. 사순 제1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15.02.23 208
3365 생명의 양식 -말씀과 기도-2015.2.24. 사순 제1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15.02.24 277
3364 회개의 표징-끊임없는 기도-2015.2.25. 사순 제1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15.02.25 344
3363 간절(懇切)하고 항구(恒久)한 기도-2015.2.26. 사순 제1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15.02.26 261
3362 마음의 순결-2015.2.27. 사순 제1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15.02.27 247
3361 바라보라, 사랑의 하느님을!-사랑의 여정-2015.2.28. 사순 제1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15.02.28 263
3360 금의환향(錦衣還鄕) 2015.3.1. 사순 제2주일 1 프란치스코 2015.03.01 171
3359 삶의 목표-2015.3.2. 사순 제2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15.03.02 159
3358 겸손의 수련- 2015.3.3. 사순 제2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15.03.03 242
3357 광야의 하느님-고독과 연대-2015.3.4. 사순 제2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15.03.04 241
3356 회개의 여정 -사람이 되는 길-2015.3.5. 사순 제2주간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15.03.05 251
3355 '하느님의 꿈'의 실현-2015.3.6. 사순 제2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15.03.06 298
3354 자비하신 아버지-2015.3.7. 사순 제2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5.03.07 250
3353 사랑의 이정표(里程標) 2015.3.8. 사순 제3주일 1 프란치스코 2015.03.08 249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71 Next
/ 171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