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7.15. 토요일 성 보나벤투라 주교 학자(1217-1274) 기념일

창세49,1-7.28-30 마태10,24-33



신망애(信望愛)의 힘과 빛

-두려워하지 마라-



문제는 내 안에 있고 답은 하느님 안에 있습니다. 하느님 중심의 삶일 때 신망애의 힘과 빛은 내 것이 됩니다. 하느님 신망애의 힘이 진정 힘입니다. 하느님 신망애의 빛이 진정한 빛입니다. 하느님 신망애의 힘이 내적 힘을 증대시켜 주고 내적평화와 안정을 줍니다. 하느님 신망애의 빛이 두려움의 어둠을 몰아냅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성서에 가장 많이 나오는 말마디입니다. 수도원 십자로 중앙 예수 성심상 받침대 바위벽에 새겨진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는 주님 말씀이 수도원을 찾는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평화를 줍니다.


두려움에 포위되어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인간의 원초적 방어본능의 정서가 두려움과 불안입니다. 이에다 인간 존재 자체가 두려웁게 만듭니다. 병고에 대한 두려움, 실직에 대한 두려움, 사람에 대한 두려움, 미래에 대한 두려움, 죽음에 대한 두려움, 일에 대한 두려움 등 끝이 없습니다. 


답은 단 하나 하느님께 대한 신망애(信望愛)뿐입니다. 하느님 중심의 신망애의 삶만이 두려움에 대한 궁극의 답입니다. 제 여섯째 숙부가 임종전 일주간 꼭 붙잡고 사셨다는 이사야서 말씀이 생각납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의 곁에 있다. 걱정하지 마라. 내가 너의 하느님이다. 내가 너의 힘이 되어 준다. 내가 도와 준다. 정의의 오른팔로 너를 붙들어 준다.”(이사41,10).


고백성사시 보속으로 가장 많이 써드리는 ‘말씀 처방전’중 하나입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께서도 제자들에게 ‘두려워하지 마라.’ 권고하십니다. 제자들뿐 아니라 우리 모두를 향한 말씀입니다.


“참새 두 마리가 한 닢에 팔리지 않느냐? 그러나 그 가운데 한 마리도 너희 아버지의 허락없이는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 그분께서는 너희의 머리카락까지 다 세어 두셨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는 수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다.”(마태10,29-31)


일어나는 일이 모두 하느님의 뜻은 아니어도 하느님의 허락없이 일어나는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모두가 하느님의 수중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하느님을 믿고 희망하고 사랑함이 두려움에 대한 유일한 처방입니다. 


진정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이들은 세상을,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하느님께 대한 두려움은 공포의 두려움이 아니라 경외(敬畏)의 두려움입니다. 진정 하느님을 경외할수록 세상 두려움에서 해방입니다. 


“육신은 죽여도 영혼은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오히려 영혼도 육신도 지옥에서 멸망시킬수 있는 분을 두려워하여라.”(마태10,26).


참으로 하느님을 경외하라는 것입니다. 바로 이의 모범이 오늘 제1독서 창세기의 야곱과 요셉 부자입니다. 평화로이 두려움 없이 선종의 죽음을 맞이하는 야곱과 요셉 부자의 모습이 참 아름답고 부럽습니다. 


떠날 때 잘 떠나는 선종의 죽음보다 큰 축복도 없습니다. 이렇게 천수를 누리다가 자손들에게 유언을 남기고 평화로이 세상을 떠나는 이들은 몇이나 될런지요. 하느님을 경외하는 신망애의 삶이 죽음에 대한 유일한 대책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요셉은 자신의 보복을 두려워하는 형제들에게 '두려워하지 마라.'며  안심시키는 모습이 감동입니다. 전문을 그대로 인용합니다.


“두려워하지들 마십시오. 내가 하느님의 자리에라도 있다는 말입니까? 형님들은 나에게 악을 꾸몄지만, 하느님께서는 그것을 선으로 바꾸셨습니다. 그것은 오늘 그분께서 이루신 것처럼 큰 백성을 살리시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 이제들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내가 여러분과 여러분의 아이들을 부양하겠습니다.”(창세5019-21).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느님이심을 깨닫습니다. 참으로 하느님을 경외할 때 두려움은 사라지고 겸손과 자비로움으로 가득합니다. 그대로 하느님의 시야와 마음을 닮아 한없이 너그럽고 자비롭고 겸손하고 지혜로운 하느님다운 모습의 요셉입니다. 파란만장한 인생 수련의 열매입니다. 그러기에 야곱 아버지처럼 형제들을 격려하며 세상을 떠나는 아름다운 선종입니다. 두분 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전혀 없습니다. 마치 순례여정의 인생을 마치고 하느님의 집으로 귀가하는 모습같습니다. 


죽음은 무에로의 환원이 아니라 아버지의 집으로의 귀가입니다. 죽음에 임박해서 귀가준비는 늦습니다. 일상의 삶 모두가 귀가준비입니다. ‘잘 살아야 잘 죽는다’는 것은 영원한 진리입니다. 야곱, 요셉 부자처럼 하루하루 하느님을 경외하며 섬기는 삶에 충실함이 최고의 귀가준비입니다. 하여 성 베네딕도도 제자들에게 ‘죽음을 날마다 눈앞에 환히 두고 살라.’고 당부합니다.


무엇보다 처음이자 마지막처럼 봉헌하는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신망애의 힘과 빛으로 가득한 파스카의 삶을 살게하고 선종의 죽음을 맞이하게 할 것입니다.


“가난한 이들아, 하느님을 찾아라. 너희 마음에 생기를 돋우어라.”(시편69,33).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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