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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9.4.연중 제22주간 수요일                                                                                  콜로1,1-8 루카4,38-44

 

 

 

영혼의 쉼터

-주님과의 만남과 치유-

 

 

 

-“나무에게/하늘은/가도 가도/멀기만 하다

아예 고요한 호수가 되어 하늘을 담자.”-1997.3

 

아주 예전에 써놓은,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제 짧은 자작시입니다. 때로 하늘 임 찾는 일에 지칠 때는 아예 고요한 호수가 되어 하늘을 담아 버리는 관상기도의 휴식이 참으로 필요한 시절입니다.

 

어제는 요셉수도원을 사랑하는 자매님들 모임인 코이노니아 자매회 142차 만남의 날이었습니다. 매월 1회 연중 12회, 영혼의 쉼터 수도원을 찾기 시작한 지 무려 12년쯤 되었으니 그 자체가 축복임을 깨닫습니다. 떠날 때는 뜻밖에 수도원 십자로 중앙 예수부활상 앞에서 사진도 찍었습니다.

 

일터에서의 일도, 배움터에서의 공부도 필요하지만 쉼터에서의 휴식도 중요합니다. 쉴줄 모르는 일중독도 큰 병입니다. 머물줄 모르는 것과 끊임없이 말하는 것, 바로 현대인의 두가지 영적 질병입니다. 활동주의는 현대판 이단이라 토마스 머튼은 갈파했습니다.

 

멈출줄 모르는 영적 질병은 내적 두려움과 불안을 반영합니다. 참으로 우리 삶의 중심인 주님 안에 머물 때 참된 휴식에 치유입니다. 8월 경향잡지 ‘경향 돋보기’ 특집은 생명을 살리는 휴식, 어떻게 쉬어야 하나, 그리스도인의 참된 휴식에 대해 다루고 있었고, ‘기도는 참된 휴식’이란 제하의 권두언 글은 다음과 같이 결론을 맺고 있었습니다.

 

-‘하느님 안에 머무는 기도야말로 참된 휴식이 될 것입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에게 안식을 주겠다”(마태11,28)’-

 

위 마태복음 11장 28절 말씀은 제가 보속 처방전으로 자주 써드리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영혼의 식食이자 약藥인 말씀 역시 영혼의 휴식과 치유에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 

 

쉬어야 합니다. 살기위하여 일도 해야 하지만 살기위하여 쉴줄도 알아야 합니다. 오늘 복음은 흡사 예수님의 하루의 축소판 같습니다. 하여 예수님은 움직이는 우리 삶의 중심이 됩니다. 주님을 만날 때 참된 치유요 휴식임을 깨닫습니다. 

 

복음의 구성을 보십시오. 시몬의 병든 장모를 고치신 후, 많은 병자들을 고치시고 전도여행을 떠나시는 주님이십니다. 우리 삶의 중심이신 주님을 만남으로 참된 치유에 참된 휴식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사람들이 병을 앓는 이들을 있는 대로 모두 예수님께 데리고 왔을 때, 예수님께서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손을 얹으시어 그들을 고쳐주셨습니다. 

 

세상에는 죄도 많고 병도 많습니다. 참으로 영육으로 건강한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하나하나 주님을 만날 때 진정 영육의 치유임을 깨닫습니다. 마귀들도 예수님을 만나자 많은 사람에게서 나가며, “당신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하고 고백합니다.

 

참으로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예수님을 만날 때 참된 영육의 치유요 휴식임을 깨닫습니다. 한 두 번의 만남이 아니라 끊임없이 평생, 매일, 일상의 일터, 배움터, 쉼터 모두에서 만나야 하는 주님이십니다. 특히 쉼터에서의 만남은 절대적입니다. 우리의 쉼터이신 예수님 역시 외딴곳에서 아버지와의 친교시간을 마련하십니다. 

 

‘날이 새자 예수님께서는 밖으로 나가시어 외딴곳으로 가셨다.’

 

하루종일 일하신 예수님께는 외딴곳에서 아버지와 함께 머물며 영육을 충전시키십니다. 참으로 많은 형제들이 영혼의 쉼터인 수도원을 찾는 이치와 똑같습니다. 예수님의 외딴곳이 상징하는 바 영혼의 쉼터, ‘힐링센터healing center’입니다. 

 

참된 휴식은 기도이며 참된 쉼터는 기도처입니다. 우리 수도자들에게는 성전이 바로 외딴곳의 쉼터이자 매일 평생 끊임없이 바치는 기도 시간이 바로 휴식시간입니다. 예전 수도형제들이 장상에게 레크레이션 시간을 달라 했을 때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여러분이 성전에서 기도시간이 바로 레크레이션 시간이자 하느님 찬미시간의 일거양득 시간인데 새삼 무슨 레크레이션이 필요하냐?”는 말씀이었습니다. ‘레크레이션recreation’ 영어 뜻대로 ‘재창조’의 시간이 바로 기도의 휴식시간입니다. 그러니 외딴곳의 쉼터도 중요하지만 잠시 멈추어 일터를, 배움터를, 쉼터로 바꾸어 기도하는 것도 지혜입니다. 

 

정말 하루중 가장 중요한 쉼터는 밤시간이요 잠시간입니다. 쉬면서 영육을 충전시키라 있는 밤시간이요 잠시간입니다. 그러니 밤시간이란 외딴곳의 쉼터를 잘 활용하는 것이 지혜중의 지혜입니다. 토마스 머튼은 밤시간은 오로지 기도와 잠자는 것 외에는 어떤 것도 하지 않았다 합니다. 

 

저역시 끝기도가 끝나자 마자 8:30분경 잠자리에 들면 밤 1:30분 쯤 일어나 침묵중에 묵상하며 강론을 준비합니다. 주님과 함께 머무는 가장 행복한 밤시간입니다. 하여 수도자들이 가장 기다리며 해방감을 느끼는 자유로운 시간은 끝기도가 끝난 이후의 밤시간입니다. 하여 수도자들은 특히 밤시간을 사랑하고 기다립니다. 끝기도 이후의 밤시간의 수도원은 말 그대로 대침묵의 외딴곳이 됩니다.

 

수도원뿐 아니라 내 집도, 방도 밤에는 외딴곳의 쉼터로 만들어야 합니다. 결코 이런저런 일로 거룩한 밤시간을 낭비하며 영혼을 고갈시키거나 피로하게 하지 말아야 합니다. 

 

오늘 제1독서 콜로새서 말씀은 긍정적인 말마디로 가득합니다. 주님안에서 영육을 충분히 충전시켰기에 이런 밝고 활력을 주는 긍정적인 말마디들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기도의 대가일뿐 아니라 휴식의 대가임을 깨닫습니다. 기도가 바로 참 좋은 휴식이기 때문입니다. 기도의 ‘빔터’는 휴식의 ‘쉼터’가 되는 것입니다.

 

은총, 평화, 감사, 믿음, 사랑, 희망, 진리, 말씀, 복음, 열매, 성령, 일꾼 등 온통 밝고 생명 가득한 긍정적인 말마디들입니다. 바로 주님과 만남의 참된 휴식의 열매들인 긍정적인 말마디들입니다. 

 

미사보다 더 좋은 휴식의 쉼터는 없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의 영육을 치유해 주시고 새롭게 충전시켜 줍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사는 형제자매님들 모두에게 하느님 우리 아버지에게서 은총과 평화가 내리기를 빕니다. 

 

“주님, 저는 하느님 집에서 자라는 푸른 올리브 나무, 길이길이 하느님 자애에 의지하리라.”(시편52,10). 아멘.

 

 

  • ?
    고안젤로 2019.09.04 08:22
    주님과 함께 하는 이 시간이 있기에 오늘 하루도 많은이에게 사랑을 베풀수
    있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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