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3.9. 사순 제1주간 목요일                                                               에스테르4,17,2.14-16.23-25 마태7,7-12



항구하고 간절한 기도

-청하시오, 찾으시오, 문을 두드리시오-



기도하는 만큼 살고 사는 만큼 기도합니다. 오늘 복음은 기도와 삶의 자세에 대해 말해 줍니다. 기도와 삶은 항구하고 간절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 말씀에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대한 깊은 신뢰와 사랑이 전제되어 있습니다. 하늘 아버지께 대한 전적인 신뢰와 사랑은 기도의 전제 조건입니다. 우리 모두 하늘 아버지께 대하여 전적 신뢰와 사랑을 촉구하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여러분 가운데 어느 누가 자기 아들이 빵을 청하는데 그에게 돌을 주겠습니까? 또는 생선을 청하는데 그에게 뱀을 주겠습니까? 사실 여러분은 악하면서도 여러분의 자녀들에게는 좋은 선물을 줄 줄 알거든, 하물며 하늘에 계신 여러분의 아버지께서야 당신에게 청하는 이들에게 좋은 것들을 주시지 않겠습니까!”(마태7,9-11).


우리의 하느님은 이런 좋은 분이십니다. 추상적인 하느님이 아니라 아버지로서의 하느님입니다. 세상에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르는 종교가 어디 있습니까? 결국은 탓할 것은 하느님이 아니라 우리의 믿음 부족임을 깨닫습니다. 하늘 아버지께 대한 철석같은 신뢰와 사랑이 우선입니다. 이런 신뢰와 사랑이 우리에게 깊은 안정과 평화를 줍니다.


하느님은 한결같이 신실하시고 좋으신 분입니다. 날마다 언제나 거기 그 자리 동녘에 떠오르는 태양은 좋으신 하느님의 상징적 표현입니다. 사람들에게 결코 좌절하지 않으시고 매일 새롭게 떠오르는 태양같은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을 믿고 희망하고 사랑하는 우리에 앞서, 우리를 믿고 희망하고 사랑하는 하느님이심을 깨닫습니다. 


“하느님 그대의 자랑이듯이, 그대 하느님의 자랑이어라.”


하늘 아버지의 심정을 대변하는 기분좋은 말마디 같아 자주 되뇌이곤 합니다.이런 건강한 자부심이 우리 모두 하느님의 자녀답게 자존감 높은 품위있는 삶을 살게 합니다. 결코 하느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하느님의 자녀답게 충성스런 삶을 살게 합니다. 이런 하느님의 자녀다운 삶은 무엇입니까?


“청하시오, 여러분에게 주실 것입니다. 찾으시오, 얻은 것입니다. 두드리시오, 여러분에게 주실 것입니다.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어 주실 것입니다.”(마태7,7-8).


이렇게 사는 것입니다. 바로 이 말씀이 우리 기도와 삶의 원리입니다. 기도든 삶이든 항구하고 간절하고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바로 오늘 제1독서의 에스텔이 이런 기도의 모범입니다. 참으로 가난한 자의 순수하고 간절한 기도입니다.


“저의 주님, 저희의 임금님, 당신은 유일한 분이십니다. 외로운 저를 도와 주소서. 당신 말고는 도와줄 이가 없는데 이몸은 위험에 닥쳐 있습니다.--- 당신 손으로 저희를 구원하시고, 주님, 당신밖에 없는 외로운 저를 도우소서. 당신께서는 모든 것을 알고 계십니다.” 


넘어지면 곧장 일어나 다시 청하고, 찾고, 두드리는 백절불굴의 자세입니다. 저는 이를 일컬어 영적탄력이라 칭하곤 합니다. 믿음의 탄력, 희망의 탄력, 사랑의 탄력입니다. 기도든 삶이든 참으로 마음의 탄력이 좋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주목할 점은 청하는 사람의 조건이나 청원 내용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이 없다는 것입니다.


바로 청하는 우리에게 또 청원 내용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기도에 응답해 주시지 않는 것은 우리의 무지와 탐욕으로 인해 하느님의 뜻이 아닌 내 뜻대로 청했기 때문입니다. 하여 하느님의 무응답이 응답일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우리의 무지와 탐욕으로 인해 잘못된 것들을 청하기에 문제입니다.


하느님은 우리의 잘못된 것들에 대해 응답해 주실 수는 없습니다. 부모는 아이가 아무리 칼을 달라해도 주지 않습니다. 아이가 다칠까 두려워서입니다. 좋은 부모라면 그 순간 실제 필요한 것으로 그 아이를 만족시키려 노력할 것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께서는 청하는 이들에게 좋은 것들을 줄 것이라 말씀하셨습니다. 사실 하느님은 우리가 청하기도 전에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을 알고 계십니다. 


기도의 목적은 결국 우리를 위한 것이니,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진정 필요로 하는 것을 잘 알기 위해서 입니다. 항구하고 간절히 기도하다 보면 결국 우리의 원의願意도 정화淨化되어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것과 일치하게 될 것입니다. 이런 기도가 응답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내 뜻대로 기도가 아니라 결국은 하느님의 뜻대로 기도하는 것이 기도의 핵심입니다.


그러니 기도할 때는, ‘주님, 이것을 간절히 청합니다. 그러나 제뜻대로 하지 마시고 하느님뜻대로 하십시오.’ 이렇게 기도하는 것이 안전하고 확실합니다. 이뤄지면 하느님의 뜻이라 좋고 이뤄지지 않아도 하느님의 뜻대로 된 것이니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습니다. 기도가 깊어질수록 하느님의 뜻에 따라 기도하게 되니 모든 기도가 응답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늘 복음의 마지막 구절인 황금률도 바로 기도와 연결됨을 깨닫습니다. 


“그러므로 남이 여러분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여러분도 남에게 해주시오.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입니다.”(마태7,12).


만약 우리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친절하고 관대하게 해주기를 바란다면, 분명 우리도 우리의 도움을 청하는 이들에게 똑같이 친절하고 관대하게 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런 이들의 기도를 하느님은 들어 주십니다. 사실 항구히 간절히 하느님의 뜻을 찾아 청하는 이들은 저절로 하늘 아버지를 닮아 친절하고 관대할 것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하느님의 뜻에 따라 우리 모두 항구하고 간절한 기도와 삶을 살게 하십니다.


“여러분은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으시오. 그러면 여러분은 이런 것들도 다 곁들여 받게 될 것입니다."(마태6,33).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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