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22.금요일                                                                                 1사무1,24-28 루카1,46-56

 

 

노래의 힘, 기도의 힘

-아나뷤(amawim;가난한 이들)의 노래, 아나뷤의 영성-

 

 

“오 만민의 임금이시여!

모든 이의 갈망하는 이여, 두벽을 맞붙이는 모퉁이 돌이시니, 

오시어 흙으로 만드신 인간을 구원하소서.”

 

대림2부 엿새째 12월22일 “오! 후렴” 역시 주님 오심을 갈망하는 가난한 우리 아나뷤들이 바치는 애절한 노래요 기도입니다. 주님을 갈망하는 가난한 영혼의 노래요 기도입니다. 갈망의 사람이자 갈망의 기쁨이요, 갈망은 성소의 잣대이자 원동력이되고 살게 하는 힘이 됩니다. 

 

참으로 살아있는 사람은 갈망의 사람입니다. 희망과 꿈을, 갈망을 잃은 사람은 살아 있다 하나 실은 죽은 사람입니다. 참으로 주님을 갈망할 때 비로소 깨어 기도하는 순수한 마음이 되고 주님을 기다리게 되고 마중나가게 됩니다. 은총의 대림시기야 말로 영혼은 갈망의 그리움, 갈망의 사랑으로, 갈망의 빛으로 은은히 밝게 타오르는 시기입니다.

 

노래의 힘, 기도의 힘입니다. 성서의 가난한 이들 아나뷤은 물론 우리 모두가 깊이 잘 들여다 보면 가난한 이들 아나뷤입니다. 아나뷤의 영성이 참으로 절실한 시절입니다. 마음 깊이에서는 끊임없이 하느님을 목말라하는 배곺아하는 가난한 사람들입니다. 인간의 본질이 가난입니다. 하느님만이 우리의 근원적 영혼의 허기(虛飢)를 채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노래가 있고 기도가 있습니다. 어제 나눈 시가 새롭게 떠오릅니다.

 

-“그리움 

 색깔로 표현하면   

 그림(畵)이 되고

 

 그리움 

 글자로 써내면 

 시가(詩)가 되고

 

 그리움 

 소리로 부르면 

 기도(祈禱)가

 노래(歌)가 되고

 

 그리움 

 몸으로 풀으면 

 춤(舞)이 됩니다.”-

 

이래서 갈망의 사람들은, 그리움의 사람들은 끊임없이 생명의 하느님을 노래하고 기도합니다. 시는 그대로 갈망의 고백의 노래이자 기도가 됩니다. 아마 저보다, 여기 사는 수도형제들보다 행복한 사람들은 없을 것입니다. 나이들어 70을 넘으니 동요童謠나 가요歌謠, 민요民謠의 맛을 알겠습니다. 산책시 아무도 없을 때는 동심童心으로 돌아가 참 좋아하는 노래를 맘껏 부르니 애창곡愛唱曲만 해도 수십이 됩니다. 노래는 그대로 기도가 됩니다. 늦게서야 노래의 맛을 알아가니 이제 좀 철이드나 봅니다.

 

저뿐만 아니라 여기 수도형제들 역시 행복하게 살아갑니다. 아마 이렇게 날마다 평생 끊임없이, 한결같이 노래 많이 하는 사람들도 없을 것입니다. 모두가 그 아름다운 찬미와 감사의 시편 성무일도와 성가를 노래로 부릅니다. 노래중의 노래가, 기도중의 기도가, 시편입니다. 생명과 빛, 희망과 기쁨으로 가득한 찬미와 감사의 시편 기도와 노래가 우리를 치유하고 위로하며 정화하고 성화하니, 그대로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입니다.

 

수도자뿐 아니라 우리 믿는 이들은 성서의 가난한 사람들인 아나뷤의 후예들입니다. 참으로 가난한 영혼들이 즐겨 부르는 시편 노래기도입니다. 가난한 이들을 참으로 부요하고 행복하게 하는 아나뷤의 노래인 시편입니다. 어느 나라나 가난한 민초民草들을 위한 민요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노래없이 그 절망의 엄혹한 현실을 견뎌내기는 불가능합니다. 우리나라만 해도 그 어느 곳이나 전래되어온 있는 민요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그러나 시편중의 시편이, 노래중의 노래가 우리 그리스도교의 기도의 책이라 불리는 수천년동안 면면히 계속 불려지고 있는 시편집입니다. 시와 기도가 노래가 하나 되어 고백하는 마음으로 하느님께 드리는 시편의 찬미와 감사와 더불어 주님께 선사되는 생명과 빛, 희망과 기쁨, 위로와 평화가 우리를 참으로 자유롭고 부유하고 행복하게 합니다. 역설적으로 가난한 영혼들을 참으로 부유하게 하는 시편노래기도 은총입니다.

 

그러니 가난한 이들에게 노래는 절대적입니다. 노래의 힘, 기도의 힘입니다. 도대체 노래없이, 기도없이 살아갈수 없는 가난한 사람들입니다. 가난은 인간의 본질이요 깊이 들여다 보면 가난한 영혼들이기에 하느님의 참 좋은 선물인 시편 노래기도는 그대로 영혼의 호흡이자 식이자 약이됩니다. 새삼 어릴적부터 아이들에게 좋은 시와 노래를 많이 가르치는 것이 얼마나 필요한 일인지 깨닫습니다. 시와 노래를 잃었기에 희망과 꿈을 잃어가는 참 가난하고 불쌍한 오늘날 사람들입니다. 

 

가난한 이들 아나뷤의 빛나는 본보기가 바로 오늘 제1독서와 복음에 등장하는 한나와 마리아입니다. 참으로 이렇게 노래하는, 기도하는 어머니들은 얼마나 아름답고 감동적인지요! 이런 한나에게 사무엘이, 마리아에게는 예수님이 선물로 주어졌으니 바로 그 어머니에 그 아들이라는 진리가 입증됩니다. 한나의 믿음과 사랑의 고백은, 거룩한 봉헌은 얼마나 감동적인지요! 

 

“나리! 나리께서 살아 계시는 것이 틀림없듯이, 제가 여기 나리 앞에 서서 주님께 기도하던 바로 그 여자입니다. 제가 기도한 것은 이 아이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제가 드린 청을 들어주셨습니다. 그래서 저도 아이를 주님께 바치기로 하였습니다. 이 아이는 평생을 주님께 바친 아이입니다.”

 

아나뷤의 빛나는 모델인 사무엘의 어머니 한나는 바로 복음의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의 빛나는 예표가 됩니다. 하느님은 또 하나의 마리아 성모님같은 이런 한나와 같은 가난한 어머니들의 기도는 우선적으로 들어주십니다. 바로 오늘 화답송 노래는 바로 한나의 노래요 기도입니다. 성서의 가난한 사람들의 염원이 담긴 노래로 한나의 입에 담아 내 노래로 부른 가난한 사람들입니다. 마치 시편에 각자 마음을 담아 바치는 수도자들처럼 말입니다. 그러니 이건 개인의 노래이자 가난한 모든 이들의 염원이 담긴 가난한 공동체의 노래가 됩니다.

 

“주님 안에서 제 마음이 기뻐 뛰고, 주님 안에서 제 얼굴을 높이 드나이다. 당신의 구원을 기뻐하기에, 제 입은 원수들을 비웃나이다.”

 

개인 고백에 이어지는 노래 가사를 보면 그대로 복음의 마리아의 노래를 빼다 박은 듯 닮았습니다. 아나뷤의 노래는 계속 전승됨을 봅니다. 오늘 복음의 마리아의 노래는 바로 아나뷤의 빛나는 후예인 우리 가난한 수도자들이 2천년 동안 날마다 저녁성무일도때마다 마리아 성모님과 함께 끊임없이 불러온 노래입니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마리아의 노래는 개인의 감사찬미에 이어 하느님께서 가난한 이들의 공동체에 베푸신 하느님의 위업에 대한 감사와 감동을 표현하는 공동체의 노래가 됩니다. 개인은 물론 공동체의 염원이 담긴 노래를 마리아 성모님의 입에 담아 성모님과 함께 부르는 아나뷤의 노래입니다. 혼자 부르라 있는 노래가 아니라 함께 부르라 있는 노래입니다. 혼자 구원이 아니라 함께 구원입니다. 아마 세상 끝날 때까지 계속될 노래입니다. 

 

인간의 본질은 가난입니다. 우리 수도자들은 물론 믿는 이들 모두가 하느님께 궁극의 희망을 두고 살아가는 아나뷤의 후예들인 가난한 사람들입니다. 노래의 힘, 기도의 힘, 믿음의 힘, 하느님의 힘으로 살아가는 가난한 사람들 아나뷤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가난한 이들 아나뷤에게 주신 참 좋은 최고의 선물이 이 거룩한 미사요, 가난한 빈 마음, 빈 손으로 주님의 말씀과 성체를 받아 모시고 주님의 힘으로 충만한 기쁨과 행복을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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